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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동운 Don Ko May 22. 2023

2D Design (3)

2023년 봄

수년 전 그림 대작 논란으로 기소되었던 조영남을 법원은 무죄라고 판단했다. 그는 그동안 조수들의 도움을 받아 그림을 완성해 왔고, 이는 미술계에서는 흔한 관행이라고 주장했었다.


나 역시 지난 2주 동안 과제물을 만들며 조수의 도움을 받았다.


시아노타입(Cyanotype)은 일종의 판화 기법으로 청사진을 말한다. 시료를 바른 종이나 천 위에 물건을 올려놓고 빛을 쬐어주면 그 모양이 나타난다. 선인장과 풀, 나뭇가지 등을 아내에게 부탁해서 가져다가 시아노타입 천 위에 올려 햇볕에 10-15분가량 노출했다가 물에 담가 시료를 제거해서 무늬를 만들었다.



두 번째 과제물은 3x3 인치 크기의 고무판에 문양을 판 후 잉크를 발라 같은 크기의 종이에 무니를 인쇄한 후, 잉크가 묻지 않는 빈 공간을 물감으로 칠한다. 그리고 이 작은 종이들을 접착제로 붙여 더 큰 디자인을 만든다. 무니가 새겨진 종이를 연결해서 가로 3피트, 세로 4피트 크기의 작품을 만들어야 했다.


고무판을 파고, 인쇄를 하고, 물감을 칠하는 것까지는 혼자 했는데, 휠체어에 앉은 자세로 계속 연결해서 크게 만들려니 잘 되지 않았다. 결국 작은 것들을 붙여 3조각으로 만든 후, 마지막 연결은 조수의 도움을 받았다.


스스로 경험해 보고 난 지금, 조영남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이다. 자신의 아이디어로 작품을 구상했다면, 제작과정에서 조수의 도움을 받더라도 그 작품은 작가의 것이 맞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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