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네라에서 병기 씨를 만났다. 준비해서 가지고 간 바둑판으로 바둑을 한판 두고 나니 다저스 게임을 보러 가자고 한다. 마침 다음 주에 다저스의 홈게임이 있다. 일요일 티켓을 샀다. 티켓 값을 준다 하기에 밥이나 사라고 했다. 점심은 갤러리아 마켓 푸드코트에 가서 꽁치구이와 순두부를 먹었다. 그곳에서 슬픈 장면을 보았다. 우리 옆 테이블에 노부부가 밥을 먹으러 왔다. 영감님은 80대로 보이고, 아내는 중풍을 앓은 듯 간이 휠체어에 앉아 있는데 입이 한쪽으로 돌아갔다. 순두부 돌솥 비빔밥 콤보를 사 온 영감님이 밥을 잘 비벼 그릇에 덜어 아내에게 주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 아내 입에 한 숟가락 넣어주고 자기 몫 밥을 먹는데 어찌나 맛나게 먹던지. 집에서 변변한 식사를 못 하는 듯싶었다. 병든 아내를 돌보는 노인이 안쓰러우면서도 행복하게 보였다. 바둑은 흑 선으로는 한판도 못 이기고 전패, 두 점 깔고 5승 1패, 6시쯤 헤어져 집으로 돌아왔다.
2023. 3. 20.
아침에 사직서를 써서 사장과 엘렌에게 보냈더니 사장에게서 그동안 도와주어 고맙다는 답장이 왔다. 막상 사직서가 수리되고 나니 섭섭한 마음이 든다. 머리로는 이제 그만둘 때가 되었고 회사를 그만두어도 먹고사는데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가슴 한편에는 불편한 마음이 든다. 사람의 마음이 참으로 간사하다. 빌에게서 재판에 부쳤던 사건에 3백만 불 배상판결이 나왔다는 메일이 왔다. 항소를 해야 하게 생겼다. 회사의 인수인계를 말끔하게 해주고 싶은데, 또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 JB와는 매주 월요일 오후에 통화를 하며 인수인계를 하기로 했다.
2022. 3. 20.
날씨는 좋은데 바람이 심하게 분다. 성당에서 유아세례가 있었다. 어머니 혼자 우리 성당에 다니시는데, 오늘은 딸, 사위, 손녀들까지 온 가족이 나왔다. 그런 모습이 좋아 보이는 걸 보니 나도 이제 영감이 된 모양이다. 어제 스테파노가 일전 새벽에 내가 쓴 '그리움이 되고, 슬픔이 되고'라는 글을 읽고 생각이 많아져 쉽게 다시 잠들지 못했다고 한다. 감성적이다 싶었는데, 요즘 시를 쓴다고 한다. 어쩐지 요즘 카톡에 올라오는 글이 문학적이더라.
2021. 3. 20.
4월 4일 부활절 주일부터 학교 건물에서 다시 미사를 시작한다. 그날부터는 성당에 나가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