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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5년 일기

2024. 10. 25.

by 고동운 Don Ko

오후에 로라가 집에 와서 아내와 함께 주일에 신자들에게 나누어 줄 사과파이를 구웠다. 아내가 한쪽 주어 맛을 보나 갓 구운 파이라 맛있다. 이런 맛이 주말까지 남아있지는 않을 것이다. WS 1차전, 투수전 끝에 연장에 들어서 10회 초 뉴욕이 한 점을 뽑아 2대 3이 되었다. 10회 말 1사, 주자를 1,2루에 두고 오타니가 파울 플라이로 아웃되자 뉴욕은 다음 타자인 베츠를 고의 4 구로 내보내 만루. 프리먼이 초구를 친 것이 만루홈런. 81년 커크 깁슨의 역전홈런을 연상시키는 순간이었다. 홈런을 치고 홈에 들어온 프리먼은 관중석의 아버지에게 달려가 손을 잡고 기쁨을 나누었다. 모든 아버지들이 부러워하지 않았을까. 나는 부러웠다.


2023. 10. 25.

아침에 Access 차소리가 나기에 서둘러 나가니 차를 돌려 골목을 빠져나가고 있다. 전화를 하니 10분 후에 올 거라고 한다. 돌아온 차 기사에게 물어보니 우리 집 근처에 사는 사람을 먼저 픽업하러 갔었다고 한다. 학교에 가 교수에게 다음 학기 스케줄을 물어보니 수채화는 학위와 상관없는 비인기 과목이라 학생수가 적어 가을학기에만 있다고 한다. 다음 학기에는 다른 클래스를 들어야겠다. 가드너에게 앞마당 나무의 가지를 좀 잘라달라고 부탁했더니 제법 깔끔하게 다듬어 주었다. 전문가의 손이 다르다.


2021. 10. 25.

하루 종일 가을비가 내렸다. 며칠째 저녁이 되면 목에 가래가 생겨 기침을 해도 잘 나오지 않는다. 한참 씨름을 하다가 방에 들어와 누우니 좀 나아졌다.


2020. 10. 25.

세미에게서 아프면 숨기지 말고 저희들에게 꼭 먼저 알려달라는 메시지가 왔다. 하린이와 자주 와서 할아버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기억하게 해 주고 싶다고 한다. 마치 내가 곧 죽을 듯이 말한다. 쉽게 죽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해 주었다. 의사에게 다시 이런저런 질문이 담긴 메일을 보냈다. 아내가 텃밭을 정리하고 새로 씨를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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