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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동운 Don Ko Jul 08. 2019

야구장에 다녀왔다

일상에서...

야구장에 다녀왔다. 스포츠는 뭐니 뭐니 해도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다저스의 성적이 좋으니 홈경기는 연일 매진이다. 경기 시작 1시간 45분 전에 운동장에 도착했는데 가까운 파킹장은 이미 차 버려 평소보다 멀리 주차를 했다.


입장하는 줄이 주차장까지 길게 늘어서 있다. 장애인 입장은 옆문이라 다행히 긴 줄을 피해 입장했다. 마침 ‘벨린저’의 유니폼 저지를 나누어 주는 날이다. 정품은 아니지만 야구장에 올 때 입고 오면 좋을 것 같다.


벌써 20여 년이나 지난 일이다. 내게도 정품 저지가 한 벌 있었다. 큰 아들 세일이가 고등학생 때의 일이다. 여름 방학 동안 아르바이트를 해서 $1,000 정도의 돈을 벌었다. 그 돈으로 UCLA 농구캠프도 다녀오고, 게임기도 사고, 남은 돈으로 다음 해 아버지 날 내게 정품 다저스 유니폼 저지와 모자를 선물했다. $100 이 넘는 금액이었는데, 남은 돈을 거의 털어 사 온 것이었다. 네 형편에 너무 큰 선물이니 돌려주고 환불을 받으라고 했다. 대학 졸업하고 취직을 하면 그때 다시 사 달라고 했다.


그냥 입으라는 것을 몇 번을 우겨 결국은 반품하게 했다. 대학을 졸업했고, 취직을 했으며, 지금은 나보다도 더 많은 연봉을 받는다. 그런데 저지는 다시 사주지 않는다. 아마 그때의 섭섭함이 남아 있는 모양이다. 아니, 어쩌면 어머니가 짜장면을 싫어하는 것으로 알았다는 누구처럼 내가 다저스 저지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날 다저스는 마에다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타선이 터지지 않아 졌다. 투수 교체 시기도 한 박자 늦었던 것 같다. 그리고 다저스는 3연패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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