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웨이

영화 이야기

by 고동운 Don Ko

2019년 11월 8일


버킷 리스트가 한 줄 줄었다. 일주일에 한 편씩 영화를 보겠다는 소망이 이루어졌다. 11월부터 일하는 시간을 절반으로 줄였다. 내가 하는 일은 굳이 매일 사무실에 나갈 필요는 없다. 인터넷이 되는 곳이면 집이건 커피숍이건 어디나 상관이 없다.


나이가 드니 새벽잠이 적어진다. 5시면 동부는 8시다. 목, 금요일 중 하루는 오전에 잠시 일을 하고 낮시간에 혼자 외출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아내는 운동이다, 학교다 해서 바쁘다.


처음 맞는 금요일, 영화 ‘미드웨이’를 보기로 했다. 전동 휠체어를 타고 나가기로 했기 때문에 Access 차를 불렀다. Access는 시에서 저렴한 요금에 장애인이나 노인에게 차량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영화가 10:30이라고 해서 9:30에 차를 예약해 놓았는데, 10시나 돼서 도착했다.


영화관에 도착하니 10:35분이다. 아직 광고와 예고편을 하고 있을 시간이다. 서둘러 극장표를 사러 가니 인터넷에 시간이 잘못 나와 있다고 한다. 11:30 분에 시작이라고 한다. 영화가 끝나면 푸드코트에서 점심을 먹고 가려고 돌아가는 차를 2:30분에 예약해 놓았는데, 점심 먹을 시간이 없어졌다.


영화를 보며 요기나 할 생각으로 극장 옆 몰에 가서 프레즐을 하나 샀다.


영화는 이미 아는 이야기다. 진주만 기습으로 기선을 제압했던 일본 해군이 미드웨이 전투에서 하루에 세척의 항공모함을 잃으며 전세가 꺾였다는 이야기다.


영화를 보며 아버지 생각을 했다. 1976년 만들었던 영화를 TV로 보며 아버지에게서 들었던 이야기가 영화의 줄거리였다. 미국은 일본을 잡기 위해 진주만 공격을 알면서 당했다.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 주력 함정은 빼돌려 진주만에 있지 않았다. 미국을 잘 알고 있던 일본군 야먀모토 제독은 진주만을 2차 공격하여 미국 해군을 회생 불능 상태로 몰아가려 했지만, 승전의 공을 해군에게 넘기지 않으려는 육군의 반대로 무산되며 미국이 해군을 재정비할 시간을 제공한다. 결국 일본은 패전국이 된다.


영화에 큰 감동은 없다. 특별히 돋보이는 연기도 없다. 치열한 공중전은 비디오 게임을 연상시킨다.


2시간 동안 아버지를 생각하는 것으로 나름 즐거운 시간이었다. 기대했던 프레즐은 조금 짜고, 식으니 딱딱해졌다.


24470_61121_5823.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