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v 페라리

영화 이야기

by 고동운 Don Ko

2019년 1월 22일


두 번째 외출은 CityRide를 타고 갔다. 일종의 마을버스다. 반경 10마일 이내라면 어디라도 갈 수 있다.

나를 데리러 온 미니 버스 안에는 이미 두 명의 노인이 타고 있었다. 그중 한 명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어디 가느냐고 물으니, ‘빙고 게임’을 하러 간다고 한다. 혼자 사는 모양인지, 딸이 전화를 해서 자주 외출을 하라고 잔소리를 했다고 한다.


지난번 생각을 하고 시간을 넉넉히 잡아 차 편을 예약했는데, 정확하게 9:30분에 왔다. 극장 옆 ‘스타벅스’에 들어가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인터넷 바둑을 두었다.


영화는 내가 좋아하는 미국의 1950년대가 무대다. 당시 페라리는 모터스포츠를 장악하고 있었다. 가장 오래되고 (1923년에 시작) 거칠기로 유명한 르망 24시는 페라리의 독무대나 다름없었다. 페라리는 1949년 르망 24시 첫 우승을 시작으로 1954년, 1958년에도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1960년부터 1965년까지는 6년 연속 우승을 하기도 했을 정도로 르망 24시에서 승승장구했다.


포드도 모터스포츠에 참여했지만,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북미에서 진행되는 인디카 레이스, 나스카에서 다수의 우승을 거둔 정도였다. 포드도 르망 24시 같은 세계적인 모터스포츠에 출전해 우승하고 싶었으나 기술력이 부족했다.


그러던 중 포드에 기회가 찾아온다. 페라리가 심각한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이에 1963년 포드는 페라리를 한화로 약 192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고 엔초 페라리도 동의했다. 그런데 계약 당일 포드가 작성한 계약서에 페라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바로 페라리의 모터스포츠 부서인 스쿠데리아 페라리까지 인수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단순히 페라리 경영권만 매각해 회사 경영을 포드에 넘기고 본인은 모터스포츠에 몰두하고 싶었던 엔초 페라리의 입장에서는 황당한 조건이었다. 당연히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결국 포드는 스스로 스포츠카를 만들어 도전하기로 하고 건강상의 이유로 카 레이스를 그만두고 자동차 세일즈를 하고 있는 카 레이서 캐롤 셜비를 (맷 데이먼) 고용한다. 셜비는 자동차 메케닉이며 카 레이서인 켄 마일스를 (크리스찬 베일) 끌어들이며 포드의 도전이 시작된다.


이런 상황에서 시작된 1966년 르망 24시는 치열했다. 초반에는 포드가 선두였으나 중반에는 포드의 출전 차량 8대 중 4대가 차량을 정비하는 동안 가볍고 민첩한 페라리가 다시 선두로 나섰다. 그러나 경기 후반 켄 마일즈의 활약과 페라리의 출전 차량 3대가 나란히 리타이어 등의 상황이 겹치면서 마침내 포드는 1, 2, 3 피니쉬 우승을 차지했다. 그 후로도 1697, 68, 69년 르망 24시에서 우승을 하며 4연패를 달성했다.


실화를 영화로 만든 탓에 할리우드 영화답지 않게 포드의 르망 첫 우승 공신인 켄 마일즈가 신형 포드 GT 40을 테스트하던 도중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영화의 줄거리는 관객이 예상 가능한 선을 따라 전개되지만 지루하거나 진부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크리스찬 베일과 맷 데이먼의 연기가 돋보인다.


2시간 30분이라는 상영시간이 결코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 영화다.


점심은 아내가 싸 준 햄 샌드위치를 먹었고, 돌아오는 차도 정시에 도착했다. Access 보다 훨씬 정확하다. 단점이라면 Access는 24/7 가능한데, CityRide는 주 5일, 낮 시간에만 이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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