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에서 남녀평등은 어디까지 왔을까. 2016년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여성의 임금이 남성의 81.9%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각 주마다 편차가 심해 보수성향이 강한 유타주가 가장 낮아 69.9%, 버몬트주가 가장 높아 90.2%였다.
나이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35세 이상 여성의 경우, 남성이 받는 급료의 74-80%를 받고 있는데, 16-24세 여성은 남성 급료의 83.3%를 받고 있다고 한다.
남성과 여성의 급료 차이가 나이가 많은 층에서 더 큰 이유는 아마도 높은 임금을 받는 관리직과 고위층에 아직도 남성들이 많은 탓이 아닌가 싶다.
공무원 사무직에는 단연 여자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처음 주 공무원에 되었던 80년대 초, 일하던 직장의 20여 개 지역사무소장은 모두 남성이었으며, 대부분의 매니저도 남자였다. 수퍼바이저로 10여 년 동안 일을 하며 우리 팀에 남자 직원이 있었던 때는 매우 드물다. 항상 팀원의 대부분은 여자들이었다.
그 후 수퍼바이저급부터 조금씩 여성의 숫자가 늘어나기 시작하여, 90년대에는 여성 지역사무소장이 나왔고, 2000년대에 들어서며 처음으로 여성 사장이 (한국의 공단장에 준함) 나왔다. 지금은 대부분의 관리직은 여성이다.
다음으로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것은 과연 미국 공직사회에서도 기혼 또는 자녀가 있는 여성들이 불이익을 받고 있는가 하는 문제다. 표면적으로는 없다. 채용이나 승진 면접에서 결혼이나 임신 여부는 물을 수 없다. 모든 사무실에는 수유나 착유를 위한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육아휴가는 1년까지 가능하며, 1년 후 복직이 보장된다.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 미혼여성 또는 기혼자라도 자녀가 없는 직원들이 회사에서 빠른 승진을 했다. 이건 차별의 결과가 아니라, 능률과 성과의 결과다. 가정과 자녀에게 우선순위를 두는 사람이 직장과 업무에 우선순위를 두는 사람과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 내가 함께 일했던 다수의 여성 매니저들은 미혼이거나 자녀가 없었다. 그들은 일찍 출근해서 늦게 퇴근했고, 잦은 출장도 마다하지 않았다. 남들은 야간 또는 주말 근무를 하는데 아이가 아프다고 또는 학교에 일이 있다고 조퇴나 병가를 쓰는 직원이 같은 양의 실적을 올리기는 힘들다.
20여 년을 관리직에 있었지만, 기혼여성이 차별대우를 받았다고 문제를 제기한 적은 없다.
남성 직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자주 병가를 사용하거나 취미 생활을 위해 출장이나 오버타임을 기피하는 직원의 실적이 다소 떨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직장인이라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결과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