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함이 아닌 풍요로움을 선택하는 삶
우리는 왜 돈을 벌고 쓸까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은 단순하게 보면
‘돈을 버는 일’과 ‘돈을 쓰는 일’의
반복이다.
돈을 벌면 그것은 소득이 되고,
돈을 쓰면 소비가 된다.
그리고 나의 소비는 다시 누군가의
소득으로 이어진다.
이 단순한 연결이 모여
경제라는 거대한 시스템이 작동한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왜 돈을 버는가?
돈 그 자체가 목적일까,
아니면 다른 무언가를 위한 수단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답할 것이다.
“돈을 벌어 행복해지고 싶어서.”
그렇다면 문제는 명확해진다.
우리는 돈을 지배하고 있는가,
아니면 돈에 지배당하고 있는가.
돈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돈은 그 자체로 선도 악도 아니다.
돈은 그저 강력한 도구다.
문제는 이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느냐다.
돈을 인생의 최종 목표로 삼는 순간,
우리는 오히려
돈의 노예가 되기 쉽다.
반대로 돈을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할 때,
돈은 자유와 선택지를 넓혀주는
도구가 된다.
이 지점에서 모건 하우절의
『돈의 방정식』은 매우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부유함과 풍요로움은 같은 것일까?”
부유함과 풍요로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두 개념
모건 하우절은 책에서
부유함(Wealth)과
풍요로움(Abundance)을
명확히 구분한다.
부유한 사람은 은행 계좌에
많은 돈을 쌓아두고,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는 사람이다.
풍요로운 사람은 돈이
자신의 자유, 욕구, 야망,
도덕성, 인간관계, 정신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 정의를 곱씹어보면
중요한 사실 하나가 드러난다.
돈이 많다고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풍요로운 사람은 비교적
안정된 행복에 가깝다는 점이다.
행복의 크기는 내가 얼마나
많은 돈을 소유했는가에
달려 있지 않다.
오히려 돈과 나 사이의
관계 설정이 훨씬 더 중요하다.
돈은 구원이 될 수도, 감옥이 될 수도 있다
『돈의 방정식』에는 이런 문장이 등장한다.
“돈은 삶을 특별한 방식으로
변화시키는 강력한 도구다.
그러나 돈을 이용하는 법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돈에 이용당한다.”
돈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돈은 우리의 삶을 통제하기 시작한다.
더 벌어야 한다는 강박,
남들과 비교하며 느끼는 결핍,
소비를 통해 공허함을 메우려는
행동들이 반복된다.
그렇게 돈은 어느새 자유를
주는 도구가 아니라,
삶을 옥죄는 감옥이 된다.
이 경고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밴더빌트 가문이다.
역사상 가장 부유했지만
풍요롭지 못했던 가문, 밴더빌트
코넬리어스 밴더빌트는
19세기 미국에서 ‘선박왕’이자
‘철도왕’으로 불리던 인물이다.
그가 1877년 사망했을 당시
남긴 유산은 오늘날 가치로
약 3,000억 달러에 달한다.
당시 미국 재무부가 보유한
현금보다 많았다고 하니,
그 규모를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그의 사망 직후, 뉴욕 데일리 트리뷴은
한 사설을 실었다.
요지는 이랬다.
이 막대한 유산은 상속인들에게
행복도 의미도 주지 못한 채,
결국 몇 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는 예언이었다.
놀랍게도 이 예언은 거의 그대로 현실이 되었다.
돈은 왜 한 푼도 남지 않았을까
밴더빌트가 세상을 떠난 지
불과 60년 만에,
그 막대한 재산은 완전히 사라졌다.
가문의 상속인 중 한 명이었던
레지 밴더빌트는 21번째 생일에
현재 가치로 약 3억 5천만 달러에
해당하는 돈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술과 도박에 빠졌고,
결국 45세의 나이에 간경화로 사망했다.
밴더빌트 가문은 세상에서
가장 큰 집을 짓고,
가장 호화로운 파티를 열며,
부를 과시하는 데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그 부는 삶을 개선하는 도구가 되지 못했다.
책은 이들의 삶을 이렇게 정리한다.
“그들은 돈을 이용해 삶을
쌓아 올린 것이 아니라,
돈을 세상의 중심에 두고 삶을 꾸려 나갔다.”
그 결과 돈은 자산이 아니라,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사회적·정신적 부채가 되었다.
행동경제학이 말하는 돈과 행복의 관계
행동경제학은 돈과 행복의
관계를 보다 냉정하게 설명한다.
돈을 벌기 전부터
비교적 행복한 사람은,
돈을 벌고 나면 더 행복해진다.
반대로 스스로 불행한 사람은,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하는
수준을 넘어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도 행복해지기 어렵다.
즉 돈은 행복을 만들어주는
존재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감정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할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목표로 살아야 할까
우리는 흔히 “부자가 되고 싶다”라고 말한다.
물론 사유재산을 축적할 수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를 추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부자가 되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될 때 발생한다.
부유함은 숫자로 측정되지만,
풍요로움은 삶의 태도로 드러난다.
적정한 소비를 하면서도,
자유와 인간관계,
정신적 건강을 지켜낼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부다.
재테크, 투자, 자산관리는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행복을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
수단이 목적이 되는 순간,
우리는 다시 돈에 지배당하는
삶으로 돌아가게 된다.
부유함보다 풍요로움을 선택하는 용기
돈을 많이 가지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은,
돈을 제대로 다루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부유함은 한순간에
얻을 수도 있지만,
풍요로움은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진다.
올해를 시작하며 한 번쯤
이런 질문을 던져보면 어떨까.
“나는 돈을 쌓고 있는가, 아니면 삶을 쌓고 있는가?”
부유함을 넘어 풍요로움을
선택하는 순간, 돈은 더 이상
우리 삶의 주인이 아니라
든든한 조력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