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고, 쓰고, 다시 걷는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의 공포 속에서, 글과 운동으로 버텨낸 시간

by 돈미새


2020년 초만 하더라도 ‘고인플레이션’이라는 말이 가깝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이에 따른 금리 인상도 예상보다 빠르고 가파르게 진행됐지요. 저 역시 그 순간을 경험하며, 마치 잠든 밤에 식은땀을 흘리다 벌떡 일어나는 것 같은 공포감을 느꼈습니다.


물론 누구보다 나름의 대비를 했습니다. ‘혹시 모를 리스크에 대비하자’고 생각했고, 정보도 모으고 마음가짐도 다잡았지요. 하지만 현실은 준비만으로는 충분치 않았습니다. 금리는 생각보다 더 빨리, 더 높이 올라갔고, 그 속도와 기울기는 저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게는 두 가지 ‘취미’가 있었고, 그 덕분에 위기를 견뎌낼 힘을 조금은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나는 꾸준한 운동이었고, 다른 하나는 글쓰기와 책 읽기였습니다. 이 글에서 저는 그 경험을 담고자 합니다. 그리고 지금 같은 ‘상승장 혹은 하락장’ 속에서, 저처럼 흔들리는 사람들과 그 시간을 함께 걸어가며 위로와 용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운동으로 얻은 안정감


금리가 오르고, 물가가 오르고, 뉴스마다 리스크가 넘쳐났을 때, 저는 하루 6km를 달렸습니다. 달리기 뒤에는 근력 운동도 빠뜨리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몸이 흔들리면 마음도 흔들리기 때문이었죠. 달리고 나서 흐트러졌던 마음이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걸으며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단단히 구축된 아파트 단지, 조금씩 나아가는 재개발 현장, 시장이 반응하는 지역의 변화. 이렇게 몸이 조금 더 튼튼해지자, 마음도 조금 더 평온해졌고,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이 용기로 바뀌었습니다.



책 읽기와 글쓰기로 마음 정리하기


운동이 몸을 단련시켰다면, 책 읽기와 글쓰기는 마음을 단단하게 해 주었습니다. 저는 매일 여러 권의 경제책, 투자책, 그리고 과거 경제 대공황이나 오일쇼크 시기를 다룬 책들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그날그날 떠오른 생각과 현실에 대한 대응 방향을 종이에 적었지요.


특히 ‘만년필’을 손에 쥐고 사각사각 글을 쓰는 순간은 저에게 한 가지 의식이었습니다. 그 소리가 제 안에 있던 불안과 두려움을 녹여주는 자장가처럼 느껴졌어요. 사각사각, 그리고 저는 다시 현실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책 속에는 투자자 선배들의 이야기, 사업가들의 경험담, 극복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대공황, 오일쇼크, IMF 위기 같은 큰 사건들을 지나온 사람들의 기록과 교훈이 저에게는 큰 빛이었지요. 물론 그 모든 것을 이해하고 따르겠다는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역사를 살펴보니, 지금 느끼는 공포가 사실은 ‘예고된 리스크’의 일부였다는 것을 조금은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글을 통해 스스로에게 질문했습니다.

지금 나는 어떤 감정에 휘둘리고 있는가?

혹시 놓친 부분은 없는가?

리스크가 다가올 때 나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런 질문들을 종이에 옮기면서, ‘나는 잘 해내고 있다’는 믿음이 생겼고, 나름의 계획을 세우는 기회도 얻었습니다. 그리고 지칠 때면 부랴부랴 헬스장으로 가서 달리기를 했고, 다시 글을 보고 다시 쓰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돌다리를 두드리고 나아가기


그 당시 저는 ‘돌다리를 두드리고 건너자’는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습니다. 투자나 사업, 혹은 부동산 시장에서 용기를 내야 할 때가 있고, 반대로 멈춰 서서 리스크를 살펴야 할 때가 있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저처럼 시장을 함께 겪는 사람들에게는 이 마음가짐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왔을 땐 자신 있게 용기를 내고,
리스크가 보이면 천천히 발걸음을 멈추고 돌다리를 두드리며 넘어가자.


저는 그렇게 했고, 지금도 그 루틴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운동하고, 책 읽고, 글을 쓰고, 뉴스와 보고서를 듣고 살펴보며 제가 감정에 휘둘리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합니다. 상승장이라 하더라도, 하락장이 찾아오더라도 이 루틴은 제 삶의 여유와 행복함을 지켜주는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두렵고 불안했던 시기는 저에게 ‘내면의 힘’을 길러준 시간이었습니다. 몸이 흔들리지 않도록 운동했고,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글로 표현했고, 생각이 흔들리지 않도록 책으로 다져갔지요.

그리고 그 시간이 지금의 저에게 있어 중요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부동산이라는 분야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지금, 저는 여전히 매일 운동을 하고, 글을 쓰고, 생각을 정리합니다.


이제는 ‘누군가에게 가르쳐주겠다’ 거나 ‘희망을 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과 서로 응원하며 함께 나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큽니다.


서로 다른 시점에서 출발했더라도, 우리가 겪는 불안과 두려움, 그리고 그 속에서도 찾아내는 작은 성취들은 닮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잠시라도 따뜻한 온기를 남길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기회가 왔을 때는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고, 리스크가 보이면 서로의 걸음을 잠시 멈추어주면서.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같이 걸어가면, 그 길 끝에는 분명 새로운 희망과 평온함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 믿습니다.

오늘도 저는 그 길을 걷습니다. 달리고, 쓰고, 생각하며. 그리고 같은 길 위에 있는 여러분에게 마음속으로 조용히 인사를 건넵니다.


“우리, 같이 잘 걸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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