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랫동안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왔다. 잘 성장하고 있는가, 내가 선택한 방향은 정말 나에게 맞는가. 겉으로 보기에는 멈추지 않고 움직여 왔지만, 내 안에서는 늘 점검과 수정이 반복되고 있었다.
유튜브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사정은 단순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았고, 내가 붙들 수 있는 것은 오픈소스 도구와 내 시간뿐이었다. 그래서 공간디자인이라는 주제와 함께 ComfyUI 같은 도구를 깊이 파고들었고, 그것을 연구해 콘텐츠를 만들었다. 그렇게 조금씩 구독자가 늘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는 성장의 속도가 더디다고 느꼈다. 내가 선택한 주제가 시청하는 대상을 너무 좁히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콘텐츠의 범위를 넓혔다. 이미지와 영상,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로 옮겨 갔다. 실제로 숫자는 반응했다. 조회 수가 늘었고 구독자도 더 빠르게 늘었다. 그때 나는 내가 옳은 선택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 뒤로도 나는 계속 움직였다. AI 컨퍼런스를 열고, 대학 기관에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1인 기업으로서 업무 자동화와 홈페이지 제작에도 관심을 넓혀 갔다. 그것이 어떤 때는 성장처럼 느껴졌고, 어떤 때는 중심을 잃는 일처럼 느껴졌다. 그 과정에서 유튜브는 잠시 뒤로 밀렸고, 채널은 정체된 듯 보였다.
그런데 뜻밖의 순간이 찾아왔다.
내 홈페이지를 보고 한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에서 강의 요청이 들어온 것이다. AI로 공간디자인과 관련한 강의를 해달라는 연락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동안 놓고 있었던 미드저니와 나노바나나에 대한 학습에 돌입하고, 4시간짜리 강의를 준비해야만 했다. 그것을 준비하는 동안 나는 내가 AI 공간디자인 전문가로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에 흥분을 감추기 어려웠다. 그 일을 계기로 나는 잠시 멈춰 서게 되었다. 내가 한동안 좁다고 생각했던 출발점, 너무 특수하다고 여겼던 내 초기 정체성이 누군가에게는 오히려 분명한 전문성으로 보였다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다.
그 순간 조금 당황했다. 나는 너무 쉽게 숫자로만 길을 판단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조회 수, 구독자 수, 대중성, 확장성 같은 것들 말이다. 물론 그런 기준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현실은 냉정하고, 생계는 구체적이다. 그러나 사람의 길은 숫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어떤 시간은 당장 성과로 드러나지 않아도 나를 설명하는 힘이 된다. 내가 지나온 시행착오와 우회, 방향 수정과 확장은 낭비가 아니라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든 요소였는지도 모른다.
돌이켜보면 나는 한 번도 생각 없이 움직인 적이 없었다. 흔들린 적은 많았지만, 그 흔들림을 방치한 적은 없었다. 나는 거의 매일 일기를 썼고, 나의 불안과 욕심과 조급함을 문장으로 붙잡아 왔다. 무엇이 두려운지, 왜 방향을 바꾸고 싶은지, 무엇이 나에게 맞는 길인지 계속 적었다. 지금의 나는 어느 날 갑작스러운 결심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그렇게 쌓인 문장들 속에서 조금씩 다듬어졌다.
그래서 이제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내가 걸어온 길이 완벽해서 옳았던 것은 아니다. 실수도 있었고, 과장된 기대도 있었고, 때로는 잘못 짚은 판단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때마다 나를 돌아보았고, 다시 선택했다. 그렇다면 지금의 방향은 충동이 아니라 성찰의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일관된 사람만이 신뢰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한 우물만 파는 사람, 변하지 않는 사람, 한 문장으로 설명되는 사람이 더 단단해 보인다. 하지만 실제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시대도 변하고 도구도 변하고 시장도 변한다. 그 안에서 한 사람이 자신이 가진 경험과 감각을 바탕으로 방향을 조정해 나가는 일은 우유부단함이 아니라 살아 있는 태도에 가깝다.
나는 여전히 공간디자인을 사랑한다. 동시에 이미지와 영상, AI 도구, 자동화와 생산성에도 관심이 많다. 예전에는 이런 넓은 관심이 내 브랜드를 흐리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여러 갈래의 관심은 오히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방식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관심사의 개수가 아니라, 그 사이를 관통하는 질문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내 경우 그 질문은 분명하다. AI를 통해 어떻게 더 나은 삶과 더 나은 일을 만들 수 있는가. 공간디자인이든, 영상 제작이든, 업무 자동화든, 결국 나는 그 질문을 중심에 두고 움직여 왔다. 그렇다면 겉으로 보이는 변화가 곧 방황은 아닐 것이다.
이제 나는 예전보다 덜 조급해지려 한다. 당장 채널을 둘로 나눌지, 더 좁혀야 할지, 더 넓혀야 할지를 급하게 결론 내리지 않기로 했다. 대신 지금의 자리에서 내가 가진 경험을 더 밀도 있게 엮어 보려 한다. 공간디자인이라는 뿌리를 잃지 않으면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과 일에 AI를 연결해 볼 수 있도록 다리를 놓는 일. 지금의 나는 아마 그쯤에 서 있다.
나는 앞으로도 흔들릴 것이다. 계속해서 새로운 도구가 나오고, 새로운 기회가 생기고, 또 다른 불안이 찾아올 것이다. 그때도 아마 나는 다시 기록할 것이다. 그리고 다시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는 예전보다 분명해졌다. 나는 갈팡질팡한 것이 아니라, 내 삶의 조건 속에서 계속 방향을 조정해 온 사람이었다는 것. 그러니 이제는 의구심을 조금 내려놓고, 내가 고른 방향을 살아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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