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인플루언서가 말하길, 유튜브 콘텐츠란 '나와 닮은 사람들을 찾아, 그들을 돕는 것'이라고 했다. 그럴 때 비로소 가장 가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시청자들과 교감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 내가 주체적으로 살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고 했다. 마음에 와닿는 말이다. 그런데 도우려면, 내가 무엇인가 가진 게 있어야 하지 않나?
그래서 나만의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먼저 나의 상황을 진단해 보았다.
첫째, 나의 처지는 보잘것이 없다. 퇴직한 상태에서 가정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실업급여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먹고살기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상황이지만, 몇 개월 동안 ‘창직’을 위한 도전을 해보기로 결심하고 실행 중이다. 다만 내가 가진 것이 있다면, 50대가 되도록 20여 년간 쌓아온 내재된 지식과 경험일 것이다.
둘째, 나는 불특정 다수를 도울 힘도, 재력도, 의지도 없다. 다만 내가 사랑하고 아낄 수 있는 사람들은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내가 저지른 수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있으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돕는다’는 표현에 대해 약간의 반감이 생긴다. 나 자신도 어려운데, 남을 무상으로 돕는 것이 가능할까? 그리고 내가 전적으로 남을 돕는 일에 매진할 때, 나의 생계는, 그리고 경제적인 가장으로서의 역할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그래서 ‘돕는다’는 의미를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봤다.
남이 하는 일이 잘되도록 거들거나 힘을 보태다.
위험한 처지나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게 하다.
어떤 상태를 증진하거나 촉진하다.
사전에 따르면, ‘돕는다’는 데에는 ‘무상으로’ 또는 ‘보상을 바라지 않고’라는 내용이 없다. 우리는 직장 안에서도 종종 ‘돕는다’는 말을 사용한다. 그 의미는 ‘내가 당신을 대신해 주도적으로 할 수는 없지만, 당신이 하겠다는 의지와 노력을 보이면, 기꺼이 거들거나 힘을 보태겠다’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돕는다’는 것은 ‘어떤 보상을 염두에 두지 않겠다’는 사회적 약속일 것 같다.
우리는 주변 사람들과 도움을 주고받을 때 깊게 생각하지 않고 반사적으로 행동한다. 그러나 불특정 다수를 돕는 일은 다르다. 단순한 친절을 넘어, 자신의 에너지와 자원을 소비해 도움을 줄 때는 한 단계 더 깊은 과정이 필요하다. ‘선의의 순환’ 같은 가치관을 되새기거나,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끼거나, 그의 성장을 통해 간접적인 기쁨을 느끼고 싶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수한 도움을 받은 사람은 감사함과 더불어 도덕적인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무엇보다도 친밀한 관계가 시작된다.
그래서 초보 유튜버로서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 다음과 같은 원칙을 정했다.
첫째, 나를 닮은 사람들을 찾는다. 나와 똑같은 생각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나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사람들은 찾을 수 있다. 그래서 나와 닮은 사람들을 정의해 보았다.
배우겠다는 의지와 노력으로 무장되어 있다.
기술 변화의 트렌드에 민감하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업무 능력을 높이고자 한다.
20분 이상의 영상도 잘 본다. 충분한 가치가 있다면 40분 이상의 영상도 기꺼이 시청한다.
콘텐츠와 관련된 참고 영상이 나오고, 진행의 흐름을 보여주는 목차가 있는 영상을 선호한다.
강좌 영상이라도 딱딱한 지식 전달보다는 자연스러운 스토리로 설명하는 영상을 좋아한다.
둘째, 관계 형성에 집중한다. 도움을 받는 상대는 도움을 주는 사람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먼저 검토한다. 숨은 의도가 드러날 때, 상대는 곧바로 거부감을 느낀다. 내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의도는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 형성이다.
셋째, 금전적인 보상을 계산하지 않고 돕는다. 주는 만큼 받는 것은 특별한 관계가 없는 사람들끼리 하는 것이다. 좋은 관계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항상 받은 것보다 더 줄 생각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일방적인 희생은 관계를 악화시키기에 지속 가능하지 않다. 만약 금전적인 보상을 받아야 한다면, 항상 그 이상의 가치를 전달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이렇게 나와 닮은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면, 함께 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과 공동의 목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주도하는 사람의 개략적인 계획, 즉 비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그 계획은 공동체의 의사에 따라 유연하게 변경되고 개선되어야 한다.
이 글을 통해 내가 닮은 사람들과 함께 나아가고, 서로 돕고 성장하는 관계를 만들어나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