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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I시대의 창작 Oct 01. 2024

성공 Delete, 성장 Click

나는 불치병과 함께 살고 있다. 그 병은 바로 '중증 스트레스'다. 기쁜 날에도, 슬픈 날에도 스트레스가 나를 떠난 적이 없고, 하루하루가 고통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0이 넘도록 생존해왔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그래서 나처럼 고된 시간을 견뎌내는 사람에게는 모닝 다이어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매일 아침 다이어리를 작성하면서 어제의 내 삶에 감사하고, 오늘 하루를 살아갈 힘을 내가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 필요하다.

오늘도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날이다. 이유는 이틀 전, 10번째 주제로 만든 두 개의 유튜브 영상을 업로드했는데, 반응이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하나는 조회수 50회, 다른 하나는 83회에 그쳤다. '좋아요' 수도 만족스럽지 않다. 낮은 반응은 예상했던 일이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나는 아직 생성형 AI 공부를 시작한 지 겨우 4개월 된 초보 수준이고, 이번 영상들도 '스테이블 디퓨전'이라는 AI 모델 활용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의 강좌였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기 어려운 주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개의 영상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데 3주를 투자했다. 촬영 중에도 계획대로 AI가 결과물을 생성하지 않아 어려운 과정을 겪었고, 그 고난을 이겨내며 탄생한 영상들이기에 이토록 낮은 반응은 너무나 고통스럽다. 특히 16강좌 시리즈로 기획한 콘텐츠인데, 첫 단계에서 이런 결과라면 계속 이어갈 동력이 사라질까 두렵다. 심지어 앞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할 수 있을지 걱정되기 시작했다.

모든 스트레스의 해결책은 내 안에 있다. 인간은 시간을 거스를 수도 없고, 어려운 상황을 즉각 바꾸기에도 한계가 있는 존재다. 서너 달 동안 공부했다고 해서 바로 전문가가 될 수 없고, 대중적이지 않은 주제를 다루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도 어렵다. 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형광펜을 들고, 지난주부터 작성해온 모닝 다이어리를 다시 읽어보았다.

“10번째 주제의 영상은 구독자 수와 관계없이 잘 만들어보자. 고흐도 37세에 세상을 떠났고, 그의 작품들은 죽은 후에 빛났다. 조선 땅에 도착마자 성경책을 뿌리면서 바로 순교한 27살의 토마스라는 영국인 선교사의 이야기는 매우 감동적이었다. 이들이 꿈꾸였던 미션은 살아 있을 때 성취되지 못했지만, ‘도전’ 그것이 살아있는 사람들이 추구해야 할 가장 귀한 가치가 아닌가? ”
“‘성공’을 단념하자 ‘성장’이 시작됐고, ‘비교’를 멈추자 ‘구별’되기 시작했다. ‘최고’를 포기하자 ‘유일한’ 길로 나아갔고, ‘상품’을 포기하자 ‘작품’이 되었다. ‘욕망’을 내려놓자 ‘만족’이 찾아왔고, ‘경쟁’을 피하자 ‘공존’이 가능했다.” - 김정태,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 p. 316
“유튜브는 나와 비슷한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곳이다. 조회수나 구독자 수보다는 주제의 일관성을 유지하라. 일관된 주제로 일정한 품질의 영상을 지속적으로 업로드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조회수와 구독자는 내가 통제할 수 없지만, 영상의 개수는 내 노력으로 관리할 수 있다.” -유튜버 커밍쏜

다이어리를 다시 읽으면서, 나는 좌절을 미리 예견하고 그 고통을 줄이기 위한 예방책을 준비해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일관되게 성공보다는 성장을 목표로 다짐해왔다. 되돌아보면, 지금까지 10개의 영상을 만들며 나 역시 많이 성장해왔다. 그중 3개의 영상은 각각 2,800회, 3,000회, 8,300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무엇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그와 관련된 영상을 촬영하기란 불가능하다. ‘이미지 생성 AI’ 영상을 촬영할 때면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자주 등장하지만, 그것들을 해결해가며 나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어 왔다. 이러한 가치들이 때로는 시청자들에게 공감되지만, 때로는  성장의 밑거름으로만 남기도 한다. 그렇지만 유튜브라는 공론장을 통해 내 성장은 공개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유튜브를 하지 않았다면 이 정도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10월에는 한 대학에서 ‘생성형 AI’와 관련된 특강을 진행하게 되었다. 10번째 주제의 영상을 고군분투하며 만들고 있던 와중에 받은 요청이었기에 자신감이 많이 상실된 상태였다. 그런 이유로 서류 작성도 미루고 있었지만, 이 글을 쓰며 나의 성장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나는 이제 ‘성공한 전문가’가 아니라, ‘성장하는 전문가’로서 강의안을 작성하려 한다. 나의 유튜브 주제는 ‘생성형 AI와 협업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자’이다. 지난 몇 달 동안 최선을 다해 이 주제에 매진해왔고, 그 경험을 청중들과 나누고자 한다.



저는 50대 퇴사자로서  매일 모닝다이어리를 쓰고, 주말에 한 번 정리하면서 스스로 얻는 인사이트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다분히 개인적인 글이지만, 보다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작성하고자 합니다.    
제 유튜브 채널 링크 :  https://www.youtube.com/@CreationInAI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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