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산로드.. 흠..
느즈막히 일어나서 딱히 특별할게 없는 호텔 조식을 꾸역꾸역 먹고 뭐 빠트린거 없나 꼼꼼히 살피며 짐을 싸고 체크아웃을 한 후에 택시를 불러 달래서 두번째 숙소인 카오산로드 안에 있는 Dang derm 호텔로 향했다..
그런데.. 구글지도에서는 안막힌다고 나오는데.. 택시 아저씨는 길 막힌다며 완전 반대방향으로 가신다.. 구글지도 따위가 방콕의 트래픽을 알아? 응 니가 알아? 택시 아저씨가 옳겠지.. 하하하하하하.. 라고 굳이 애써 좋게 생각하기로 하고 그러려니 하기로 했다.. -_-;;
뭐 덕분에 굳이 볼필요없어 보이는 방콕에 꽤 남쪽 동네도 구경하고 저 짜오프라야라는 강을 두번이나 건너보았다.. 하하하하.. 하하하하하.. -_-;;
그런데 이렇게 돌아서 왔는데도 100바트 정도 나온걸 보면 전날 툭툭을 60바트준것도 나름 많이 준거구나 싶었다.. 그걸 80바트 안준다고 안태워준 그 양반도 참;;
여튼 드디어 호텔에 도착을 해서 체크인을 하려고 여권을 꺼내려는데 늘 여권을 넣어두는 백팩 주머니에 여권이 없다!!! 없어!!! 혹시나 다른데 뒀나 싶어서 더 뒤져봤는데 역시 없다..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전날 호텔 체크인을 하면서 여권을 손에 들고 있다가 방에 들어와서 나름 잘 두겠다며 TV 밑에 서랍안에 넣어뒀던게 생각이 났다.. 잊지말고 챙기자는 다짐을 했었던 것도 새삼 생각이나고..
바로 카오산로드 입구로 나와서 커버에 올린 사진하나 찍고 다시 택시를 타고 첫 호텔로 돌아갔다.. 이번에는 돌아가지 않고 트래픽과의 정면 승부!! 80바트 좀 넘는 가격에 비슷한 시간에 첫 호텔에 도착했다.. 휴.. -_-
로비에 얘기해서 여권을 무사히 찾고 다시 택시를 잡아타고 다시 두번째 호텔 Dang derm 호텔에 도착을 해서 무사히 체크인을 하고 방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베낭 여행자의 성지!! 히피여행자들의 아지트!!! 등등의 말이 하도 많아서 약간 기대를 하기는 했는데.. 뭐 그냥 흔한 동남아에 덥고 번잡하고 하수도 및 음식 썪는 냄새가 코를 찌르는 그냥 그런 동네잖아.. 왜 그렇게 고평가가 되어있는건지 당최 알 수가 없는 그런 첫인상이었다..
둘째날의 가장 큰 일정은 Wat pho 사원을 가는 일.. 왕궁은 입장료도 비싸고 딱히 땡기지도 않아서 입장료도 싸고 입장료내면 물도 한병 공짜로 준다는 Wat pho 사원을 가기로 했다..
일단 옥상에 있는 호텔 수영장 구경을 잠깐 가봤다.. 의외로 사람도 많기도 했고 날도 너무 더워서 선베드 발샷은 포기하고 아래 사진 두장만 찍고 다시 내려왔다..
요렇게 아래를 내려다보면 사람들이 길거리에 서서 포켓몬 잡고 있겠구나 ㅋㅋㅋ 이런 상상을 하면서 왔었는데.. ㅜㅜ
이런 맑은 하늘이 좋았다!!!
다음으로는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카오산로드 3대 국수집(?) 중에 하나라는 곳인..
이곳을 갔다.. 뭐라고 읽어야 할지를 몰라서 캡쳐로 대신.. -_-;;
이곳의 메뉴는 갈비탕에 쌀국수 말아먹는 그런 맛인데.. 한국 사람들 입에 잘 맞는 편이기는 한데.. 디게 맛나고 꼭 먹어야겠고 그런건 사실 좀 아닌 듯.. 다른 사람들은 밥도 시켜서 국물에 말아먹기도 한다던데.. 난 걍.. 뭐.. 그냥.. 굳이 찾아가서 먹어야 하나 싶지는 않은 뭐 그런 느낌..
요 식당까지 걸어가면서 길에서 사먹은 파인애플 쥬스가 3192874배는 더 맛나더만.. 사진을 한손으로 대충 찍었더니 포커스가 산으로 갔;;
국수를 다 먹고 나와 택시가 있길래 Wat pho 사원 가자니까 200바트를 부른다.. 나원참.. 누굴 물로 아시나.. 참고로 카오산로드에서 Wat pho 까지는 걸어서도 30분 정도 거리.. 내가 거의 1시간 가까이 택시를 타고 호텔을 이동했는데 그래도 100바트 내외가 나오는데 무슨 코앞에 Wat pho를 가는데 200바트!!! 그래서 과감하게 100바트를 외쳤는데 걍 가랜다.. -_-;;
가다보면 택시가 잡히겠지 싶기도 하고 걸어가도 30분정도면 간다길래 일단 걷기 시작했다.. 좀덥기는 했지만..
걷고.. 또 걷고.. 또 걷고.. 계속 걷고.. 그리고 다시 걷고.. 더운 동네에서 30분을 걷는건 보통 일이 아니라는걸 새삼 느낄 수 있었던 날이었다.. 그리고 분명히 구글지도를 보면서 계속 걸어갔지만.. 이게 30분만에 도착할 수 있는 길이 아닌데??!!! 그래도 다행인건 자카르타하고는 달라서 사람이 걷기에 아무 문제 없는 정상적인 인도로만 걸어갈 수 있었다는 것..
땀으로 샤워를 해가며 겨우겨우 사원에 도착을 했다.. 그런데 하필 들어가는 입구가 내가 걸어간 방향에 젤 반대쪽에 있네.. ㅋㅋㅋㅋㅋ 예전엔 홍콩이나 발리나 지금보다 훨씬 무거운 카메라와 렌즈들까지 들고서 빨빨거리고 엄청 돌아다녔었었는데.. 어떻게 그랬었나 싶다.. 하.. 그게 벌써 10년전 얘기들이구나.. 휴..
일단 사원에 표를 사서 들어가서 공짜물을 받아서 그늘에 앉아 한참을 쉬었다.. 아 진짜 돈 몇천원 아끼겠다고 이게 뭔 짓이냐 니가 제정신이냐 자책을 해가며 한참을 쉬웠다.. ㅜㅜ 사실 환전을 빡빡하게 해오기도 했고 이 싸구려 호텔은 디파짓을 현금으로만 받아서 주머니에 현금이 많이 없기도 했었다.. 아 왜 디파짓을 현금으로만 받냐고 왜!!! 그 옛날 티벳에 촌에 있는 호텔을 가도 카드 잘만 받아줬는데.. 아오..
Wat pho 사원의 메인은 바로 요 와불상.. 겁나 크다.. TV나 사진으로 보면서 상상했던것 보다 더 크다.. ㄷㄷ 저 편안하고 자애로운 부처님의 미소를 보니 여기까지 걸어오면서 쌓인 피로가 한방에 풀리........릴 수는 없지!! 그래도 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은 들었다.. 방콕까지 왔는데 요런곳 하나 정도는 들려주는게 예의기도 하고..
부터님 발을 돌아 뒤쪽으로 돌아가면 저렇게 쇠밥그릇 같은게 있고 여기에 동전을 사서 넣으면 부처님께 절을 한번 한 효과가 있다고 봤던거 같은데 뭐 여튼 요런게 줄지어 있다.. 난 불교 신자도 아니고 현금도 충분하지 않아서(-_-) 그냥 걸어갔다.. 문 앞에 다 오니 냥이 한마리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드만.. 자카르타 고양이들은 죄다 삐쩍 말랐는데 요동네 고양이들은 나름 통통하더라.. ㅎㅎ
어라.. 이번엔 동영상 올라갔네.. ㅋ 여튼.. 호텔로 돌아가려는데 다시 걸어갈 힘과 용기와 배짱은 1g도 남아있지 않고 택시는 당근 비쌀거 같아서 다신 안타려고 했던 툭툭을 어쩔 수 없이 잡아탔다.. 얼마였드라.. 아마 200바트 불렀던거 100바트로 깎아서 타고 간거 같은데.. 역시나 승차감은 개판.. 그래도 앞에 버스가 없어서 매연은 많이 안마셔서 다행이랄까.. ㅎㅎ
그렇게 호텔에 돌아와서 폭풍샤워를 하고 침대에 자빠져서 푹 쉬었다.. 요 호텔을 잠깐 설명하자면.. 일단 카오산로드 안에는 요런 싸구리 호텔들 밖에 없고 아님 더 싼 도미토리 호스텔 같은 것들인데.. 싸구리 호텔들 중에서는 나름 별점이 많이 나쁘지 않고(결코 좋지는 않음 ㅎㅎ) 하루만 있으면 되니까 재미삼아 잡은 호텔이었는데.. 정말 한번 경험으로 족한 그런 곳이었다.. -_-;; 건물이 그리 커보이지는 않았는데 방을 얼마나 잘게 쪼개놨는지 복도를 따라서 정말 한참을 들어가야 하고 샤워를 하면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았다.. 체크인해서 들어갔을때 샤워실에 물이 좀 고여있던게 샤워를 한번 해보니까 알겠더라.. 그리고 그 긴 복도를 따라 매트리스들이 세워져 있는데 요건 아마 싱글 두개랑 더블 한개랑 손님들이 원하는대로 바로바로 바꿔줘야 하는데 딱히 어디 세워둘 곳이 없어서 복도에 그렇게 놔둔거 같은데 덕분에 침대 시트안에 매트리스가 얼마나 더러운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침대 시트 자체도 깨끗하지 않았다!!! 에어콘은 시끄럽고 그 안쪽에 쳐박힌 방인데도 불구하고 새벽까지 쿵작쿵작 시끄럽고.. 아.. 그런데 시끄러운건 당연히 짐작했고 리뷰에서도 봤고 또 그런 시끄러운 분위기도 한번 느껴보자 했던거니까 시끄러운거에 대한 불만은 없었음..
여튼 푹 쉬다가 밖에 구경도 좀 하고 카오산로드에 왔으니 길거리 음식도 좀 먹어보기 위해서 밖으로 나가봤다..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에 포장마차들도 엄청 많고 여기저기 펍에서 흘러 나오는 굉음들과 술과 분위기에 취한 수많은 사람들로 길거리가 한가득이었다.. 이래서 카오산로드 카오산로드 하는구나 싶기는 했지만 그래도 별 감흥은 없더만.. 그래도 유명한 거리라서 와이프님께 페이스타임을 걸어서 카오산로드 구경 잠시 시켜드렸다.. 뭐라 얘기하는지 하나도 안들리니까 그냥 일단 보고 듣기만 하라고 얘기해놓고.. ㅎㅎㅎ
두번째 사진에 있는 집에서 꼬치와 옥수수 구이를 사고 다른 집 하나에서 새우가 들어있는 팟타이를 사서 다시 호텔로 들어왔다.. 하도 사람들이 맛있다고 그래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굽기전에 꼬치들 상태를 보고 구워진걸 한입 먹었더니 많이 먹으면 위험할 수도 있겠다 싶은 수상한 맛이 느껴져서 꼬치는 내려놓고 팟타이를 먹기 시작했는데 요건 나름 맛나게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옥수수도 먹어봤는데 누구는 마약 옥수수라고 극찬을 하던데 옥수수는 인도네시아가 한수 위인것 같다..
베낭 여행객의 천국 카오산로드에서의 둘째날은 요렇게 끝이 났다.. 별다른 감흥은 없이.. 자카르타에 몇달 살아서 그런건지 나이를 먹어서 그런건지 여유를 잃은건지 전에 페낭도 그랬고 동남아의 유명한 동네를 가도 별다른 느낌이 느껴지질 않는다.. 그냥 좀 다른 동네 온 그런 기분 정도.. 아.. 방콕이 하나 좋았던건 하늘이 참 맑더라.. 내가 있을 때만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국도 그렇고 자카르타도 그렇고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이 많지 않은데 방콕은 첫날만 좀 흐렸고 나머지는 지나치게 맑아서 참 좋았다.. 덕분에 몸은 좀 고생하고 검게 그을리기는 했지만.. ㅎㅎ
이번엔 간단하게 쓸라고 했는데 또 길어졌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