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한번은 비행기 여행을..
인도네시아에 온지도 어언 1년쯤 됐을 때..
날마다 회사, 집, 회사, 집 그러다 주말엔 집, 마트.. 이런 생활이 계속 되다보니 이건 정말 아니다 싶어서 한가지 결심을 했다..
한달에 한번은 꼭!!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가자!!
첫번째 목적지는 족자카르타.. 그냥 다들 줄여서 족자라고 얘기한다.. 족자에 가장 유명한 것은 세계 3대 불교 사원 중에 하나인 보로부두르 사원.. 이슬람이 80%가 넘는 나라에 세계 3대 불교 사원이 있다는게 참 신기하다.. 인도네시아 역사도 공부해보면 꽤 흥미진진할것 같다..
족자까지는 비행기로 약 1시간.. 비행기값은 왕복에 10만원 내외 수준.. 물가는 무척 저렴한데.. 그 저렴한 물가를 느낄만한 곳은 그닥 가보지 못했고 먹지 못했다.. -_-;; 외국인은 어딜가도 다 비싸다.. -_-;;
간만에 떠나는 여행이라 기분도 좋고 그래서 저기 구석에 쳐박혀 있던 로드무비 앱으로 동영상도 찍어봤다..
비행기를 타고 대략 1시간 후에 족자에 도착했다..
족자 공항에서 호텔까지는 공항 택시를 이용.. 비행기에서 내려서 밖으로 나오기전에도 공항 택시 창구가 있는데 여긴 엄청 비싸고 밖으로 나오면 다른 공항 택시 창구가 있다.. 호텔까지 40분정도 걸리는 거리였는데 가격이 8만 루피아였던가.. 택시비는 싸다!!
호텔은 생긴지 얼마 안된 듯 깔끔했다.. 화장실에서 구린 냄새가 살짝 나는 것 말고는.. 30불 약간 넘는 가격에 이정도면 뭐 모든게 커버가 된다.. 나름 아침도 먹을만 했고.. ㅎㅎ 번화가랑은 좀 거리가 있고 큰길에서 좀 들어가 있다보니 밤에 조용해서 좋았다.. 호텔 이름은 Indies Heritage Hotel..
첫날은 딱히 일정을 안잡고 맛사지받고 저녁을 먹기로 했다.. 호텔까지 가는 길이 많이 막혀서 맛사지 집에서 보내준 셔틀을 놓치는 바람(-_-)에 SayTaxi라는 앱으로 택시를 불러서 겨우 겨우 찾아갔다.. SayTaxi 앱은 족자에서 처음 써봤는데 아직까지는 족자말고는 서비스가 되는 동네를 못봤다.. -_-a 우버처럼 사제차가 오는게 아니고 진짜 택시가 오더구먼.. 요금도 미터기로 가고.. 호텔로 불러서 그런가 바로 잘 찾아와서 좋았다..
맛사지 집은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젤 순위가 높았던가 뭐 그랬던 곳인데.. 시설이나 친절함은 좋았는데.. 맛사지 받는 동안 뭐가 근질근질 하길래 봤더니 몸위에 벌레가 기어가고 있었.. 아놔.. 받는 동안은 몰랐는데 다 끝나고 보니까 룸 안에 벌레가 수십마리가 있더구만.. 그래서 기분 팍 상했었다가 돌아오는 길에는 셔틀을 태워줘서 기분이 급 좋아졌다.. ㅋ 셔틀 운전 하시는 아저씨도 아까 미안했다고 손님도 나 밖에 없고 해서 내가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 주겠다고 하길래 저녁먹으러 가려고 했던 족자 최대 번화가라는 말리오보로 거리까지 데려다 달라고 했다.. 족자에 오기 전에는 발리에 짠디다사라는 동네에서 일했었다고 하는데 나도 전에 거기 가봤다고 했더니 디게 반가워 했다.. ㅋㅋ
가는 길에 고젝이 보이길래 걍 한번 찍어봤;; 그런데 좀 지나니까 여기저기서 많이 보이더구먼.. 뭐 당연한 일이지만..
그렇게 도착한 말리오보로 거리는 어마어마하게 혼잡했다.. 일단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어딜 가야 할지 감도 안잡히고 그래서 지나가는 길에 KFC가 있길래.. 걍 만만한 걸로.. -_-;; 이러니 저렴한 족자 물가를 느낄 수가 없지..
저녁을 먹고 저 번잡한 말리오보로 거리를 좀 걸어봤는데 딱히 특별할것도 없고 볼 것도 없고 그래서 호텔로 돌아가서 쉬기로 하고 호텔로 돌아갈 방법을 고민하는데.. 일단 너무 복잡해서 택시가 보이지도 않고.. 라고 글을 쓰는데 올린 사진에 택시가 딱!! 지금 알았네.. -_-;; 여튼 택시는 택도 없고.. 고젝은 원래부터 내가 탈 수 있는게 아니고.. 엄청 화려하게 치장한 마차도 있는데 셔틀 운전 아저씨가 저게 족자에서 젤 비쌀거라고 얘기해줘서 흥정도 안해보고 포기.. 걸어갈까도 했다가 그건 더더욱 아니라서.. 결국 만만한건 자전거에 수레 같은걸 달아서 사람을 태우고 다니는 이름은 까먹은 족자의 탈것을 타보기로 했다..
요기 사진에 보이는 왼쪽 저거.. 100% 사람 힘으로 가는게 있고 여기에 모터를 달아서 좀 편하게 운전하는 두가지 타입이 있는데 가격 차이가 나는지 안나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고.. 여튼 길가에 엄청 서있고 지나가면 계속 타라고 꼬신다.. 그래서 가격을 물어보면 택도 없는 가격을 부른다..
나름 자카르타에서 1년 살았는데 부르는 그 가격엔 탈 수 없다고 속으로(-_-) 생각하며 여기저기 물어보는데 다들 담합을 했는지 가격이 별 차이가 없다.. 내가 부른 가격엔 다들 안간다고.. 보통 그럼 관둬라 그러고 돌아서면 잡기 마련인데 여긴 아쉬울게 없는지 잡지도 않는다.. -_-;;
그렇게 계속 흥정을 하면서 걸어가다가 어떤 나이 많은 어르신 한분이 내가 부른 가격에 오케이를 하시고 호텔로 가기로 했는데.. 이 아저씨가 귀가 어둡고 나랑은 말이 1도 안통해서 옆에 다른 운전수 아저씨가 가격 흥정도 해주고 호텔 위치도 얘기를 해주는데 뭔가 좀 불안불안..
그리고 아저씨가 연세가 있으셔서 그런지 엄청 천천히 천천히 또 천천히 가신다.. 온갖 자동차 오토바이 뭐 얘네들이 날 앞질러가는건 당연한거지만 다른 자전거 탈것도 우리를 다 지나쳐간다.. -_-;;
요게 걍 그럭저럭 탈만은 했는데 한가지 참 힘든게.. 길거리에 오토바이가 엄청 많은데 오토바이 매연이 딱 내 얼굴을 향해서 부앙 하면서 날아온다.. 그런데 오토바이가 한두대가 아니고 오토바이가 엄청 많다보니 온갖 매연이 내 얼굴로 팍팍팍.. -_-
길에는 사람들이 정말 정말 많았다.. 족자 사람들 다 밖에 나와있는 줄.. ㄷㄷㄷ
이렇게 첫 날은 끝..
여기부터는 둘째날.. 둘째날 부터 본격적인 일정 시작.. 족자에서 가장 유명한게 보로부두르 사원.. 그 다음으로 유명한게 보로부두르 사원의 일출이다.. 그래서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 4시에 족자 오면서 예약해뒀던 렌트카를 오라고 했다.. 렌트카 업체 5~6군데에 대충 일정하고 견적 물어본 다음에 젤 싸게 부른 곳으로 예약을 했는데 하루에 운저수 + 기름값 + 차 요렇게 해서 40만 루피아.. 렌트비는 족자가 참 저렴했다.. 요건 인정!!
족자로 여행을 간다면 꼭 들려보면 좋을 사이트.. 나도 렌트카 회사 연락처들이나 여행 일정을 여기서 보고 많이 참고를 했다..
새벽에 거의 텅빈 거리를 달리고 달려서 보로부두르 사원을 볼 수 있는 뒷동산을 향했다.. 제발 비만 오지 말라고 빌었었는데 다행히 날씨는 그럭저럭 일출을 볼 수 있을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보로부두르 사원이 생각보다 멀다.. 가도 가도 안나온다.. 이러다 해뜨는거 아냐 이렇게 걱정이 될 정도로.. 그런데 정말 가다보니 저쪽에 동이 터온다.. -_-;;
혹시 모르니 뭐라도 하나 남기자 싶어서 차 안에서 찍은 유일한 일출 사진.. -_-;; 족자 오기전에 찾아본 글들을 보면 다들 새벽 4시에 출발했다고 하던데.. 담에 여기 또 오게 되면 3시에 출발해야 할 듯.. 해가 겁나 일찍 뜬다.. 젠장..
그래도 거의 도착할 때가 됐는데 갑자기 앞에 차가 멈춰서 꼼짝을 안한다.. 일출 보러 온 사람이 이렇게 많은건가 생각하는데 점점 같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길 옆에 어쩌고 어쩌고 마라톤, 일요일 이렇게 써있는 깃발들이 엄청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다.. 내가 보로부두르에 일출을 보겠다고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서 아침도 못먹고 4시부터 차타고 등뒤로 뜨는 해를 보며 왜 3시에 출발을 하지 않았을까 이런 자괴감에 괴로워했던 그 날이 바로 아침에 마라톤을 하는 그 일요일이었다..
이 꽉막힌 보로부두르 마을에서 오도가도 못하다가 그럭저럭 뚫린 길을 간신히 찾아서 다시 출발을 했으나 이미 해는 중천이고.. 날씨는 좋고.. 일출 보기 딱 좋았을 날씨고.. 이 와중에 뒷동산을 올라가는건 의미가 없겠다 싶어 그냥 사원으로 가자고 했다.. 휴..
아.. 그런데 사원 바로 앞이 이 마라톤의 시작점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한참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뜀박질하는 인원이 거의 줄어들었을 때쯤에 이길을 건널 수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날을 잡아도 어떻게 딱 이런 날을 잡았는지.. ㅋㅋㅋ
보로부두르 사원은 정말 멋졌다.. 두개의 다른 사원들은 못가봐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보로부두르도 충분히 멋진 곳이었다.. 종처럼 보이는 것마다 부처님인지 보살님인지 한분씩 들어가있고.. 그런데 어마어마하게 많다.. 어떤 사람이 드론 날리고 있던데 공중에서 봐도 정말 멋지겠다 싶었다..
보로부두르 사원 입장료가 외국인은 꽤 비싼데.. 30만 루피아 정도 한다던가.. 난 끼따스(취업 비자 같은거)가 있어서 현지인 가격으로 3만 루피아에 들어갔다.. ㅎㅎ 여기 뿐만 아니고 인도네시아는 이렇게 끼따스가 있으면 할인 받을 수 있는 곳들이 많다고 하더라.. 이번 족자 여행에서도 그런 곳이... 흠.. 여기말고는 없었던것 같네.. -_-;;
사원을 나와서 근처에 찍어둔 레스토랑에 아침을 먹으러 갔다.. 이 동네에서 젤 좋은 호텔에 붙어있는 식당인데 조식은 그렇게 안비싸고 분위기도 근사하다고 하더구먼.. 그리고 보로부두르 사원도 살짝 내려다 보이는 곳이기도 하고.. ㅎㅎ
커피에 파인애플 쥬스에 각종 빵과 잼, 시리얼에 오믈렛까지.. 사실 빵은 좀 맛이 별로였고 나머지 음식은 무척 맛났다.. 이렇게 해서 10만 루피아 후반대였나 그랬던것 같다..
그리고 요렇게 살짝 사원 꼭대기도 살짝 보인다.. ㅋ
하.. 날씨가 이렇게 좋았는데.. 일출보기 딱 좋은 날씨였는데..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