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옆 아파트로..
기존에 살던 아파트도 충분히 좋기는 했는데 몇가지 단점들이 있었다..
1. 야외 수영장이 없음 : 사실 수영을 못하지만 수영을 안하더라도 날씨 좋을 때 선베드에 누워서 낮잠자면 완전 꿀맛인데 그걸 못함..
2. 헬스장에 야리꾸리한 냄새가 심함 : 무슨 냄새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냄새때문에 헬스장 가는게 꺼려짐.. 뭐 운동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면 꾹 참고 하겠지만 의지 박약에 냄새까지 안좋으니;;
3. 집이 지나치게 큼 : 원래는 와이프가 더 자주 올줄 알았는데 와이프도 한국 생활이 바빠서 자카르타에 있는 시간이 얼마 안되다보니 혼자 쓰기엔 집이 너무 크다..
그래서 바로 옆 아파트로 이사를 결심!!
짐이 별로 많지 않을 줄 알았는데.. 짐을 싸다보니 이래저래 꽤 양이 됐다.. 그래도 포장이사를 부를 정도는 아니라 일단 내가 짐을 싸두면 Go Box 서비스를 불러서 짐을 나르기로 했다.. Go Box는 원래 우리나라 용달 서비스 같은건데 내가 듣기로는 기본으로 운전하는 사람 한명만 온다고 했는데, 난 이사짐을 날라야 해서 짐 나를 사람 1명을 추가해달라고 얘기를 해뒀다.. Go Box는 부동산 에이전트한테 부탁을 해둬서 내가 이사하고 싶었던 시간에 딱 도착하게 예약을 해줬다.. 이 에이전트 우리 회사 사람들 여럿 해줬는데 다들 너무 잘 해주고 신경 많이 써준다고 칭찬이 자자하다.. 나 역시 도움 많이 받았고 지금도 받고 있고.. ㅎㅎ
짐을 나르기 전에 이사 왔을때 집에 있었던 것들 체크리스트를 다시 하나하나 꼼꼼하게 체크해보고 다 이상없다고 싸인하고 인터넷과 기타 등등 정산을 끝냈다.. 그리고는 Go Box 아저씨들이 짐을 나르기 시작.. 짐을 쌀때는 많아 보였는데 카트 두개 가져오더니 두번 왕복에 짐 다 나르더만;;
짐 다 올리고 난 귀중품(맥북과 카메라 정도;;) 들은 가방을 메고 옆 아파트로 와서 키를 받고 역시 체크리스트에 있는 대로 뭐뭐 있는지 체크를 하고 짐을 기다렸다가 대충 정리를 하고 쇼파에 자빠졌다.. ㅎㅎ
자빠지고 보니 바로 액자가 있어서 그 액자를 떼어내고 와이프 그림을 걸었다.. 요즘 그린 그림 중에 내가 젤 좋아하는 녀석이라 와이프가 자카르타까지 가져다 줬다.. (내가 들고 왔던가?)
짐은 아저씨들이 다 날랐는데 왜 내가 온몸이 다 아프고 피곤한건지.. -_-a 이사라는게 이렇게 힘든 일인가 보다.. ㄷㄷㄷ 한국에서 포장 이사를 해도 피곤했던거 같고.. -_-;;
요 아파트로 이사오기로 마음을 먹게된 이 아파트의 장점은
1. 야외 수영장이 있음!! 그것도 꽤 괜찮게..
얼핏보면 발리라도 간 줄.. ㅎㅎ
야경도 멋짐..
2. 헬스장에서 고무 냄새가 좀 나기는 하지만 충분히 참을만함!!
3. 싸다.. 대신 집이 작아짐.. 62제곱미터니까 우리나라로 치면 20평 좀 안되는 정도..
4. 완공된지 1년 밖에 안된 새삥.. 내가 이사한 집은 집주인이 집을 구매하고 내가 첫 입주인..
이사하고 일주일 좀 안됐는데 지금까지 발견한 단점은..
1. 기도 소리가 더 크게 들림.. 무슬림 사원에서 하루에 4번 스피커를 통해 동네 방네 기도소리가 울려퍼지게 방송(?)을 하는데.. 아침, 점심, 저녁 그리고 새벽 3시에서 4시 근처에 한번을 한다.. 앞에 세번은 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서 별로 상관없는데 문제는 새벽시간.. 좀 지내다보면 적응이 돼서 괜찮기는 하겠지만 일단 지금까지 4번을 자면서 새벽에 기도소리에 3번을 깼다.. -_-;; 가뜩이나 요즘 불면증 때문에 괴로운데 새벽 기상까지..
지난 아파트에서는 지금 아파트가 벽을 쳐줘서 기도 소리가 작게 들렸나 싶다.. 이사하고 처음 점심때였나 저녁때였나 기도 소리 듣고 그 크기에 놀래서 아 망했다 싶었다.. -_-;; 뭐 적응 되겠지.. 기차길 옆에 살아도 시간이 지나면 기차 소리 안들리게 된다니깐..
2. 이집만의 단점은 아니지만 여전히 밤에 밖에 지나다니는 오토바이 소리가 들린다.. 이사한 집이 42층이라 이정도 올라오면 안들리겠지 싶었는데.. 안들리기는 개뿔.. -_-;; 그나마 지난번 아파트는 비교적 큰길에 가까워서 더 자주 들렸는데 이번 아파트는 이면 도로에 가까워서 빈도는 확 줄어들은게 그나마 다행..
3. 샤워룸 바닥이 너무 플랫해서 샤워할때마다 바닥에 물이 흥건하게 고인다.. 샤워 끝나면 발로 물 내려가는 구멍으로 슥슥 밀어줘야 하심;; 하.. 그렇게 해도 만 하루가 지나도 바닥에 물이 다 안마른다;; 그나마 일하는 아줌마가 왔다가면 깨끗하게 닦아줘서 다행.. 아줌마 일이 늘었다..
4. 집이 작아지다보니 수납 공간이 완전 부족해졌다.. 특히 화장실!!! 세면대 밑에 장이 하나 있기는 한데 열어보니 꿉꿉한 냄새가 나서 뭔가를 수납할 수가 없다.. 저번 집도 그랬는데 여기도 그러네.. 더운 동네에 습기많은 화장실이라 어쩔 수 없나보다 생각 중.. 이 공간을 제외하면 수건 쌓아둘 공간 조차도 없어서 결국 5층짜리 선반(트레이?)을 사서 세면대 옆에 딱 붙여놨더니 그나마 괜찮아졌다..
키친도 사이즈가 작아지고 지난 집에는 작게나마 싱크대 뒤쪽에 테이블이 하나 더 있어서 거기서 음식을 만들 수 있었는데 여기는 B5정도 되는 도마 올려놓을 공간도 없어서 2/3 정도 걸쳐놓고 칼질을 한다.. 전기밥솥 올려놓을 공간도 없어서 식탁이라고 준걸 싱크대 옆에 바짝 붙여놓고 밥은 티테이블에서 먹고 있다.. -_-;; 여기도 뭔가 하나 사야할 듯..
지금은 대충 이런 모습..
5. TV랑 침대가 없다.. 사실 요걸 핑계로 집값을 더 깎은건데.. TV는 거의 안봐서 큰 상관은 없고 침대는 이번에 이사오면서 매트리스만 샀고 집값 내느라 돈이 없어서 다음달 월급 들어오면 침대 프레임을 살 예정;; 한국에 침대가 오래돼서 나중에 한국 들고갈 생각으로 여기서 괜찮은거 하나 사려고 괜찮은 녀석으로 하나 찍어뒀다.. ㅎㅎ 그러고보니 이건 단점이 아닌가.. -_-a
6. 인터넷이 졸라 비싸다.. 정말 정말 정말 비싸다.. 지난 아파트는 30메가 짜리 1년 약정해서 495,000 루피아였는데.. 여긴 2메가짜리가 660,000 루피아.. 20메가 짜리는 2,200,000 루피아.. 2십만원이라니!!! 미친거 아냐!!!! 거기에 설치비 별도!!!!! 이 아파트에 들어오는 인터넷이 하나밖에 없어서 이 색히들이 아주 독점이 단맛을 쭉쭉 빨아먹고 있다.. 그래서 하도 어이가 없어서 집에 인터넷을 신청 안했다.. -_-;; 우리나라에 에그랑 비슷한 볼트라는게 여기에 있어서 단말은 회사 분에게 빌려다 놨는데.. 돈내기 귀찮아서 아직 안쓰고 있다.. 덕분에 혼자 밥먹을때 앞에 TV 프로그램이나 유툽이라도 틀어놓고 봐야 덜 심심한데 그런 재미가 없어져서 좀 우울하다.. 힝.. 조만간 볼트 충전해서 인터넷은 써야지..
오랜만에 밤에 날씨가 좋길래 맥북을 들고 수영장에 가서 썬베드에 누워봤다.. 아직 보름달은 아니지만 밝더라.. 왼쪽은 사이즈 큰 집만 있는 다른 동이고 오른쪽은 같은 단지내에 있는 Fraser 호텔.. 우리나라로 치면 레지던스 호텔이라 안에 주방과 세탁기 등등 왠만한건 다 있어서 장기 투숙에 짱이다.. 다른 출장자 따라서 아침도 먹어봤는데 아침이 살짝 부실한 감은 있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있어야 할건 다 있다..
평소에 해보고 싶었던 수영장 선베드에 자빠져서 컴퓨터 하기.. 호텔 와이파이 비밀 번호를 알고 있어서 그거 붙어서 써봤는데 속도가 겁나 느림;; 사실 요 글은 며칠전에 쓰던건데 인터넷이 느려서 쓰다 말았던거 오늘 마무리 하는 중..
이제 며칠 지나서 기도 소리도 적응 됐는지 요 며칠은 중간에 안깨고 푹 잤다.. 대신 아침에 더워서 자꾸 깨는 바람에 에어콘을 켜고 자야 하나 고민중;;
여튼 맘에 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