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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Sabang) 여행 #2~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던 여행!!

by donobono

프레디 호텔의 가장 큰 단점은 방안에 에어콘이 없다는 것.. 인도네시아의 더위에 어느정도 익숙해져서 덥거나 그러지는 않았는데 바닷가에서 잠시도 쉬지 않고 불어오는 짠 바람에 여기저기 짠기가 묻어있는데다가 약간 눅눅하기도 하니 손을 비롯한 내 몸에 닿는 모든 사물이 다 끈적끈적 했다.. 나중에는 그냥 그런가보다 되긴 했지만 처음에는 그 꿉꿉함이 참 안좋았다.. 집 벽은 마치 대나무 바구니처럼 생긴게 딱 한겹으로 만들어진거라 그 틈 사이로 바람도 이따금씩 들어오곤 했는데 그건 잔잔하고 시원해서 꽤 좋았다.. 그런 벽 때문에 에어콘을 달고 싶어도 못달겠다 싶었다..


그렇게 약간의 찝찝함은 있었지만 여기까지 오는 여정이 꽤나 빡쎄어서 그랬는지 잠은 푹 잘 잤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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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텐은 꽤나 촌스러웠지만 내려쬐는 햇볕이 참 좋았다..


둘째 날 일정은 Nothing!! 아무것도 안하고 호텔 안에서 먹고 마시면서 해변에 누워서 넷플릭스나 열심히 볼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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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물이 꽤 밀려들어와서 요렇게 파도에 그려진 그림도 감상할 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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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샐러드와 매콤한 볶음밥에 새우 튀김을 곁들여서 망고 쥬스와 흡입.. 새우 튀김이 정말 예술이었다.. 망고 쥬스는 여전히 진리고.. 볶음밥도 많이 짜지 않고 좋았다.. 그리고 멋진 식당의 뷰까지.. 물론 넘나 뜨거운 햇볕에 좀 힘들기는 했지만 이 좋은 기분을 계속 느끼고 싶어서 꿋꿋하게 참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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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고 있는데 뭔가가 내 다리에 비비적하길래 아래를 내려다 봤더니 요 녀석이 귀욤을 뿜어내고 있다.. 내 다리에 머리를 비비기도 하고 무심하게 등지고 앉아있기도 하면서 내가 밥먹는 내내 내 밑을 떠나질 않았다.. 내가 일어나면 남은걸 좀 드시기 위해 대기하는 것이었겠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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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다 먹고 빈땅 한잔을 주문해서 홀짝 홀짝 마시면서 바닷가 옆에 누워 하염없이 바다도 바라보다가 넷플릭스도 보다가 또 바다를 보다가 잠깐 눈도 감았다가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아~무런 특별한 일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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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해먹에도 누워보고 싶었는데 누워볼까 말까 꽤 고민을 하다가 눕는건 괜찮을 것 같은데 내려올때 자빠질 것 같은 위치라서 그냥 사진 찍는 걸로 만족했다.. 호텔 소개 사진에는 방에 해먹이 있었는데 내 방에는 없어서 좀 아쉬웠다.. 다른 집들을 올려다 봤더니 해먹이 설치된 곳이 가끔 있긴 있더군.. 아쉽..


4시 정도 됐을라나.. 근처 바닷가 구경이나 좀 해보자는 생각에 짐을 두러 잠시 방에 들렸는데 아까 그 고양이 녀석이 내 방 올라가는 계단에서 쳐 주무시고 계신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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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들어가는지 나가는지 관심도 없고 아까 내가 남긴 음식을 드셔서 배가 부르셨는지 아주 곤히 쳐 주무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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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바닷가를 따라서 5분 ~ 10분 정도 걸어갔더니 나름 해수욕장 처럼 보이는 곳이 있었는데 파도가 쎄서 그런지 사람도 없고 관리 하는 사람도 없고.. 그냥 바다만 멋졌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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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올라와서 마을 쪽으로 들어가는데 십여마리의 오리가 텃세를 부리고 길막을 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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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튀는걸 찍어보겠다며 바닷물 맞아가며 기다렸는데 카메라만 들이대면 물이 작게 튐.. 뭐 원래 다 그런거지.. 쳇


저녁 시간에 프레디에게 오늘은 아무것도 안하고 호텔에서 릴랙스 했다고 보고하고 프레디가 준비해주신 저녁을 맛나게 먹었다.. 이탈리안 집밥을 먹어본 적이 없지만 아마 이탈리안 집밥은 분명히 이럴거야!! 라고 느껴지는 그런 완전 맛나는 저녁을 먹었다.. 너무 맛있어서 사진 찍을 생각도 못하고 애피타이저부터 마지막 디저트까지 정신없이 흡입했다..


그렇게 보람찬(?) 하루를 마무리하고 꿉꿉한(ㅋㅋㅋ) 방에서 푹 잤다..




다음 날은 또 호텔에서 걍 있을까 하다가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섬은 한번 둘러봐야겠다 싶어서 어제 호텔까지 태워준 베짝 드라이버에게 전화를 했다.. 호텔에서 점심을 먹고 출발할까 싶어서 1시까지 오라고 했더니 내 말을 씹고 11시까지 오겠단다.. -_-;; 이 양반의 이름은 Moktar..


준비하고 나갔더니 리셉션 앞에서 날 보며 반갑게 인사를 한다.. 섬 반바퀴 정도 도는 일정으로 25만 루피아에 쇼부치고 목타르의 베짝을 타고 출발했다..


최종 목적지는 킬로미터 제로.. 그 전에 몇 곳을 더 들릴 예정이었다.. 중간에 목타르의 개인사도 좀 처리하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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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타르의 베짝.. 보통 2인까지 가능한데 요 분짝은 무려 4명도 탈 수 있다.. (그래도 될까 싶기는 했음.. -_-a) 베짝의 단점은 승차감 안좋고 사고났을 때를 대비한 안전장치 하나도 없고도 있겠지만 앞에 내 얼굴로 쏟아지는 무수한 바람과 가끔씩 날아드는 먼지 혹은 아주 작은 돌멩이 조각을 막아줄 무언가가 전혀 없다는 것.. 덕분에 눈을 뜨기가 힘들었;;; 그래도 재미는 있다.. ㅎㅎ


중간에 Gapang beach 라는 곳도 잠깐 들렸는데 딱히 올릴 만한 사진이 없어서 생략하고;; 그 다음은 Iboih beach에 도착했다.. 이보이 비치라고 읽어야하나 했는데 다들 그냥 이보 비치라고 부르더라..


보통 웨 섬에서 스노클링을 하러 가면 다 여기 이보 비치로 온다.. 여기 이보 비치까지 사방 범위에 들어가서 사방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한게 아닐까 생각해봤다.. 아님 말고..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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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 섬에서 가장 유명한 비치다 보니 호텔들도 많은데 이 동네 호텔은 대부분 요렇게 생겼다.. 적당한 사이즈의 독채 빌라들.. 경사가 급한 곳에 만들다보니 요런 모양의 집들이 많다.. 딱 봐도 좀 허름하게 보이는 덕에 가격도 30~40불 정도.. 싸다!! 에어콘 있는 집은 40~50불 정도.. 나도 처음에는 요 동네로 올까 했는데 프레디의 레스토랑과 음식 때문에 프레디 호텔로 정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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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 비치 앞에 섬이 하나 있어서 배를 타고 그 섬 앞에 가서 스노클링을 한다.. 나도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내가 물에 빠지면 구해줄 사람도 없다며 와이프님이 극구 만류를 하셔서 그냥 바다 건너에서 사진만 찍다 왔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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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사진을 찍으면서 느낀건데 요즘은 카메라가 참 촬영하기 편하게 잘 나오는 것 같다.. 전자식 뷰파인더 덕분에 자이로로 수평을 알려주는 가이드도 나오고 격자 기능도 당연히 있고.. LCD도 틸트가 되니 낮은 곳에서 사진 찍기도 완전 편하고.. 예전에는 격자 스크린도 몇만원씩 주고 샀었는데.. 참 좋은 세상이야~


이보 비치를 떠나면서 목타르에게 Pulau Weh Resort에 들려서 사진 좀 찍을 수 있냐고 물어봤다.. 원래는 숙박하는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는데 목타르가 자기 친구가 거기서 일을 해서 날 들여보내줄 수 있다고 자신있게 얘기를 한다.. 진짜 친구 덕에 들어갈 수 있는건지 그냥 생색을 내고 싶었던건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들어갔다!!!


유툽에서 사방에 대한 여행기를 찾아보다가 본 요 동영상 때문에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 하루 숙박비가 막 300불이 넘고 막 그래서 숙박은 꿈도 못꾸고 어케 사진이라도 좀 찍어보고 싶었기 때문에 목타르에게 물어본건데 운이 좋게도 올 수 있었던 것!!

https://youtu.be/--Um2KrJcqU?list=PLwcjq1e2uIuXIwWqpotRHTRIgILMwvBUH

3분 17초 정도부터 멋진 장면이 나온다.. 나중에 알게 된거지만 요 마이 트립 마이 어드밴처 채널은 여기서 꽤 유명하고 인니에 멋진 곳들을 소개해준다.. 인도네시아어로만 나오지만 뭐 경치 구경하는데 말이 뭐가 필요한가.. 화면만 보면 되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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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날씨가 저 동영상 때보다 흐리기도 했고 파도가 쎄서 생각보다 예쁜 사진은 못건지고 겨우 건진게 요거 하나라서 많이 아쉬웠다.. 힝.. ㅜㅜ


리조트를 떠나 드디어 도착한 킬로미터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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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서 보면 인도네시아의 가장 서쪽이 되시겠다.. 여기서 부터 인도네시아 시작이라는 의미로 킬로미터 제로라고 이름을 붙이고 기념 타워 같은 것도 만들고 있나보다.. 사실 만들고 있는건지 만들다가 포기한건지 공사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고 짓다 말은 부분들도 많이 낡아보이고 뭐 그랬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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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0 옆이 사람들이 기념 촬영을 많이 하는 곳인지 목타르가 나를 찍어주겠다고 가서 앉아보란다.. 그러고는 디게 정성껏 열심히 날 찍어줬다.. ㅋㅋㅋ 내가 나온 사진들은 흉칙해서 생략한다.. -_-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웨 섬보다 조금 더 왼쪽 위로 더 작은 섬이 있는데 거기에도 이거 비슷한게 있다고.. 그리고 아쩨에도 이런 비슷한게 있다고.. 뭐야 이게.. -_-


여기까지 보고 그냥 돌아가긴 좀 아쉬워서 목타르에게 다른데 소개해달라고 했더니 이름도 달콤한 Gua Sarang에 데려다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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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 마지막 사진이 언덕 위에서 본 뷰.. 시원하고 멋지구리하다.. 이 언덕을 한참 내려가서 거친 돌길을 한걸음 한걸음 조심해서 들어가면 첫번째 사진의 동굴 비슷한게 나온다.. 저 안에는 더이상 들어갈 수가 없고 그냥 여기까지 보는게 다인 듯.. 언덕 아래에 다이빙 샵이 있어서 스노클링 같은거 하겠다면 요 앞에서 놀 수 있을 것 같기는 했는데 난 그냥 여기까지만 보고 돌아왔다.. 물이 완전 맑고 파도도 잔잔해서 이쪽에서 스노클링을 해도 꽤나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목타르에게 왜 스노클링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냐고 물어봤더니 둘다 짧은 영어에 말이 안통해서 서로 눈만 깜빡깜빡..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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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만난 원숭이 한마리.. 딱 마주쳤을 때는 신기하고 반가워서 사진만 찍었는데 호텔로 돌아오는데 문득 "그런데 이 섬에 얘는 어떻게 온걸까?" 라는 의문이 생겼다.. 그러다가 이내 뭐 지가 알아서 왔겠지로 결론을.. 발리도 섬인데 원숭이가 그렇게 많은걸 보면 뭐 발리로 헤엄쳐가던 원숭이 떼 중에 한넘이 여기로 텔레포트라도 했겠지.. 밀봉된 지퍼백 안에 초파리가 텔레포트해서 들어가는 것처럼..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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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시간까지 살짝 시간이 남아 망고 쥬스를 또 마셔준다.. 여기 망고 쥬스는 정말 정말 진리다.. 틈 날때마다 마셔줘야 한다.. 이번 여행부터 나랑 같이 하게 된 X-T1도 한번 찍어줬다.. 예전 필름 카메라들처럼 생긴 외관에 반해서 어머 이 색히는 사야겠는걸 결심하고 질렀다.. ㄷㄷ 저녁 시간에는 프레디에게 킬로미터 제로 구경왔다고 역시나 하루 일과를 보고하고 프레디가 준비해준 저녁을 맛나게 먹었다..


방으로 돌아와서 넷플리스 보면서 웨 섬에서의 마지막 밤을 평화롭게 보내는가 싶었는데.. 긴급 사태가 하나 터졌다.. (지대넓얕의 김도인 목소리로)두둥..


다음날 아쩨로 돌아가는 배편을 목타르가 아침에 사서 날 픽업하러 호텔로 오기로 했었는데.. 처음에 얘기했던 그 시간에 배가 안뜬다는 것이다.. 응? -_-a 파도가 쎄서 패스트 보트는 다 캔슬됐고 웨 섬으로 들어올때 그 고생을 했던 슬로우 보트만 단 한편만 뜬다는 것이다.. 그것도 예정보다 더 늦은 시간에.. 파도가 좀 잔잔해질 때를 기다렸다가 뜰 예정이었나보다..


문제는 아쩨에서 자카르타로 돌아가는 비행기 시간에 맞출 수가 없었던 것.. 그래서 예약했던 비행기 표를 급히 취소하고(수수료.. ㅜㅜ) 가장 늦은 시간에 있는 비행기를 예약했는데 그래도 시간이 아슬아슬한 정도였다.. 이러다가 재수없이 이 마지막 비행기를 놓치면 아쩨에서 또 1박을 해야 하는 상황.. ㄷㄷㄷ


설마.. 올때 그렇게 많은 삽질을 했는데 갈 때는 무사히 갈 수 있겠지.. 제발.. 막 이런 생각을 하면서 꿀잠을 잤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없으니 잠이라도 잘 자야.. -_-a




목타르가 오기 전에 체크아웃을 했는데.. 3박 4일동안 먹고 자고한걸 다 합친게 160만 루피아 정도.. 15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배불리 먹고 잠도 잘 자고(꿉꿉하고 에어콘은 없었지만) 잘 지냈다..


그런데 목타르 이 양반이 또 시간 맞춰서 안오고!!! 쓸데없이 일찍와서!!!! 표를 사서 오겠다더니 그냥 오고!!!!!!! 항구에서 할 일도 없는데!!!!!!!!!!!! 여튼 항구에 잘 도착해서 슬로우 보트 1등석 표를 사고 한참을 기다렸다.. 하~안참을.. 그니깐 왜 이렇게 일찍 와서!!!!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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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면서 콜라도 한사발 마시고 멍때리고 있다가 그래도 시간이 남아서 좀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는데.. 왼쪽 기둥이 분명히 끊어져있다.. ㄷㄷㄷ 이거 이래도 되나 싶었...그리고 끊어진게 얘 말고 두어개 더 있었..


배 안에서는 역시 두시간동안 멀미 안나게 아무것도 안하고 의자에 가만히 앉아서 유치하기 짝이 없고 말도 안되는 엉성한 스토리에 완벽하게 옆집 아줌마 아저씨처럼 생긴 푸근한 배우들이 나오는 코믹 드라마를 보며 아쩨에 도착을 했다..


오래되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아마 비행기 시간까지 1시간 30분 정도 남게 도착했던것 같다.. 미리 목타르를 통해 목타르를 소개해줬던 안톤을 아쩨 항구에 대기를 시켜뒀다.. 항구에서 공항까지는 차로 약 40분 정도.. 길이라도 막힌다면 끝!!! 무조건 아쩨 1박 추가!!!


안톤이 속도를 내야 한다면서 베짝 위에 있는 커버를 접어 치운다.. 그래.. 이제 공항을 향해 열심히 달릴 일만 남았다.. 드디어 출발!!!!!


그런데.. 흠.. 느려.. 응? 속도가 내 맘 같지 않고 느려.. 내 마음은 적어도 70~80키로로 달리고 싶은데.. 목타르 베짝보다 더 느려.. 중간에 두어번 시동 꺼지던 목타르 오토바이보다 성능이 더 떨어진다고.. 아.. 이럴줄 알았으면 커피샵에서 호텔까지 태워다줬던 인스타그램 맞팔먹은 그 청년에게 부탁을 할걸.. 이런 후회도 하고 구글맵 보면서 얼마나 남았는지 남은 시간은 얼마인지 계속 확인하면서 가는데.. 느려.. ㅜㅜ


정말 정말 다행스럽게도 길은 1도 안막히고 안톤이 적당히 신호도 어겨가면서(전혀 위험하지 않은 그런 곳들에서만) 부지런히(느리지만 -_-) 달려줘서 40여분을 남기고 무사히 공항에 도착을 했다..

마음이 급하고 여유가 없어서 공항가는 길에 봤던 독특한 건축 양식을 자랑하는 아쩨의 집들을 한장도 못찍은게 좀 아쉽기는 하지만, 점심도 못먹고 또 역시 뭔가 먹을 시간은 1도 없지만, 어쨌든 무사히 도착해서 체크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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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쩨가 줏어 듣기로는 이슬람교가 인도네시아에서도 특히 강세인 곳이고 유럽이나 중동지역하고 가장 가까워서 그런지 공항도 다른 인니 공항들하고는 달리 특이하게 생겼다.. 그나마 요거라도 하나 찍었다.. ㅎㅎ


돌아오는 비행기는 직항이 없어서 메단이라는 동네에 들려서 자카르타행 비행기로 갈아타는 루트.. 젤 아래 사진에서 오른쪽 비행기를 타고 와서 왼쪽 비행기로 갈아타면 되는 것.. 사실 중간에 갈아타면서 대기시간이 1시간 정도 남아서 공항 안에서 뭔가 사먹고 비행기를 타려고 했는데 타고온 비행기에서 내려서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서 공항으로 걸어가는데 바로 다음 비행기를 타라고 공항 직원이 안내해줬다.. 나는 속으로 아직 시간도 많이 남았는데 그냥 무시하고 공항가서 뭘 좀 먹고 올까 싶다가, 하도 우여곡절이 많았던 여행이라 그냥 시키는 대로 하자 싶어서 비행기를 바로 탔다.. 뭐 비행기에서 뭘 좀 사먹어도 되니까..


그런데.. 원래 대기시간이 1시간이 좀 넘게 있는데 왠지 비행기가 금방 출발할 것 같은 분위기다.. 어라.. 분명히 자카르타행 확인하고 탔고.. 내 비행기표랑 편명도 동일한거 확실하게 확인했는데 이게 뭔일이래.. 뭐 일찍 가면 좋기는 한데.. 이거 뭐지? 하며 비행기 표를 자세히 봤는데.. 내가 예약했던 비행기편이 아니었다.. 다시한번 두둥..


어찌된 일인가하면.. 아쩨에서 메단까지 가는 막 비행기를 예약하고, 메단에서 자카르타로 갈아타는데 가능한 비행기가 두대가 있었다.. 하나는 간격이 20분 30분 정도밖에 안돼서 가뜩이나 딜레이도 잦은 인니 국내선인데 확실하게 하자 싶어서 간격이 1시간 좀 넘는 비행기로 예약을 했었는데.. 아쩨에서 체크인을 할 때, 공항 직원이 실수로 20~30분 간격의 그 비행기로 티켓팅을 해준것.. 만약에 밥 먹겠다고 공항으로 나갔으면 비행기 놓쳐서 비행기표 다시 사거나 메단에서 1박했을 뻔.. ㄷㄷㄷ


아.. 진짜 뭐 이런 시작부터 끝까지 해프닝이 끊이질 않는 여행인지.. 참.. 스펙타클했다.. 이게 글로 적으니까 뭐야 이게 싶을 수도 있는데.. 직접 겪어보면 식은 땀 여러번 흘리게 된다.. ㅎㅎㅎ


정말 멋지고 물가도 싼 동네기는 한데.. 오고 가는게 좀 고생스러워서 여길 또 올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던 여행이었다.. 좀 길게 여유있게 간다면 또 가보고 싶기는 하다.. ㅎㅎ 근데 다른데 좋은데도 또 많아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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