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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성 Jul 01. 2020

당신은 사실 그 누구보다도 유행에 민감한 사람이다

FOMO

*FOMO (Fear Of Missing Out) : 뒤처지거나 다수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FOMO라는 단어는 우리나라에서는 따로 단어로써 정의되지는 않지만 흔히 '유행을 맹목적으로 따라가지 말라', '남들의 속도와 비교하지 말라' 따위의 다양한 문장들로 대체되어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는 강연 주제가 되곤 한다.

나는 그 단어를 들었을 때 처음 떠오른 것이 주식과 비트코인 정도였고, 그리고 모든 종류의 유행이었다. 모든 시장에서는 가파른 가치 상승을 동반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곳이 계속해서 생기기 마련이고, 언제 꺼질지도 모르는 그 조명을 맹신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 왔기에 나는 그런 짤막한 흐름에 왔다 갔다 편승하는 이들을 떠올리며 FOMO라는 단어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생각을 마치고 고작 5분 후, 나는 유행을 졸졸 따라가지는 않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FOMO에 벌벌 떠는 사람이었음을 깨달았다. 충분한 이유도 없이 열심히 공부하던 내 고등학생 시절과, 목표 하나 없이 경영학을 전공한 대학생 시절, 그리고 마냥 많은 월급이 받고 싶어 시작한 발자국 하나 남지 않는 취업 준비까지. 내 삶의 모든 결정은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딱히 잘하는 거 없으면~' 등으로 시작하는 암묵적으로 짜여진 한국 사회의 알고리즘에 갇혀 살고 있다는 생각을 부정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좋아하는 일에 깊은 생각 없이 몸을 던지는 것은 날카로운 돌멩이들이 잠겨 있는 얕은 강물에 다이빙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발 한쪽 담가보는 것은 여전히 필요하다. 적어도 FOMO의 전형적인 예시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여러 곳에 발을 담가봐야 할 것이다. 나도 모르는 어느 순간에 또 남들 따라 살아놓고는, FOMO를 외치는 강연에 고개를 끄덕이는 바보가 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에어팟을 사지 않았고, 마라탕을 먹어보지 않았으며, 삼성전자 주식을 사지 않은 누군가도 사실은 그 누구보다 사회가 요구하는 유행에 쫓기며 공허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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