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황 간략 정리.
1~2개월 전부터 시황 관련 글에서 우려하였듯 지금 전 세계 증시는 결국 큰 혼돈에 빠지고 말았다. 나스닥의 근간이 되는 7대 빅 테크 기업의 추락, 중국 봉쇄로 인한 상하이/항셍 추락, 미국 증시를 쫓아가는 코스피/코스닥 역시 추락. 관망 또는 분할 매도로 접근한 투자자가 아니라면 목이 메일 정도로 답답한 장이다.
현재의 상황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3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상승시키며 미국의 기준금리는 1%가 되었다. 우리나라 또한 마찬가지, 기준금리는 1.5%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던 것이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월 기준 8.5%, 목표 물가지수를 감안하면 초인플레이션 상황이다.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금리를 올려 경기를 진정시켜야 하는 상황. 그러나 이미 경기는 진정되어있다는 것이 문제다. 다시 말해, 고용과 소비 등 실물 지표는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물가가 오르니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최악의 경우의 수가 떠올랐다. FED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중앙은행이란 원래 물가 안정이 최우선 목표다. 예전 FED 의장인 '폴 볼커'가 불현듯 떠오르게 된다. 폴 볼커는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20% 가까이까지 상승시키며 여기저기에 곡소리를 만든 장본인이다. 그러나 폴 볼커의 결정은 장기적으로 달러 가치를 지켜냈다는 점에서 그리 나쁜 평가만을 받지는 않고 있다.
현재 FED 의장인 '제롬 파월' 역시 폴 볼커만큼은 아니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입장이 강경한 상태다. 아니, 그의 입장에서는 말이라도 강경하게 해야 하는 상태다. 물가가 올라 안 그래도 먹고살기 힘든데,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임금까지 문제가 떨어지니,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따로 없다. 이에 따라 제롬 파월 역시 6월 FOMC 회의에서 빅 스텝(0.5%p 상승) 혹은 자이언트 스텝(0.75%p 상승)까지도 고려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기준금리가 어디까지 오를지 알 수 없는 것이 요점이다. 불확실성만큼 증시에 혼란을 가져오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2%까지 맞출 것인지, 3%까지 고려할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이에 따라 공포 분위기가 형성된 증시는 바닥을 향하고 있다.
더불어, 중국 봉쇄로 인한 무역수지 이슈, 러시아발 전쟁 악재 미해소, 원자재 가격 급등 등의 여전한 매크로 악재는 여전하다. 증시가 제대로 된 반등을 하려야 반등을 할 명목이 없는 상태인 것이다.
오늘(11일) 미국의 4월 CPI가 발표될 텐데, 개인적으로는 7% 후반 또는 8% 초반, 즉 3월 CPI보다는 약소하게나마 진정된 수치가 발표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렇다고 해도 인플레이션 악재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경계를 늦출 수 없다. 물가지수가 Peak-out(고점을 형성하고 다시 내려오는 형태)을 보인다고 해도 아직 물가지수가 매우 높은 상태임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누가 뭐래도 관망, 관망이다. 포지션이 있다면 오늘과 같은 기술적 반등을 노려 분할 매도를 하는 것이 낫다. 항상 언급하지만, 나중에 더 높은 가격에 재매수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리스크 관리는 해야 한다. 코스피 바닥이 2,500인지, 2,200인지, 2,000인지 누구도 감히 예측할 수 없는 형국이다.
그나마 최근 같은 정도의 증시 폭락이 있기 전만 해도 '조금 기다렸다가 코스피가 몇 포인트 이상에서 고원을 그릴 때 진입해보아라' 정도로 권할 수는 있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유효한 전략이 아니다.
그 어느 때보다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시기임을 명심하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