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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성 Jul 30. 2020

브런치 조회수가 급증했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한 달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18개의 글을 발행했으니, 약 1.7일마다 글을 발행한 셈이다.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나에게 새로운 도전 과제를 부여하기 위함이었다. 백수가 되었고, 취업은 잘 되지 않고, 모든 일들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나에게 필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 성취'였기 때문이다.


이것은 나의 전 글인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의 공통점?>에서 주제로 다룬 '외적 동기'와 일맥상통한다. 나는 그 글에서 '아무리 열정(*내적 동기)이 커도 눈에 보이는 결과가 없으면 지속성을 잃기 십상이므로, 외적 동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직접 찾아다녀야 한다'고 했었다. 그 글은 브런치에서 서툰 글들을 써 내려가고 있는 나의 모습에서 그 글감을 찾은 것이다.


내가 글쓰기라는 도전에서 그러한 성취를 찾아다니기 위해 고려한 것이 바로 브런치의 조회수였다. 나는 이것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크기의 영향력을 주었나'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로 삼았다. 일부 작가들이 이 조회수의 오류를 지적하며 그 무의미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하지만, 내가 쓰기 싫은 주제를 억지로 쓰는 것만 아니라면 여전히 어느 정도 유의미한 지표라고 생각한다.


한편 그러한 정량적인 수치에 신경을 쓰는 만큼, 실망은 뒤따를 수밖에 없다. 글을 발행해도 조회수가 세 자리가 되는 것도 보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나의 글들은 심리와 인문학적인 부분을 많이 담고 있고, 더군다나 특별한 전문성이나 필력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높은 조회수를 기대하기란 힘들었다. 브런치 작가가 되자마자 본인의 글이 메인 페이지에 올라와서 처음부터 상당한 조회수를 얻는 작가들도 꽤 있기 때문에, 괜히 비교 대상이 되며 주눅이 들곤 했다.


그런데 나도 마침내 다음(Daum) 메인에 올라와 구경도 못 해본 높은 조회수를 구경할 수 있었다.




최근 들어 '슬슬 조회수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아야 하나' 싶었는데, 덕분에 굉장히 많은 독자들이 나의 글을 읽어주었다. 발행만 했다 하면 메인에 걸리는 작가들도 있어 민망하지만, 나에게는 꽤 큰 의미가 있다. 나의 글이 못 봐줄 정도로 초라하지는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를 확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권위 있는 학자는 아니지만, 평생을 사색 속에 살며 쌓아온 나의 생각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그것을 사람들이 받아들이며 그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 과분한 보람이다. 통계에 찍힌 높은 숫자 자체가 아닌,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읽고 고개를 끄덕여주었을 거란 생각에, 마치 '계속 글을 써도 된다'는 허락과 인정을 받은 듯했다.


당분간은 훨씬 편한 마음으로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하는 거 맞나' 하는 의심을 잠시는 서랍에 넣어놓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 한동안 또 낮은 조회수를 봐야 하는 것은 똑같지만, 이제는 적어도 고민 없이 키보드를 두드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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