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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성 Apr 10. 2022

실패를 추천합니다

인생은 '나비 효과'의 연속이다.


 항상 실패란 꺼림칙하고 두려운 존재였다. 피할 수 없다는 것은 경험상 잘 알지만 가능하다면 최소한으로 겪고 싶은. 때로는 희박한 가능성의 실패에, 또는 다가오지도 않을 실패에 밤잠을 설친 때도 많았다. 심지어 어디선가 좋은 결과를 얻은 행운의 순간에도, 언젠가 다가올 실패를 먼저 걱정하기도 했다. 인생은 롤러코스터라 했으니.


 시간 '투자쟁이' 살아온 나는 당연하게도 투자에  실패를 겪은 적이 있다. 청춘을 바쳐 모은 모두 증발되어 나의 피땀이 부정되는 순간이었다. 그때 머리를 감싸고 되뇌었다. '투자에 대해 모르던 순간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인터스텔라처럼 과거의 나에게 "STAY" 외칠  있다면.'


물론 인터스텔라의 '쿠퍼'처럼 "STAY"를 외치지는 못했다. 그렇게 실패의 순간을 지나와 세월이 흘렀다. 투자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거기서 어째 어째 쌓아 올린 지식을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마지못해서 반, 의도적으로 반, 증권사 입사를 준비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운이 좋게도 대형 증권사에 잠시 몸을 담그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나 어디 다녀.'라고 말할 수 있을 법했다. 그때 사람들에게 나의 취직 소식을 자랑하며 다시 생각했다. '그때 투자하기 전으로 돌아갔으면 큰일 날 뻔했네.'


증권사에서 퇴사한 지금도 내 '투자 실패' 경험에 대한 만족도는 최상이다. 브런치에 경제 칼럼을 올리며, 또 다른 증권업계로의 취직을 준비하며 설레는 하루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만족스러운 실패. 참으로 역설적인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역설적인 표현만이 나의 실패 경험을 설명하는 유일한 길이다.


나는 인생이 나비 효과의 연속이라고 생각한다. 90분 축구 경기에서 아주 사소한 패스 하나가 우연히 골로 이어지며 경기의 판도를 뒤집듯, 인생도 그렇다. 나의 모든 결정이, 또 그로 인한 모든 실패가, 우리의 인생 판도를 뒤집는다. 이 말은 다시 말해, 우리가 실패를 했어야만 하는 순간들이 분명 존재하며, 오히려 성공으로 인해 인생이 내리막길을 걷게 될 수 있다는 모순을 설명한다.


진부한 문장으로 결론 맺자면, 실패와 포기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 반대로 성공 한 번에 안심하지 말라는 것. 실패를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일깨움'이다. '보완의 기회'다. '스프링'이다. 두려움이 앞서 결정과 행동을 일삼지 못함으로 날개를 미처 펴보지도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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