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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시맘 May 18. 2024

외로움이 뭘까?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은 이 세상에 나 하나뿐.

해외살이 30년 차.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처음으로 생각해 본다. 외로움을 전혀 느낀 적이 없어서 “혼자 외롭지 않아?”라는 질문을 받으면 외로움이란 감정이 뭔지 정의가 잘 안 된다.


혼자 있는 것이 외로운 것인가?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외롭다는 증거인가?

도대체 외롭다는 감정이 뭘까?

난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어떻게 정의 내릴 수 있을까?


결혼 전까지는 난 늘 혼자였다. 혼자라는 것을 불편해하지도 이상하다고 느끼지도 않았다.


난 언제나 어디에서나 혼자였기에.


어린 나이에 혼자 유학 와서 혼자서 살아남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했다. 의사소통이 안 되니까 자연스럽게 혼자만의 시간이 많아졌다. 혼자 보내는 시간에는 언어와의 싸움, 나 자신과 싸우느라 우울한 틈도 없었고 단지, 여기서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뿐.


유학 초기에는 내 옆에 아무도 없는 것은 기정사실, 혼자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그래서 외롭다는 느낌은 안 들었다. 항상 뭔가에 쫓기면서 바쁘게 살았기에 외로움을 느낄 시간조차 나에게는 허용되지 않았다.


혼자였던 내 유학 시절에 다른 언어와 문화에 적응이 되게 시작하면서 친구가 생겼다. 친구들과 우정을 키우고 나의 아픔도 슬픔도 나눌 수 있어서 외로움이 적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나에게도 가족이 생기고 가족과의 시간 그리고 나의 일상으로 항상 바빠서 외로움이 나를 찾아올 틈새조차 만들어 놓지도 않았다.


아마 이 외로움이 나를 벌써 여러 번 찾아왔을지도 모르겠다.

그때마다 내가 문전박대했을지도 아니면 찾아온 줄도 모르고 이미 자동으로 내 마음의 문을 걸어 잠가놓았을지도. 외로움이 신호를 보내면  예방 차원으로 찾아오지 못하게 시간을 쪼개서 더 정신없이 살았을지도.


바쁜 하루를 보내고 난 후 간신히 나에게 주어진 몇 분의 고요한 시간. 이 조용한 내 마음의 공허함이 외로움일까?


난 외로움을 알고 싶지 않다. 남들이 내가 혼자여서 외로워 보인다고 해도 난 상관없다.


난 나와의 시간이 너무나 좋다.
나를 찾아가는 시간, 나를 위로하는 시간 그리고 나와 대화하는 시간.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은 이 세상에 나 하나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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