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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시맘 Jun 13. 2024

왜 난 아등바등하면서 사는 걸까?

나는 마음이 허전하고 혼란스러울 때 집 근처에 있는 공원묘지를 찾아온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 자꾸 우울증과 향수병이 내 마음의 문을 노크한다. 모든 일이 자꾸 어긋나는 거 같은 느낌. 마음의 안정이 필요하다.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고요한 장소가 필요하다.


공원묘지에 들어서면 우선 오래된 나무들이 나를 맞이한다. 많은 묘지는 이미 몇백 년 된 것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묻히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별을 맞이했다. 많은 이들이 방문하고 슬픔과 위로를 받았던 장소. 모르는 사람들의 묘비 앞을 지나갈 때마다 삶이 뭔지 죽음이 뭔지 생각을 하게 된다. 이곳에서 나의 불안함과 고민은 하찮은 것들이 되어버린다.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해본 적이 거의 없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는 죽음이란 게 뭔지 감도 안 왔고 나와는 아주 멀리 떨어진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삶과 죽음에 대한 내 생각이 바뀌는 중이다.


우리는 태어났을 때 이미 죽어야 할 운명을 갖고 누구나 태어난다. 나에게도 죽음의 시간이 찾아올 것이고 나에게도 죽음을 통한 이별의 고통과 슬픔을 받아 들어야 날도 올 것이다. 결코 죽음은 어떤 형태로든 내 주변에 서성거리고 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 번만 살아갈 인생. 나에게 주어진 딱 한 번의 기회. 이 소중한 인생에 뭐라도 남기고 가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 다른 한편으로는 어차피 누구나 맞아야 할 죽음 앞에서 왜 나는 안간힘을 다해 사는지. 하루하루 더 나은 인생을 만들려고 매일 안간힘 쓰면서 노력하는 날 보며 가끔은 내가 안쓰럽기도 하다.


이 세상을 떠날 때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가 없다. 그런데도 나는 무언가를 소유하려고 집착한다. 돈을 더 벌기 위해 더 노력을 하고 더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 우리 아이에게 그런 편안한 삶은 주고 가려고 한다.


너무나 지치고 끝도 없는 나와의 싸움.


어떤 날은 아무것도 안 하고 숨만 쉬고 싶을 때도 많고 다른 날은 그래도 더 나은 오늘을 살고 싶어서 힘든 몸을 일으키고 또 앞으로 나간다. 그런 날 보면서 질문을 던진다.


왜 난 아등바등하면서 사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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