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제 뭘 해야 하는 걸까?
이제 꼬박꼬박 통장에 들어왔던 월급이 없어진다.
월급이 없다고 하니 갑자기 소비할 수가 없다. 돈이 없으니 무슨 소비를 할 수 없는데 당연한데 왜 무기력감에 빠지는 것 같다.
내 삶의 재미가 하나 없어진 거 같다.
나의 행복, 나의 소중한 소비의 시간.
소비의 요정에서 절약의 요정으로 변신 준비 완료.
근데 변신할 옷이 없네. 변신하기 전에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거 아닐까?
변신을 위해 절약 요정의 옷부터 구매해야지 하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는 중. 그 와중에 집 정리, 청소까지 내 몫이 돼버린 지금 인터넷에서 청소 도구들을 열심히 검색 중이다.
난 정말 구제 불능인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소비를 할 수 없다고 하니 불안한 마음이 자꾸 들고, 뭔가를 계속 구매하고 싶고, 필요 없는 물건들, 이미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이상한 이유를 만들어 장바구니에 담는 날 발견했다.
어떤 계기로 사람이 금방 바꾸기는 힘들구나.
그동안의 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꾼다는 것은 역시, 불가능하다고 느낀다.
올해 1월에 쓴 일기를 보면서 내 소비 습관은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다. 1월 1일의 새해 목표 하나가
‘필요한 소비’, ‘온라인 쇼핑 금지’.
불행하게도 그 목표는 전혀 이루지 못하고 내년에 다시 시도해봐야 한다. 아니, 지금 당장 실행해야 한다. 이제는 마음가짐이 다르니 목표를 잘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사지 말라고 하니 더 사고 싶어지는 이 심리는 뭔지. 머릿속이 새하얘진다.
지금까지 내가 해온 감정적인 소비와 이별하고 이성적인 소비, 합리적인 소비와의 만남을 추진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