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 있습니다.

출근하면 루틴하게 하는 일들이 있다.

따뜻한 커피를 한잔 가져다 놓는다. 어제자 지표를 본다. 스프린트 대시보드를 조회한다. 티켓을 점검한다. 주요 회의 스케쥴을 숙지하고, 준비한 사전 자료 및 스크립트가 이상 없는지 확인한다. 쌓여있는 이메일을 확인한다. 오늘 처리해야 할 일 리스트를 조용히 읽어본다. 

하루 일과가 어떻게 흘러갈지 미리 그려보고, 뇌를 깨운다.

아침 일찍이라 누구도 방해하는 사람이 없어서 좋다. 차분하게 정신을 가다듬는다.

오늘따라 커피향이 고소하다.

@othmarberger

띠링.

그런데, 이 시간에 메신저가 들어온다.

응 누구지? 이렇게 일찍.

얼마전 신규 입사한 주니어 개발자 분이다.

최근 스프린트에 합류하셨는데, 열심히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고, 늘 밝게 웃으며 업무에 임하는 모습이 주변에 좋은 영향을 준다. 적응 및 온보딩을 위해 작은 티켓 하나를 어싸인해드린 상황.

질문이 있습니다.

궁금한게 있다며, 물어보고 싶다고 하신다.

무엇이냐고 했더니, 스프린트 관련 문의란다.

티켓 관리와 스토리 포인트 분배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성심성의껏 답해드렸다.

도움이 될만한 위키와 기록 문서도 같이 제공해 드렸다.

대화를 마친 후,

곰곰히 생각해봤다. 

혹시 내 답변에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 

내 태도는 적절했는지, 

텍스트로 전달한 내 말투에 혹시 모를 차가움은 없었는지 등

그리고 기분이 좋아졌다.

나는 이럴 때마다 기분이 좋다.

저 분의 성장에 대한 간절한 염원과 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나라도 더 흡수해, 본인의 것으로 만들고, 성과를 내기 위한 저 분의 소망이 나에게 자극을 주었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는 한 인터뷰에서 '사회초년생들에게 해 줄 이야기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내 주변의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나는 주변 분들이 멋지게 성장하도록 도와드리고 싶다.

단순히 일터에서 만난 동료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가족,친구,동료,선후배 등 내 주변에 계신 단 한 분이라도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 내 노력의 의미는 충분하다.

인생의 가치는 그걸로 보상 받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