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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 Jan 29. 2023

가까이 앉아 귓속말로 전해주는 이야기 11

저축


모두 가까이 앉아 서로의 온기를 느껴보자.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다.


저축.

현재의 만족을 일부 포기하여 앞날의 행복을 보장하는 방식.

추운 겨울을 대비해 창고에 곡식을 아껴 저장해놓듯,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저축을 얼마나 해야하는지, 미래의 나를 위해 얼만큼이나 현재의 나를 포기해야 하는지.

아직도 고민이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건, 그런 고민을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격차는 점점 크게 벌어진다는 것이다.

하고싶은 것을 모두 하며 가산을 시나브로 탕진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나의 가치관과는 거리가 멀더라.

나는 저축을 열심히 했다. 결혼 전에는 수입의 80% 이상을 모두 저축했다.

그 돈을 기반으로 결혼도 하고 보금자리도 마련할 수 있었다.

이건 아무래도 내 성격과 연관이 있다. 저축을 꾸준히 하면서 얻는 안정감은 내가 더욱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렇게 계속 하면 얼마 후에 어느 정도의 금액을 모을 수 있다는 목적과 방향이 명확해서 좋았다. 나는 불안하면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물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너무 현실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우리의 인생은 소중하며, 또 생각보다 짧기 때문이다.

돈에 인색하게 굴며 좋은 음식,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포기하지 마라.


정갈한 음식을 먹고,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들으며,

책도 사 읽고,

같이 있으면 행복해지는 사람들과 차를 마시자.


그건 또 다른 투자이기도 하다.

그 행복으로 당신의 몸과 마음을 충전하고 향상시킬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투자는 없다.


단, 항상 미래를 대비하는 마음가짐을 갖자.

그게 가장 중요하다.

늘 염두에 두는거지.


그리고 투자를 무시하지 말자.

나는 '저금'만 했던 것을 지금 후회하고 있다. 그 때 조금 더 '주식' 이나 '부동산'에 대한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며 투자했더라면 하는 후회다. 그랬으면 조금 더 나은 결과를 내지 않았을까 한다.(물론 어디까지나 추측이다) 그러니, 단순한 적금 등에만 올인하지 말고, 부동산/주식 등 금융상품에도 늘 관심을 갖자.


하지만, 나는 투자에 관심이 있을 뿐이지, 도박은 극도로 싫어한다.

도박만큼 인생을 무의미하게 보내는 행위도 없다고 본다. 그건 중독이다.

예를 들어보자.

최근에 관심을 가진 주식 투자에도 '도박을 피하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했다.

나는 원칙을 세우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야 결정 과정이 심플하고 빠르며, 그 결과에 후회하지 않게 된다.

매번 이랬다 저랬다 하면 후회하는 인생을 살 뿐이다. 내 원칙은 아주 간단하다.


나는 개별 주식의 미래가치를 예측할 능력이 없다.


간단하다. 내가 무지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나는 주식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

아무리 차트를 보고, 뉴스를 확인하며 공부해도, 전업으로 이 일을 하는 사람들의 능력과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 그리고 주식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예측되지' 않을테지. 물론, 회사를 관두고 책을 1,000권쯤 읽고 고도의 수련을 10년 이상 한다면 '혹시' 모르겠다만 그러고 싶지는 않다. 그런 상황에 빚을 내어 주식 투자를 한다? 그건 자살 행위와 같다. 잘 모르는 상품에 빚을 내고, 돈을 넣다니. 그보다 더 멍청한 짓은 없을테지. 나는 내가 잘 하는 일을 계속 하고 싶다. 무지한 내가 할 수 있는 주식 주자의 방법은 지금 아들과 같이 하고 있는 바로 그 방식이다. (앞으로도 아들과 같이 공부하며 '적당히' 재미있게 투자해 보고 싶다)


'나는 개별 주식의 미래를 예측할 능력이 없다.' 라는 원칙이 말하는 바는 이렇다.

'주먹구구식으로 접근하는 부동산/주식은 모두 도박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5년쯤 전이었나? '코인' 열풍이 불었던 적이 있었다. 내 주변 많은 사람들이 가상화폐를 사들였다. 단순히 '오를 것이다'라는 예상을 하고, 지금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는 막연한 불안함에 불나방처럼 뛰어들긴 싫었다. 그 이후 가상화폐는 오르내림을 반복했다. 당시 큰 돈을 투자했던 지인들은 모두 어떻게 되었을까. 아무래도, 내가 이해하기 어려운 세상으로 보인다. 앞으로 코인과 비슷한 어떤 상황이 다시 벌어질까. 누가 예측할 수 있을까. 나는 모르는 것에는 함부로 인생을 걸지 않는다.



우리를 곤경에 빠지게 만드는 것은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라,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

- 마크 트웨인


당시에 가상화폐를 구입하지 않았다. 왜냐면 '잘 몰랐기 때문'이다. 잘 모르는 대상에 섣불리 덤벼들지 않는다. 기본 원칙인 ‘나는 잘 모른다.' 를 지켰다. 이는 워렌 버핏의 원칙과도 일맥상통하는데, 그는 "나는 잘 아는 기업에만 투자한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지난 2022년 코로나로 인해 3년만에 열린 버크셔 헤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워렌 버핏은 "전 세계의 비트코인을 25달러에 살 수 있다고 해도, 나는 구매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 말했다.

늘 후회하지 않을 수 있도록 자신만의 원칙을 세워서 지켜보자. 이 규칙은 투자뿐만 아니라 인생의 모든 일에 접목할 수 있다. 원칙은 후회하지 않을 결정을 내리기 위해 존재하는 거니까.


자산을 지키며(잃지 않는게 가장 중요하다) 투자할 수 있는 안목과 능력을 기르기 위해 꾸준히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자.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부족하거나, 만날 기회가 없다면 내가 이야기했듯, 우리에겐 '책' 이라는 소중한 스승이 있다. 원칙을 세울 때, 워렌 버핏의 책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 책들은 내 성향과 일치하는 조언과 가이드를 해 주었다.


자신의 성향을 잘 아는 상태에서 비로소 좋은 투자 방향을 찾을 수 있다. '저축' 주제에서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 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나를 아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


'경제적 독립'을 위해 지금도 저축하고 투자한다.

내가 생각하는 '경제적 독립'은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행복하고 재미있는 일들을 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

당신이 저축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그 목적을 잘 고민해 보자.

나는 무엇을 위해 현재의 즐거움을 일정 부분 포기하고 저축하고 투자하는가. 

그 목적이 합당하고 명확하다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공부하고 고민할테지. 그게 바로 동기부여니까. 동기부여만큼 강력한 동력은 없다.


저금, 연금, 주식, 부동산 등 어떤 주제에 얼마의 비중으로 투자해야 할지 나는 전혀 모른다.

나는 아예 그 방면에 문외한이다.

나는 아는 것이 없다.


소비를 적절하게 통제하자. 그리고 저축하자.

자신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나에게 맞는 방식의 투자를 하되,

본업에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균형을 유지하자.

그리고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고민하고 공부하자.

그러다보면 미래에 대한 그림이 그려지고, 그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갈 수 있다.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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