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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앉아 귓속말로 전해주는 이야기 20

당신을 소중히 대하는 사람을 만나라

by 이서


인생은 짧다.

당신을 소중히 대하는 사람을 만나라.


몇 가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Clearing Winter Storm, Yosemite National Park,” by Ansel Adams, about 1937


연락했을 때, 답변이 오는 속도나 뉘앙스를 보라

요새 나의 가장 중요한 가치이자 지표다. 전화, 문자, 카카오톡 등 모두 마찬가지다. 답이 없거나, 늦거나, 건성이거나 하는 사람은 당신을 그 정도로 대하는 것이다. 휴대폰을 놓고 다니는 인간은 흔치 않으며, 업무적으로도 항상 확인할 가능성이 높다. 인간은 늘 손에 휴대폰을 쥐고 있다. 요새처럼 모바일로 업무를 보는 시대에는 더더욱. 그런 사람이 '당신에게만'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유는 딱 하나. '당신한텐 그래도 되니까.' 그뿐이다.


굳이 그런 사람에게 에너지를 쏟을 필요는 없다. 이건 단톡방에서도 마찬가지다. 유독 답이 느리고, 건성으로 대답한다거나 할 경우, 그는 그 모임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종종 이렇게 변명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휴대폰 잘 안보잖아. 그래서 모아뒀다 한 번에 답해.' 말도 안 된다. 하루 종일 유튜브에 쇼츠에 릴스를 달고 사는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이런 사람들이 정말 중요하고 소중한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행동할까? 금전이 오가는 상황에서도? 연인에게도? 100이면 100, 자신의 이익에 맞춰 행동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 '왜 답이 늦냐'라고 묻지 마라. 그럴 필요 없다.

그에게 당신은 그런 사람일 뿐이다.


만나서 대화하는 태도를 보라

당신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때 상대방의 태도를 보라. 휴대폰을 손에 잡고 계속 들여다보진 않는가. 당신의 말끝마다 무시하고 비웃진 않는가. 당신의 행복에 축하하지 않고 비하하고 폄하하는가. 그 사람과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어쩐지 불편하고 답답하다면 그는 당신을 진짜 친구로 생각하고 있지 않는 것이다. 당신의 무의식이 이미 그걸 알고 '쎄하다는' 경고 알람을 울리는 것이다.


당신과 대화하는 상대방의 모든 것을 유심히 관찰하라. 당신을 무시하고, 하찮게 대한다면 굳이 소중한 시간을 내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 그 시간에 당신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만나 대화하고 교류하라.


당신이 베풀었을 때 돌아오는 내용을 보라

누군가의 성정을 알아보고 싶다면, '무조건 잘해주라'라고 지난 글에서 이야기했었다. 일단 잘해주고, 반응을 살피라. 만 원짜리 밥을 샀다고, 그대로 만원을 되갚는지 쩨쩨하게 확인하라는 것이 아니다. 그런 식으로 살다간 피곤해서 제명에 돌아가기 힘들다. 당신의 호의를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라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충분히 친절하게 최선을 다해 돕고 베풀라. 그리고 그 이후 그의 태도를 보면, 그가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신경을 쓰는지, 보답하려고 하는지.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기버giver와 테이커taker. 물론 매처matcher라는 중간자 적인 태도도 있지만, 결국 미세하게나마 한쪽으로 기울게 되어있다. 당신 옆에 있는 사람이 이기적이고 파괴적인 테이커taker 인지 반드시 확인해 보라.


다시 말하지만, 베푼 그대로 돌려받길 원하라는 말이 아니다. 나를 소중히 생각해 대하는지 보기엔, 오고 가는 마음만큼 확실한 건 없다. 테이커taker들은 동물처럼 당신에게 뺏어가기만 할 것이다. 확인했다면, 반드시 거리를 두라. 상대방이 모르게 손절하라.




위와 같은 여러 이유들과 더불어, 당신에게 지속적으로 피해를 주고 착취하는 관계라면 얼른 정리하는 편이 당신에게 좋다. 이 세상에는 80억 명이 넘는 인간이 살고 있다. 그중에 당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반드시 있고, 그런 사람을 찾아 친구가 되어 행복을 느끼기에도 인생은 매우 매우 짧다.


그러니 명심하라.


당신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을 만나라.

많이도 필요 없다. 한두 명이면 당신 인생에 충분하다.


운이 좋아 그런 친구를 이미 얻었는가?

그렇다면, 당신도 똑같이 그를 소중히 대해주라.


그러면 적어도 불행하고 비참한 인생을 살지는 않을 것이다.


당신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을 만나라.

오직 그것 뿐이다.



이서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에세이스트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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