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더운 날엔 삼계탕을 먹어야 하는데, 어디가 좋을까.
삼계탕 하면 ‘토속촌‘이지. 1983년부터 영업한 삼계탕 노포. 이곳은 나에겐 정답과도 같다.
오랜만에 ‘토속촌삼계탕’을 찾았다.
거대한 기와집. 여긴 정말 크고 넓은데, 일단 입구로 입장하면 정원 같은 데가 있다. 거기서부터 긴 회랑을 따라 걸어 들어가면 좌우에 좌석이 있는 방들이 곳곳에 있다.
나는 한참 걸어서 이곳, 작은 정원까지 왔다.
여기에 자리를 안내받았다. 늦은 시간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삼계탕을 즐기고 있다. 글로벌한 인기 식당인 만큼, 확실히 외국인들이 많다.
자리에 앉으면 바로 물과 기본찬이 세팅된다.
나왔다.
이 국물이 바로 이 집의 시그니처.
진한 걸 넘어서 걸쭉한데, 견과류 맛이 세다. 잣? 땅콩? 맛이 난다. 짭짤하고 진한 율무차 느낌이다. 거기서 호불호가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나는 바로 이 국물이 좋아서 여길 찾는다.
다리부터 들어봤다. 흐물흐물 부드럽진 않고, 쫄깃한 쪽이다. 씹는 맛이 있다.
이렇게 마늘과 먹으면 좋다. 느끼함을 잡아준다.
닭 안쪽에 찹쌀이 가득하다.
밤도 있군.
대추랑 인삼도 보인다.
고기를 열심히 먹는다.
살이 실하다.
나는 퍽퍽살도 좋아한다.
소금후추에도 찍어먹자.
닭고기를 다 먹으면 이런 상태가 된다. 찹쌀이 적당히 풀어진 죽과 같은 모양. 이게 또 별미지.
꼬소하고 부드럽다. 닭고기 스프의 향이 진하다.
김치도 올려서 먹으면 이보다 잘 어울릴 순 없다.
다 먹었다.
같이 나온 인삼주를 이제야 먹는다. 입에 털어 넣었더니, 알싸한 인삼향이 콧속에 확 퍼진다.
과연 일품이다. 명불허전. 이렇게 오래 인기를 유지하는 데는 이유가 있는 법.
이토록 무더운 여름, 뜨거운 삼계탕 국물을 후루룩 들이켜니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기분이다.(인삼주 때문일지도)
메뉴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가게를 하나 정도 알아두면, 멋진 어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삼계탕’하면 ‘토속촌’인 것처럼 말이다.
멋지게 늙는 게 내 소원이다. 먼 훗날, 맛집을 많이 알고 있는, 그런 근사한 할아버지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