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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 Aug 13. 2024

마포 최대포, 숯불에 구운 갈매기살이 입에서 녹는구나


아들이 웬일로 물었다.

“아빠, 고기 맛집 없을까? 오늘은 고기 먹자.”

있지. 우리 같이 가 볼, 고기 맛집이 있단다.


바로 ‘마포 최대포’.

학생 때 자주 찾았던 곳이다. 그땐 돈이 부족해서 양껏 먹진 못했는데, 오늘은 아들을 데리고 가서 배부르게 한 번 먹어보자.


도착. 여긴 위치도 외관도 수십 년간 그대로다.


실내도 변함이 없다. 아련하구만.


안 쪽 좌식 테이블에 자리를 잡는다. 노포 느낌이 물씬 풍긴다.


일단 양념 갈매기살을 시켰다. 바로 숯불이 들어온다.


밑반찬과 고기가 나왔다. 조촐하다.


양념 갈매기살. 난 이게 그렇게 맛있더라. 어째 아들보다 내가 더 신난 듯.


불 위에 올렸다. 아들, 기대해도 좋아.


숯이 좋아서 잘 익는다.


육즙이 아름답다.


기름장에 찍어서 먹어본다. 짭짤하다. 마늘향이 진하다. 기름장이 코팅된 쫄깃쫄깃한 고기가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이 집의 별미 된장국. 이게 또 맛있지.


상추에 고기와 마늘, 고추, 파절이를 올려 크게 한쌈 먹는다. 좋구나 좋아.


생양파에 고기를 올려 쌈장에 찍어 먹으면 느끼하지 않고 맛있다.


고기가 잘도 익는다. 먹음직스럽다.


기름장에 찍은 고기가 질리지 않는구나.


갈매기살은 충분히 즐겼다. 양념 갈비도 먹어볼까 아들? 주문 고고.


양념갈비의 달짝지근한 냄새가 기가 막히다.


상추쌈 못 참지.


마늘과 양념갈비 조합이야 말해 뭐 하랴.


흰쌀밥에 양념갈비를 올려서 먹으면 세상 행복하지.


김치도 올려서 같이 굽는다. 킬링포인트가 너무 많다. 맛있는 거 옆에 맛있는 것들이 계속 나온다. 이것은 흡사 마술.


된장국에 밥을 말아서 갈비를 올려 먹을 수도 있지. 이렇듯 다양한 변주가 가능한 것이 고깃집의 매력이다.


‘구운 고기’는 왜 이토록 사람의 식욕을 자극하는 것일까. 이런 비주얼과 냄새는 원시시대부터 인간에게 행복을 주었을게다.


새콤달콤한 파채와 같이 먹는다.


이제 막바지. 갈비도 다 익었으니 손에 들고 뜯어봅시다. 뼈에 붙은 고기가 그렇게 맛있다며?


결국, 다 먹었다.

완료


학생 때부터 다녔던 가게를, 이렇게 아들과 함께 다시 찾으니 감개무량하다.


아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뿌듯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렇게, 세대를 넘어서 함께 즐길 수 있는 노포 맛집이 계속해서 꾸준히 영업해 주길 기대해 본다.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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