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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 Oct 08. 2024

독서를 해야 합니다


후배 J가 책을 한 권 보내줬다.

'백년 동안의 고독'

이건 꼭 읽어봐야 한다는 소개와 함께였다.

믿고 보는 J의 추천.


백년 동안의 고독


번역이 무려 '안정효'이다. '할리우드 키드의 생애'와 '하얀전쟁'을 쓴 그 '안정효'가 맞다. 번역가로도 활동했었다니 놀랍다.


'백년 동안의 고독'은 한 집안의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그려낸 작품이다. 남미 소설답게, 이름이 비슷한 많은 등장인물이 얽히고설켜 꽤 집중을 해야 했다. 많은 인물들이 모두 각자의 서사를 갖고 있으니 이야기의 복잡도가 더 깊어졌다. 게다가 시점도 과거와 미래 현재를 자유롭게 오가, 자칫 잘못하면 흐름을 놓치고 맥락을 잃어버릴 수 있어 신중하게 천천히 읽었다.


남미의 역사, 문화, 생활양식, 사상 등을 전혀 모른 상태로 읽기 시작한 터라, 시간이 꽤 많이 걸렸다. 배경과 맥락을 곰곰이 생각해야 했고, 머릿속으로 장면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진전이 더뎠다. 그것이 이 책의 매력이겠지만, 쉽지 않았다.


마침내 완독 했을 때, 나는 생각했다.

이것이 고전의 힘이구나.


나는 마콘도의 부엔디아 가문의 여러 세대에 걸친 100년 역사를 쫓아가며 많은 것을 경험했다. 머릿속으로. 생생하게 체험했으며, 보았고, 느꼈다.


나는 조금 더 성장했다.



이 책을 완독 하며,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독서의 목적에 대해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얼마 전 한 유튜브 방송에서 이런 내용을 보았다.


문학을 잘 읽었다면
한 번의 인생을 더 산 것이다.



'백년 동안의 고독'을 읽으며 나는 100년을 더 산 듯한 체험을 했다. 종이에 쓰인 글씨를 차근차근 읽으며, 가 본 적도 없는 남미의 과거를 100년 간 여행한 것이다.


경험은 머릿속으로 했지만, 생생하게 느꼈다.


인간은 독서를 하면서 얻는 경험과 실제 경험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도 실제에 준하는 경험을 똑같이 얻는 것이다. 이 얼마나 효과적이며 간편한가.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책을 읽으며 마치 직접 경험하는 것처럼 활성화된 뇌는, 독서 이후에 한 층 더 성장한 나로 이끌어준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으로 그런 식의 경험을 얻기는 쉽지 않다. 상상의 여지가 없는, 보는 이를 멍하니 수동적으로 만드는 컨텐츠로는 뇌를 활성화할 수 없다. 옛 어른들이 TV를 '바보상자'라고 불렀던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우리는


책을 읽어야 한다.

독서를 해야 한다.

그게 전부다.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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