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이여곰탕'에 이은 서울 3대 곰탕 투어.
'이도곰탕'을 찾았다.
고속터미널 안에 있어서 그런가, 어쩐지 분위기가 휴게소 같기도 하다.
기본 세팅.
김치 깍두기가 한 접시에 나온다. 설거지를 줄일 수 있는 아이디어.
나왔다. 곰탕.
밥은 말아져 나온다. 밥그릇이 필요 없다. 생각해 보니 이것도 설거지를 줄 일 수 있는 방법이군.
고기가 한가득이다.
국물이 진한 색이다. 간은 되어 있다.
양이 제법 많다.
곰탕집을 여기저기 다녀보니, 하동관은 가격 정책에 변화가 좀 필요하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하동관은 내장이 들어있는 특이 18,000원인가 할 거다 아마. 곧 20,000원 찍을 듯.
누구나 아는 바로 그 맛이지만, 잊을만하면 생각나는 마성의 맛.
쌀밥에 고깃국.
김치 한 번 먹는다.
김치는 푹 익은 시큼한 상태다. 짭짤한 국물과 잘 어울린다.
쌀밥의 전분기가 깊게 스며든 국물은, 처음 갓 나왔을 때의 국물과 또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그런 면에서 한국의 '국'은 외국의 '스프'와는 다른 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국'을 '스프'로 번역한 글을 보면 어쩐지 어색하다.
고기를 건져서 와사비 소스에 찍어먹으면 또 다른 방향으로 맛있다.
깍두기도 새콤달콤 잘 익었다.
술술 잘 들어간다.
부담 없는 재료와 편안한 맛.
다 먹었다.
여기는 O와 함께 다녀왔다. 조선시대 같은 옛날에는, 걸어서 먼 길을 함께 여행하는 동료들과 주막에서 국밥을 먹었을 거다. 언제 호랑이나 산적을 만날지 모르는 위험한 여행에서 서로 의지하는 동료들과 함께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밥을 같이 먹는다는 것은 친구의 의미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친구들과 국밥을 먹는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좋은 친구와 함께 뜨끈한 국밥 한 그릇 하는 건 어떨지.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