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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보불닭 리조또,매콤고소 중독성 가득한 리조또의 매력

by 이서


아들이 갑자기 방에 헐레벌떡 찾아왔다.

자기가 맛있는 걸 찾았다면서 유튜브로 검색해 보라고 한다.

오늘 저녁에 해 먹어보자고 제안했다.

아빤 언제나 환영이지.


오늘 해 먹을 '특식'(괴식?)은 바로 '까르보불닭 리조또'


준비물은 다음과 같다.

까르보불닭볶음면, 햇반, 체다 치즈, 모짜렐라 치즈, 핫바.

들어가는 재료들을 보아하니 건강에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구나.

(그래도 밥을 섞어서 먹는 거니까 괜찮을지도?)


나는 주변 편의점과 마트를 열심히 돌며, 재료들을 찾아다녔다. 의외로 작은 용량의 모짜렐라 치즈를 파는 곳이 없어서 여기저기 많이 헤맸다. 그렇다고 마트에서 파는 대용량 치즈를 살 수는 없는 노릇이고. 아무튼 돌아다니다 보니 결국 작은 치즈를 찾았다. 그거 말고는 모두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이었다.


일단 사 와서 식탁 위에 깔아놨더니, 아들이 오늘은 본인이 직접 만들어보겠다고 한다.

오호, 해준다고? 나야 좋지.


그럼 나는 사진을 찍고, 옆에서 조수 역할을 해주마.


① 까르보나라 불닭 뚜껑을 열어서 스프를 꺼내 옆에 놓고, 면을 잘게 부순다.

젓가락으로 면을 건져먹는 방식이 아니라, 숟가락으로 떠먹는 리조또이기 때문이다.


② 잘게 부순 면 위에, 햇반을 하나 넣는다.

조금 더 매콤하게, 양념이 진하게 먹고 싶다면 햇반 반개만 넣는 게 좋습니다.


③ 밥 위에 그대로 불닭 액상 스프를 넣는다.


④ 분말 스프도 같이 넣는다.


⑤ 뜨거운 물 200ml를 붓는다.


⑥ 그대로 전자레인지에 넣고 3분 돌린다.


⑦ 꺼내서 잘 비벼준다.

벌써 냄새가 좋다. 이 상태로도 맛있지만, 조금 더 재료를 넣어보자.


⑧ 체다 치즈 한 장을 올린다.


⑨ 모짜렐라 치즈도 올린다.


맛이 없을 수가 없겠구나.


⑩ 핫바를 데우지 않고 그대로 적당히 잘라 올린다.


나무 꼬치까지 같이 자르지 않도록 주의하자.


⑪ 이 상태로 전자레인지에 2분 더 돌린다.


⑫ 완성

모짜렐라 치즈와, 체다 치즈를 골고루 섞어서 비벼주면 완성이다.


누구나 아는 맛이지만, 그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환상의 맛.


늘어지는 치즈를 나만 볼 수 없어서 사진으로 남겼다.

이 사진을 끝으로 리조또는 순식간에 먹어치웠다. 맛있긴 맛있더라. (맛이 없을 수가 없지)


지난번 라면볶음밥에 이어서, 아들이 제안한 두 번째 괴식, 아니 특식이다. 나는 이런 음식을 접할 기회도, 아니 존재하는지 알 수조차 없는데 대체 너는 어디서 이런 음식 정보를 얻어오는 거니. 아무래도 유튜브겠지. 유튜브의 좋은 효과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아들과 함께 재밌게 만들어서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나에겐 더없이 좋은 시간이었다.

고맙다 유튜브.


다음에도 이런 음식 메뉴 발견하면, 언제든 알려줘 아들.

같이 또 해 먹자. 나는 맛없어도 좋아. 낄낄 웃으면서 같이 만들어 먹을 수만 있다면.

늘 고맙고 사랑한다.


괴식 시리즈는 계속됩니다.


https://brunch.co.kr/@dontgiveup/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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