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멍 때리고 있냐는 소리를 들었다. 그럴 때 마다 나는 생각하는 중이라고 했는데 모두가 웃어넘겼다. 자지 말라고. 나는 눈을 감고 생각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때 내 속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설명하자면 대략 이렇다. 먼저 육체의 시동을 끄고 문을 렬고 나가 근처의 파도치고 있는 생각의 해변을 거닐기 시작한다. 그곳에서 내가 좋아하던 여자의 웃음이 있고 중학교 때 어설프게 고백했던 그 날 밤의 민망함 등이 흩어져 있다. 나는 그것들을 천천히 주워가며 파도 소리를 듣는다. 그러면 어느새 옆으로 어떤 사람이 내 곁으로 와 함께 걸어주고 있다. 나는 그 혹은 그녀에게 ‘여기에 앉을까’라고 말하고 그 혹은 그녀는 별다른 말 없이 먼저 앉아 수평선을 바라본다. 4개의 태양이 번갈아가면서 짙은 붉은 색의 노을을 만들어내고 참 아름답다고 그 혹은 그녀가 말을 하고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돌고래 무리가 파도의 사이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다 감춘다. 그들의 작은 축제를 보고 있다가 순간 나는 무엇이 생각나서 옆에 앉아 있는 그 혹은 그녀에게 무슨 말을 건네려 하는데 갑자기 해변의 끝자락에서 ‘야’, ‘야’ 와 같은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에 해변과 하늘이 말려 들어 가고 나는 일어나 세워두었던 차로 돌아가 문을 닫고 재빨리 시동을 켜고 대답한다.
응? 뭐
사람들이 내게 멍 때리고 있냐? 혹은 자냐? 라고 물을 때 대략 나의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