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자를 위한 자본주의 공략집 -2. 영혼을 판다는 것

by 설다람

안녕하십니까.

자본주의 세계를 살아가는 창작자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글을 이어 씁니다.

이 글은 저를 위한 글이기도 합니다.


[영혼을 판다는 것]


자본주의 세계에서 창작 행위는 판매 행위와 유리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더 적극적으로 팔아야 합니다.

팔지 않으면, 더 쓸 수도 없습니다.


성공을 위해서 고수해 오던 가치를 버린 사람을 두고, 흔히 영혼을 팔았다고들 합니다.

저는 그게 비난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그 사람은 어떻게든 팔아낸 것이니까요.

영혼을 내건다고, 아무 영혼이나 사람들이 사주지 않습니다.

그 사람의 영혼은 사람들에게 가격에 합당한 가치를 주었기 때문에 팔린 것입니다.

그게 옳은지, 틀린지는 사람에 따라 판단이 다르겠지만, 적어도 하나는 확실합니다.


돈을 번 사람은 다음 글을 쓰기 더 쉽습니다.

누군가를 변절자라고 힐난하기 전에,

나는 얼마나 간절하게 글을 썼는가,

한 명의 지갑을 열 수 있을 만큼 나의 영혼은 영양가 있는가

되물어야 합니다.


제 것 역시 그다지 상품 시장에서 매력적이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아직도 돈으로 이렇다 할 경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모전에서 수상을 하기도 하고, 운 좋게 출판을 해보기도 했지만

그게 끝이었습니다.


어느 인디 레이블 대표님이 소속 뮤지션들에게 투잡을 권하면서 이런 말을 덧붙였다고 합니다.

'일한다고 음악성이 죽는 거 아니니까, 걱정 말고 일해.'

동의합니다. 일한다고 죽을 음악성이면, 일찍 죽는 것이 주인에게 득일지 모릅니다.

일을 해도, 죽지 않는 음악성을 지닌 사람은 결국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해낼 것입니다.


그런 믿음으로라면, 영혼도 쉽게 팔 수 있게 됩니다.

영혼을 되살 만큼 충분한 여유를 가지게 되면,

아니

그때가 되면 영혼조차 필요 없을지 모릅니다.


지금 글을 팔기 위해서 마케팅 공부도 하고, 수익형 블로그도 하고, 투비에도 글을 쓰고 있습니다.

팔리는 영혼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비록 영영 불가능한 일일지라도.


불가능했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포기할 자격을 얻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면 영혼의 가격이 1원, 오를지도 모릅니다.


얼마나 큰 도약일까요.


※이 글은 투비에 게시된 글입니다. https://tobe.aladin.co.kr/n/392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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