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에서

by 두번째 사춘기

작은 베란다에

더 작은 화분 두 개


여름내 무언가 열심히 길러내었던 현장


말라버린 줄기를 뽑아내고

남은 뿌리마저 골라내려

돌처럼 굳어진 흙을

파내려 간


한 점 씨앗

무성해지도록

속을 내어주고 내어주어

숨이 말라버린 흙


물을 붓고

한참을 부수고 부수어


피어나는 여린 흙내음


뜨겁게 살아내었던 시간

기특해

오래도록 쓰다듬는다


내 작은 베란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