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싶었다
네 상床에 당연하게 주어진 계란프라이, 나는
죽어라 노력해도 얻을 수 없었다
매일 내 빈 상을 보며 떨구는 허기
너는 몰랐다
네 상에 넘치는 축복이 널 질식하게 할 줄, 나는
떨어진 부스러기라도 차마 기다렸다
진작 떠나온 상 위에 차오르는 그리움
잘못 없이 쌓이는 죄
너의 무게
나의 공허
모든 뿌리는 하나였지만 더 이상
힘이 없지
시간의 게임에서 나약해진 까닭
선홍색 날카롭던 화살도 빗나가고
베지 못하던 날 선 칼조차 무너져 내릴 뿐
치열했던 전투, 고단하여
상을 물리고 누운 밤
그날의 후회는 저만치 밀어내고
무지했던 사랑에 이불을 덮어준다
거기 그리고 여기
달빛이 고요히 감싸는 시간
텅 빈 상에 이름들이 차려지고
처음으로 정직한 얼굴을 마주한다
* 시민연극에 참여했을 때 배역의 마음으로 썼던 글.
가족의 갈등과 용서가 주제였던 연극 《시인의 귀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