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된 지
일만 칠천팔백팔십오일
처음으로
지난날
기분을 조종하고
축축하기만 한 쓸모없는 덩어리
혹여 따라올까 도망치기 바빴던
오늘
얼굴과 가슴 온몸 구석구석을
들여다본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천 천 히
말을, 걸어볼까
어깨동무를, 해볼까
피곤한 등을, 기대어볼까
때론
태양에 타버릴까 덮어주기도 했고
오랜 어둠을 껴안은 눈물로
씻어주기도 했다는 것을, 기억해 냈다
물끄러미
먼 어딘가에서 무거운 눈물을 다 쏟아내면
사라지겠지
가벼워져 흩어지겠지
말간 얼굴로 웃어 보이겠지
이제
비를 흘리지 않고 참는 것도
망망한 섬으로 도망가버리는 것도
더 짙은색 그림자로 물들인 얼굴도
사랑하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