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사막, 배낭 메고 신혼여행

신혼여행 계획

by 두부울꽃

우리는 고민했다. 7년 전 훈이가 다니던 공항은 구공항이었고, 신공항은 꽤나 남쪽에 지어졌기 때문이다. 남쪽의 고비사막을 걸으려던 우리에겐 분명 희소식이었다.


"공항에 있는 편의점에서 물을 사서 바로 남쪽으로 걸어 내려갈까?"

"공항이면 뭐든 비쌀 것 같긴 한데, 물값이 비싸봐야 얼마 안 비싸겠지?"


인천국제공항에 전화해서 직접 문의한 바로는 위탁수하물 규정상 생수와 이온음료 모두 챙길 수 있었다. 그러나 항공사의 위탁수하물 무게가 문제가 됐다.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최저가 항공가를 이용하다 보니, 무료로 제공되는 위탁수하물 무게가 없었다. 텐트를 고정하는 텐트팩을 챙겨가려면 위탁수하물을 추가해야 했다. 위탁수하물 15kg을 사전에 추가하는 데에 드는 비용은 5만원이었고, 그 이상으로는 5kg당 5만원씩 추가됐다. 기본으로만 왕복으로 추가하려면 총 1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사실 그 5만원, 10만원도 아끼고 싶은 마음에 몽골에 가서 못을 구할 생각도 했지만, 현재 살고 있는 지역에서도 구하기 어려운 (텐트에 쓸만한) 못을 언어도 안 되는 곳에 가서 구한다는 건 어리석은 짓이었다. 그리고 비상용 칼이나 음료 등은 모두 기내 반입이 금지되는 물품이기에, 위탁수하물을 추가하기는 해야 했다. 어떻게든 5만원이라도 줄여보고자, 몽골에 들어갈 때는 텐트팩을 대신해서 못을 챙겨 가져가고, 한국으로 돌아올 때는 버리고 올 생각도 했다. 그렇게 된다면 여행을 하는 내내 가벼운 텐트팩 대신 무거운 못을 들고 다녀야 한다.


"우리 돌아올 때도 위탁수하물 추가해서, 선물용으로 보드카라도 사 오자. 그럼 텐트팩도 해결돼."


더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될 훈이의 의견은 흔쾌히 받아들여졌다. 다만, 훈이의 배낭 무게를 재어보니 15kg이 훌쩍 넘어 20kg에 육박했다. 다행히 여기에는 물이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었다. 침낭이랑 텐트는 따로 손에 들기로 하면서 15kg을 겨우 맞췄다. 마음 같아서는 물도 많이 들고 가고 싶었지만, 물 때문에 위탁수하물 무게를 더 늘려서 비용을 추가하는 것보다는 몽골에서 구입하는 것이 나았다.


"공항에서 바로 내려가지 말고 울란바토르 시내로 가서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괜찮아. 만달고비까지 버스 타고 갈 수 있거든."


남쪽에 지어진 신공항은 바로 남하하기에 딱 좋은 위치임에 분명했다. 바로 도시를 벗어나 걸을 수 있는 위치로 판단되었다. 바로 남하하는 것도 그 나름대로 재밌을 것 같고, 울란바토르의 분위기를 느끼며 고비사막을 걸을 준비를 단단히 하는 것도 좋은 선택지였다.


"난 어찌하든 다 좋은데, 울란바토르에 숙소 구하게 된다면 거기까진 어떻게 가는 거야?"

"몽골 공항에 가면 차가 꽤 많이 서 있을 거야. 몽골은 택시 면허가 따로 없어도 택시처럼 손님을 태우고 돈을 받을 수 있거든. 공항에 가족들 데려다줄 일이 있으면 그냥 돌아가기 아쉬우니까 손님을 기다리는 거지. 그곳에서 적당히 쇼브봐서 시내로 들어가면 돼. 일단 괜찮은 숙소가 있는지 먼저 알아보고 결정할까?"


뭔가 혹독한 느낌이 재밌어서 바로 남하하고 싶은 쪽으로 마음이 쏠린 걸 모른 채 열심히 설명해 준다. 왜인지 훈이는 울란바토르에서 하루 쉬었다 가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아 그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공항에서 부탄가스를 구하기는 어려울 것 같으니, 울란바토르 시내에서 사거나 만달고비까지 버스 타고 간 뒤에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었다. 아직 어떻게 하자고 딱 정하지는 않은 상태로, 에어비엔비를 통해 울란바토르의 숙소를 알아보았다. 숙소와 드래곤 버스 터미널과의 거리를 확인하며 몇 명의 호스트에게 질문을 던졌다. 개중에 어느 여자 호스트의 답변이 꽤 빨랐는데, 호스트는 공항 픽업도 해준다고 했으며 만달고비로 가는 버스 시간표도 친히 알아봐 주었다. 호스트의 친절함이 마음에 들었던 우리는 결국 한 마음으로 울란바토르에 머물 곳을 예약했다.


호스트와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우리는 첫날 공항 픽업과 함께 다음 날 드래곤 버스 터미널까지 데려다주는 서비스를 받기로 했다. 드래곤 버스 터미널에서 만달고비로 가는 버스를 예약해 보겠다며 시간을 물어왔고, 우리는 아침 일찍 가겠다고 답했다. 이렇게 만달고비까지 가는 여정이 계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