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육아의 세계
올해 들어 감기가 계속 걸린다
올봄에는 수액을 두 번이나 맞았고
감기약을 달고 살았다
조금 회복 됐나 하면 코가 막히고 기침이 났다
오늘은 열이 난다 37.8도
기초체온이 그다지 높지 않은 나로서
이 온도는 어지럼증을 동반하고 한없이
기운이 없다
그래도 서둘러 퇴근을 하고
아들을 픽업하러 간다
카톡이 왔다
“오늘 늦겠어. 늦게 회의가 잡혔네”
나의 컨디션 저조는 알릴 새도 없었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남편은 내가 회사일로 아이들 등하원 전담이 어려워
대신해 준 날 다음날은 꼭 늦는다
전날 애들 때문에 일을 못했으니 보충해야 하는
사정은 알지만 그래도 괘씸하다
난 매일 그걸 하고 있는데..
난 다른 직원들보다 일찍 퇴근한다
덕분에 나의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내가 케어를 하고 있다
한편으론, 등하원 도우미를 쓰지 않는 이상
주변에 내 아이를 키워 줄 친인척이 전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날은 내 품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게
감사하고
어떤 날은 하루도 남편의 일정을 확인하지 않고는
해결이 안 되는 이 일상이 정말 괴롭다
나이 드신 부모님도 원망스럽고
주변에 친인척 하나 없는 시댁도 원망스럽고
이런 내 팔자도 참 원망스럽다
이렇게 나름 열심히 사는데
아이들은 늘 엄마 미워를 외쳐대고
남편은 나도 할 만큼 하잖아를 말한다
그럼 나의 할 만큼은 어디일까?
모든 걸 내팽개치고 싶고 드러눕고 싶은 오늘도
난 한때 내가 제일 좋아했던
지금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꽃게탕을 끓인다
두 아이를 데리고 수업하고 있는
구몬 선생님께 감사하며
지금 내가 가장 의지 하는 사람은
아마 이 분인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