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_'나'의 글을 찾는 소리

‘나’를 찾는 글쓰기

by 탁영민

얘내들은 어디 간 걸까? 아무리 찾아봐도 안 보인다.

그들을 불러내는 소리가 필요하다. 참치캔처럼 생긴 고양이 습식 간식 뚜껑으로 ‘딸깍딸깍’ 소리를 낸다. 그리고 간식을 주는 사기그릇에 캔을 부딪힌다. 금새 달려와 내 발아래에서 ‘야옹야옹’ 간식을 달란다. 1년 정도 고양이를 키우다 보니 그들을 부르는 소리를 알게 되었다.

소리에 민감한 고양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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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을 부르는 소리는 뭘까? 무슨 소리를 내야 내 머릿속에 글감들이 달려와 ‘나 좀 써달라’ 고 소리를 칠까? 나의 ‘글 짓는 머리’가 좋아하는 먹이를 찾아본다. 클라우드에 연동된 메모장은 좋은 먹잇감이다. 순간순간 스마트폰에, 노트북에 기록되어 동일하게 저장된 메모들을 열어본다. ‘야옹야옹’ 소리 내며 달려오는 고양이처럼 나타나서 이야기를 쏟아낸다. 메모의 기록들이 기억이 되어 또 다른 메모가 되어, 조금씩 긴 글이 된다.


순간을 기록하자.

생활 속에서 글을 어렵게 쓰지 않으려면 메모를 꼭 꼭 해두자.

아무리 찾아도 찾지 못해 어디 숨었나 안 보이는 고양이들을 불러낼 좋은 방법은 간식을 줄 때 나는 ‘소리’다. 메모장을 열어 글을 시작할 소리를 잘 들어보자. 귀 기울이면 분명 들릴 거다. 때로는 희미하게, 때로는 너무도 또렷하게도 들린다.


고양이마다 좋아하는 소리가 있다. 쇼팽의 고양이는 그의 왈츠를 좋아했을지 모르겠지만 분명 고양이마다 좋아하는 소리가 있다. 그 소리를 알아채야 한다. 그래야 꽁꽁 숨은 고양이를 불러낼 수 있다.

저마다 글감을 떠올리는 방법들을 찾아보자. 처음부터 아무 생각 없이 노트북 앞에만 앉아서는 시작이 쉽지 않다. 글을 시작하기 전 시간이 길어지면 ‘나는 글재주가 없나 보다’ 하고 포기하기 쉽다. 글재주가 없는 게 아니라 글 준비가 평소에 부족한 것이다.


그 시작을 빠르게 해 줄 방법이 필요하다. 꽁꽁 숨어 자기만의 세상에 있는 고양이는 쉽게 찾기 힘들다.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글도 처음부터 영감을 떠올리려고 앉아서 멍하니 생각하지 말자. 평소에 메모를 해두자. 메모장이 나의 글감 창고, 이야기 창고가 되면 글은 쓰기 쉬워질 것이다.

평소에 읽던 책의 짤막한 기록들도 좋고, 출근길 스쳐 지나가는 생각의 기록도 좋다. 뭐든 흘려보내지 말고 메모장에 잡아두자. 기록의 연속들이 모여 한 편의 글이 된다. 그걸 경험하면 절대 메모를 잊지 않게 된다.


다빈치, 뉴턴, 아인슈타인 등 많은 천재들이 노트 쓰기에 몰두했다고 한다.

짧은 메모에서 시작하여 생각과 기록을 남기는 노트 쓰기로 발전시켜보자.

그 노트를 펼치면 얼마든지 글이 될 나만의 소리들이 울려 퍼질 거다. 숨어있는 나의 글감들을 어렵게 찾으려 시간을 쓰지 말자. 메모를 하자. 노트를 쓰자. 너무도 쉬운 글감 찾기 방법이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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