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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두일 Sep 22. 2015

중국 이야기

중국의 교육 이야기

중국 이야기 네 번째는 개인적으로 관심이 높은 중국 교육에 관련한 이야기다.

중국의 공교육은 한국의 그것에 비해 건실하다.

1.

중국도 한국과 동일하게 소학교(초등) 6년, 초중(중등) 3년, 고중(고등) 3년으로 구성되어 있고, 본과(대학), 연구생(석사), 박사(박사) 과정도 동일하다. 이 중 (학비를 내지 않는) 의무교육은 초중(중등)까지 지원이 된다. 하지만 보통 고등학교까지는 대부분 진학을 하고 대학 진학률도 꽤 높은 편이고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2.

소학부터 대학까지 대부분 공교육에 의지 한다. 사립학교들이 생겨나고 있는 추세이긴 한데 일부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아직 미비하다. 중고등학교가 보통 하나의 학교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학교들 중에서는 꽤나 오래된 전통을 가진 학교들이 많기에 공교육이 가지고 있는 위상이 매우 높은 편이다. 


3.

사실상 중학교 입학부터 괜찮은 학교는 시험을 봐서 들어간다. 학교에 따라 거주지가 학군과 일치하는 경우에만 입학이 허락되는 학교도 있지만 명문일수록 대부분 시험을 봐서 입학을  허가받는다. 전통이 있는 명문일수록 입학은 난이도가 상당하다. 상해, 북경 등에 있는 명문중학교에는 해당  도시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전국 각지의 수재들이  모이기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에서는 중학교부터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어찌 보면 좀 불쌍하다. 아직 애들인데 부모품을 떠나 기숙사에서 빡세게 공부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4.

한국도 요즘 잘못된 군대문화와 선후배 문화 때문에 골치를 썩히는데 중국 학교의 기숙사에도 군대문화는 있다. 대표적으로 아침에 일어나면 군인들처럼 구보를 하고 함성을 지른다. 예전 쓰촨에 살 때 집 앞에 학교가 있었는데 6시 10분에 애들이 지르는 함성 소리에 나는 늘 잠에서 깨어나곤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선후배 간의 기강 문제를 가지고 서로 괴롭히는 문제는 아직 특별하게 부각되는 것 같지 않다. 동급생들끼리의 '왕따 문제'는 있다. 기숙사는 보통 4인 1실이다. (외국인은 2인 1실임)


5.

한국의 옛날 학교처럼 월요일 아침에는 전교생 조회를 대부분 한다. 국기에 대한 경례, 맹세 머 이런 것들도 하는데 내 딸이 소학 시절 이 문제로 무척 힘들어 했다. 난 왜 한국사람인데 중국국기에 경례를 하고 맹세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이다....(로마에 가니 로마법을 따르라고 답변 했는데 당시에 이해했을지 가끔 궁금하다)


빨간 머플러 같은 것을 메고 다닌다. 거의 모든 소학교 공통이다. 정확히 '왜' 하는지는 모르겠다. 예전에는 공청단원들만 하고 다녔다는데 지금은 공통이다. 북한의 학생들도 하고 다닌다고 하던데....

6.
가장 중요하게 배우는 과목은 어문(국어, 얘들에게는 중국어다), 수학, 외국어(주로  영어)이다. 학업의 양은 여기도  어마어마하다. 숙제도 꽤 많다. 사실은 대도시가 아닌 곳에서는 엄마 아빠가 맞벌이를 하거나 식당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애들이 부모 일터인 식당에 앉아 숙제하는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다. 

7.
이렇게 해서 대학에 가는데 보통 대학 학비는 학기에 한국돈으로 100만 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여기도 꾸준하게 오르고 있다. 그 외에 기숙사비와 여타 생활비 등을 감안하면 외지에서 온 유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쉽지 않은 생활을 해야 한다. 

8.
흔히 중국에서 손꼽히는 명문으로 꼽히는 북경대, 청화대, 복단대 등이 있고 이곳의 졸업생들은 대부분 중국 굴지의 기업이나 혹은 외국계 기업에 취업을 한다. 초임이 낮은 편인데 임금상승률이 매년 높은 편이다. 그래서 결국 40대가 되면 경우에 따라서는 한국의 보편적 중산층보다 괜찮은 소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시작이 느릴 뿐 꾸준하게 올라가고 기회와 정년이 비교적 보장되는 편이니까 어떤 의미에서는 한국보다 좋은 것 같기도 하다.

9.
하지만 최근에는 대륙의 수재들이 몰리는 곳은 홍콩 쪽 대학이다. 재작년까지는 5년 연속 중국 수능 1등~4등까지가 홍콩의 대학으로  진학했었다. 이유는 홍콩 쪽 대학들은 전 과목 영어로 수업을 해서 영어 습득이 완전해 지고, 장학제도가 더 좋으며, 졸업 후 진로면에서 외국계 취업이 유리하다. 무엇보다 졸업 직후 홍콩에서 취업을 하면 홍콩 소득 수준에 맞는 초봉으로 시작을 한다. 대륙에서 시작하는 것과 큰 차이가 있으니 대륙의 수재들이 그쪽으로 몰리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북경대, 청화대 등 대륙의 명문학교에서는 난리가 났다. 그래서 여러 장학제도 등을 만들기도 하고 심지어 명문 중고등학교에 있는 애들에게 미리 장학금을 주면서 입학을 장려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인재 유출을 막는 것이다. 

10.
외국인 입장에서의 자녀들 중국 교육은 꽤 매리트가 있다. 영어와 중국어를 함께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반면 학비가 겁나게 비싸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전 세계 국제학교 중에 평균치로 가장 비싼 곳이 상해라고 하더라. 젠장 

대신 좀 더 글로벌한 교육을 받는 느낌이다. 미국식(혹은 유럽식)과 중국식의 혼재인지라 그리고 선생님들도 외국과 중국의 명문학교 출신들이 많아서 비싼 값은 하는 느낌을 받게 되는지라 부모 입장에서는 허리가 휘어도 버티는 거다. 다 떠나서 성인이 되었을 때 영어+중국어만 원활하게 구사해도 그게 얼마나 큰 선물인지는 그때 가서 느낄 것이라 생각하는 편이다.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은 아이들의 능력이지만 외국어 만큼은 환경에 의해 습득된다는 것이 내 교육철학이다.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11.
1가구 1자녀가 거의 대부분 인지라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이 극진한 편입니다. 따라서 여기도 각종 교육부문에 대한 산업이 날로 발전하고 있다. 물론 각종 학원도 막 생겨 난다. 상하이를 기준으로 치자면 이 학원문화는 상당수 한국 부모들이 이끌어 가고 있다. 개인적으로 매우 불만이다. 여기까지 와서 학원에 의지하는 모습들이 말이다. 하지만 결국은 나도 보내고 있다. 아놔...

12.
결론적으로 대국의 자존심, 부모들의 후원, 공교육의 굳건함...
이런 것들은 현재의 중국이 앞으로도 쉽사리 무너지지 않고 좀 더  견고해질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어찌 보면 한국의 여러 교육제도와 비교해 볼 때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다고 느끼면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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