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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보름달은 첨인 것 같아

Maria Takeuchi - Plastic Love

by 레옹

택시에서 바라보는 도쿄의 마천루는 에리가 꿈꿔오던 장면이다

도쿄의 휘황찬란한 야경은 마치 에리를 기다려 온 것만 같다

밤의 도시는 언제나 마음 설레는 부분이 있다


고향 이토시마(후쿠오카)는 분명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서핑하기 좋은 파도가 출렁이지만 에리는 어려서부터 동경해 왔던 도쿄 생활이 매일매일 새롭기만 하다

고향 생각을 잊은 지 벌써 수년째다




얼마 전 회사동료로부터 소개받은 새 남자 친구는 제법 부유한 상류층 남자이다

오늘이 세 번째 만남이었는데 영화를 보고, 근사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품위 있게 식사를 했다

귀걸이를 선물 받았는데 크기나 모양은 그다지 에리의 맘에 드는 건 아니었다

그가 리드한 호텔 앞에 정차했다

그가 자주 애용한다는 칵테일 바에 온 것인데 난데없이 객실로 바로 직행한다 (이건 아닌데)

최상층 스위트룸에서 바라본 도쿄야경이 아름답다

에리는 자신의 아름다움에 대해 잠시 생각했다(다른 생각도 했을 것 같다)

그는 에리를 품을 생각만 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해진다

칵테일 한 잔 하자고 그의 입술을 밀어내는 에리!




카즈야는 원래 주간 근무였으나 저녁 출근이 늦는다는 동료 대신에 저녁도 거른 채 타의적 연장근무를 하는 중이다

저녁 무렵 최고층 복도에 진상 손님의 한바탕 소동이 끝난 복도 공용부위 청소를 하고 있다

넓은 창밖으로 보이는 도쿄의 야경은 아직 카즈야에겐 많이 낯설기만 하다

복도에 나타난 남녀 한 쌍을 본 카즈야는 하던 청소를 멈추고 공손히 그들에게 인사한다

고개를 살짝 숙인 화장끼 짙은 여성의 아름다운 모습과 오렌지 블라섬에 로즈향이 썩인 아~ 바닐라 향도 어우러진 향이 그녀가 입실하는 순간까지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갑자기 머릿속에 강한 천둥이 친다

조금 전 자신을 지나친 그녀는 분명 아는 사람이었다

'에리?'

이토시마의 바닷가 마을의 중고등학교 동창이자 짝사랑했던

그녀! 에리였다

심장이 마구마구 뛴다

비상계단으로 가 연신 담배를 피워대는 카즈야!

학창 시절 청순가련형이던 에리의 모습이 나이트클럽의 싸이키조명처럼 머릿속을 헤집는다

일을 교대한 카즈야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진정시키려 호텔 칵테일 바에 들렀다

롱아일랜드 아이스티를 시키는 카즈야!

취하고 싶어졌다




서두르는 도쿄 남을 구슬려 칵테일바로 들어서는 에리!

바에 홀로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는 남성에게 눈길이 스친다

분명 아는 얼굴이었다

시내 야경이 보이는 창가에 도쿄 남과 나란히 자리한 에리는 어딘지 모르게 속이 거북스럽고 기분이 가라앉는다

옆에 앉아있는 도쿄 승냥이도 꼴 보기 싫어졌다

손에 쥔 맨해튼을 테이블 밑으로 떨어뜨린다

들떠있는 도쿄 승냥이를 뒤로한 채 화장실로 가는 에리!

찬물에 세안을 한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을 쳐다본다

얼굴의 물기를 정리하며 다짐하는 에리!

세면대 위에 내려놓은 귀걸이를 뒤로한 채 칵테일 바를 지나 호텔밖으로 나와 한참을 뛰다 걷다를 반복했다

신주쿠강변에 서서 하늘에 떠있는 보름달을 바라본다

도쿄에서 달을 처음 마주한 에리는 오랫동안 달빛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에리의 곁에서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 거친 숨소리가 에리의 시선을 흩뜨린다

소리 나는 쪽으로 몸을 돌렸다

"카즈야!"

쟈켓을 벗어 에리의 몸을 감싸는 카즈야!

"에리!"

"달이~ 참 밝다 이토시마의 보름달이 생각 나~"


♡위 글은 MV를 토대로 한 레옹의 창작입니다♡


음반발매 35년 만에

처음으로 뮤직비디오가 제작되었답니다


#Maria_Takeuchi#Plastic_Love#다케유치마리야#플라스틱러브#시티팝#City_pop#도쿄감성





https://youtu.be/T_lC2O1oIew?si=147z7Iff6XdUeTvQ


일본에서 발생한 도시적 분위기의 대중음악. 1970~80년대 일본에서 유행한 낭만적인 분위기의 음악 사조를 두루 부르는 명칭이다. 펑크·재즈·프로그레시브락 등 영국과 미국의 대중음악에서 유래한 주요 음악적 요소와 신디사이저와 같은 전자악기를 결합하여 도회적 세련미를 보여주었던 음악으로, 일본에서 초기에는 '시티팝스'라고 불리다가 1970년대 후반 '시티팝'으로 정착되었다. 일본 시티팝의 흐름은 1980년대 후반 들어 저조해졌으나 2000년대 이후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구미권에서부터 재조명이 시작되어 2010년대 후반에는 한국 등 아시아권에서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일본의 여성 싱어송라이터 겸 뮤지션. 1955년 3월 20일 시마네 현 히카와 군(현재는 이즈모 시) 타이샤마치에서 4남 2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남편은 싱어송라이터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가수 야마시타 타츠로. 부부가 함께 동업하며 현재도 활발한 가수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1982년 4월 결혼으로 인해 본명은 야마시타 마리야가 되었으며 남편과의 사이에 딸 한 명을 두고 있다. 일본 본토에서는 마츠토야 유미, 나카지마 미유키와 더불어 J-POP계 여성 솔로 레전드로 통하며 데뷔 후 4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오랜 기간 사랑받고 있는 아티스트이다. 2010년대에 들어서는 유튜브를 통해 1984년 발매한 Plastic Love가 급작스레 인기를 얻게 되어 시티 팝계의 여제로 통하며 해외 등지에서 인지도를 쌓고 있다.(2018년 캐나다에 사는 친구로부터 유튜브 역주행 인기에 대해 설명을 들었던 야마시타 부부는 꽤나 놀랐다는 후문입니다)


본인의 작사/작곡 능력을 십분 발휘하기 시작하며 1982년부터 나카모리 아키나, 마츠다 세이코, 카와이 나오코, 나카야마 미호, 히로스에 료코 등 80~90년대 시대를 풍미한 수많은 인기 아이돌들에게 악곡을 제공하였고 대부분의 곡들이 대히트하게 된다. 특히, 1982년 카와이 나오코의 'けんかをやめて(싸움을 멈춰줘)', 1984년 오카다 유키코의 데뷔곡인 퍼스트 데이트, 1986년 나카야마 미호의 '色・ホワイトブレンド(색・화이트 블렌드)', 1997년 히로스에 료코의 'Maji で Koi する5秒前(진심으로 사랑하기 5초 전)'이 매우 유명. 뿐만 료코가 주연으로 출연했던 영화 비밀의 주제가인 '天使のため息(천사의 한숨)'을 부르기도 하였다. 1986년 자살로 생을 마감한 비운의 아이돌 오카다 유키코에게는 데뷔곡을 시작으로 많은 곡을 써주었었다.


다케우치 마리야(198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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