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팡세로 보는 인간 본성의 모순
철학자, 심리학자, 수학자, 과학자, 신학자, 발명가에 작가로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블레즈 파스칼은 니체로부터 비관주의자라는 평을 들었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 <팡세> 때문이었다.
이 책은 그런 파스칼이 <팡세>를 통해 인간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깊이 탐구한 '인간 본연의 삶'에 대한 수많은 철학 중에서 67개의 대표적인 메시지를 뽑아 인문학자이자 지식 큐레이터인 김태현이 함축적으로 옮겼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임을 인정할 때 더 성숙해질 수 있다.’, 인간의 삶은 불완전하고 모순적이다.‘, ’인간 불행의 대부분은 혼자 있지 못하는 데서 왔다.‘, ’인간의 마음에는 타인이 알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라는 4가지 파트로 총 67개의 원문과 해설, 사례를 덧붙여 독자의 통찰을 돕는다.
갑작스러운 장애가 생기면서 다수가 아닌 소수의 삶이 되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여러 경험 상 인간은 독하고 사악한 존재로 인식되는 터라 첫 번째 파트는 떨떠름 했다.
한데 읽다 보면 동의하게 되거나 뒷덜미가 찌릿한 내용을 만나기도 한다. 거울이 보여주는 대칭적인 모습을 통해 인류가 누려야 할 평등의 가치를 설명한다거나, 고 스티브 잡스가 펼쳤던 감성과 이성의 조화를 통한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 등 읽기 편한 수준의 설명에 그의 철학적 사유가 조금은 가깝게 느껴진다.
“파스칼은 우리의 삶에서 의미와 목적을 찾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줍니다. 도전과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삶의 목적을 발견하고, 그 목적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135쪽, 도전과 지속적인 목표 설정은 나를 성장시킨다
“사람들은 어려움을 이기고 나면, 그 안식조차 견디기 어려워진다.”라는 파스칼의 사유를 역자는 저리 해석했다. 삶이 도전과 극복을 통해서 성장한다는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숨 막히는 일이다. 그건 처음부터든 중간이든 장애를 경험한 모든 이들에게 따라붙는 말이 '극복'이라서 그렇다.
왜 굳이 극복해야만 될까? 인간으로서의 삶이 무조건 성장에만 맞춰있다면 얼마나 피곤한가. 애초에 성장 자체가 안 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간혹은 더딘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나처럼 그다지 의지가 없는 사람도 있을 터인데 도전과 극복을 해야만 살 가치가 있다고 하면 무진장 슬프다.
사는 동안 삶의 의미와 목적은 분명 중요하겠지만 그걸 찾는 과정이 도전과 극복만 있는 건 분명 아닐 것이라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내용이었다.
이 책은 354년 전 철학자 파스칼의 철학적 사유를 쉬운 해설로 그를 아주 친숙하게 느낄 수 있게 한다. 첫 장부터 읽어야 이해되는 책이 아니라서 옆에 두고 틈만 나면 책장 어디를 펼쳐 읽어도 좋을 그런 책이다.
그의 통찰로 현재의 나를 이해함으로써 버거운 삶이 조금은 가벼워질 수도 있겠다. 팡세를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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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