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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목 Oct 11. 2024

[인문] 파스칼 인생공부

| 팡세로 보는 인간 본성의 모순

철학자, 심리학자, 수학자, 과학자, 신학자, 발명가에 작가로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블레즈 파스칼은 니체로부터 비관주의자라는 평을 들었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 <팡세> 때문이었다.


이 책은 그런 파스칼이 <팡세>를 통해 인간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깊이 탐구한 '인간 본연의 삶'에 대한 수많은 철학 중에서 67개의 대표적인 메시지를 뽑아 인문학자이자 지식 큐레이터인 김태현이 함축적으로 옮겼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임을 인정할 때 더 성숙해질 수 있다.’, 인간의 삶은 불완전하고 모순적이다.‘, ’인간 불행의 대부분은 혼자 있지 못하는 데서 왔다.‘, ’인간의 마음에는 타인이 알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라는 4가지 파트로 총 67개의 원문과 해설, 사례를 덧붙여 독자의 통찰을 돕는다.


갑작스러운 장애가 생기면서 다수가 아닌 소수의 삶이 되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여러 경험 상 인간은 독하고 사악한 존재로 인식되는 터라 첫 번째 파트는 떨떠름 했다.


한데 읽다 보면 동의하게 되거나 뒷덜미가 찌릿한 내용을 만나기도 한다. 거울이 보여주는 대칭적인 모습을 통해 인류가 누려야 할 평등의 가치를 설명한다거나, 고 스티브 잡스가 펼쳤던 감성과 이성의 조화를 통한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 등 읽기 편한 수준의 설명에 그의 철학적 사유가 조금은 가깝게 느껴진다.


48쪽, 이성은 방향을 정하고, 감정은 목적지를 알려준다


“파스칼은 우리의 삶에서 의미와 목적을 찾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줍니다. 도전과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삶의 목적을 발견하고, 그 목적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135쪽, 도전과 지속적인 목표 설정은 나를 성장시킨다


“사람들은 어려움을 이기고 나면, 그 안식조차 견디기 어려워진다.”라는 파스칼의 사유를 역자는 저리 해석했다. 삶이 도전과 극복을 통해서 성장한다는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숨 막히는 일이다. 그건 처음부터든 중간이든 장애를 경험한 모든 이들에게 따라붙는 말이 '극복'이라서 그렇다.


왜 굳이 극복해야만 될까? 인간으로서의 삶이 무조건 성장에만 맞춰있다면 얼마나 피곤한가. 애초에 성장 자체가 안 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간혹은 더딘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나처럼 그다지 의지가 없는 사람도 있을 터인데 도전과 극복을 해야만 살 가치가 있다고 하면 무진장 슬프다.


사는 동안 삶의 의미와 목적은 분명 중요하겠지만 그걸 찾는 과정이 도전과 극복만 있는 건 분명 아닐 것이라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내용이었다.


이 책은 354년 전 철학자 파스칼의 철학적 사유를 쉬운 해설로 그를 아주 친숙하게 느낄 수 있게 한다. 첫 장부터 읽어야 이해되는 책이 아니라서 옆에 두고 틈만 나면 책장 어디를 펼쳐 읽어도 좋을 그런 책이다.


그의 통찰로 현재의 나를 이해함으로써 버거운 삶이 조금은 가벼워질 수도 있겠다. 팡세를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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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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