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vorite101, Sartorialist
이 죽일놈의 물욕은 끝도없어 책을 읽는 속도가 사들이는 속도를 이겨내지 못한다. 게다가 기하급수적으로 구입속도가 박차를 가하면서 이젠 읽어야하는 책의 수가 더 많을 정도다. 그럼에도 또 잠깐 들른 서점에서 신간들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겁게 구입했는데. 무려. 이 샤토리얼리스트는 구입 후 바로 카페에서 한권을 독파했다. 물론 글보다 사진 위주로 편집된 책이긴 하지만, 한페이지의 사진을 들여다보는 것이 오히려 텍스트로 찬 페이지를 읽는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정도로 한순간에 사로잡혔다. 스콧 슈만의 사토리얼리스트는 그가 블로그에 매일 한장의 스트리트 패션사진을 매일 꾸준히 올려 포스팅 중 선별해서 묶은 책이다. 이미 가장 영향력 있는 패션 블로그로 2년 연속 수상한 바 있고,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의 디자인부문에서도 선정될만큼 인정받은 사람이다. 그는 단순한 블로거가 아니라 프로페셔널이었다. 포토그래퍼 할아버지의 영향은 물론이고 모델 출신의 엄마를 둔 그는 태어난 순간부터 이 일을 하기에 안성맞춤으로 길러졌지 싶다. 무엇보다 스콧 슈만의 시각이 너무 사랑스럽다. 눈으로 보여지는 패션, 그저 셔터를 눌러 근사한 한장의 사진으로 남기는 패션이 아니라, 그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의 사연, 즉 히스토리까지 사진에 담아 보여지는 감각을 지녔다. 아버지가 물려주신 양복깃이 다 해졌음에도 그것을 자랑스럽게 소화해내고 있는 그를 눈여겨본 것도 놀랍고, 그 사진을 기가막히헤 담아내 나 마저도 그 양복이 탐날 정도. 또한 체형에 구애받지 않고 옷을 날개처럼 소화해내는 사람들을 기막히게 거리에서 찾아낸다. 비싼 명품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고, 모델같은 체형에 세련된 복장을 쫒는 것도 아니다. 자기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내 최고의 멋을 낸 이들이, 바로 스콧 슈만의 표적이 된다. 아, 사진만 봐도 즐거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