啥(사)
뭐지
豆巴(두파)
콩이네
滿面花(만면화)
얼굴 가득한 꽃
雨打浮沙(우타부사)
모래에 파인 빗방울 자국
蜜蜂錯認家(밀봉착인가)
꿀벌들이 제집인 양 착각하겠네
荔枝核桃苦瓜(여지핵도고과)
여지와 여주 열매, 호두
滿天星斗打落花(만천성두타낙화)
하늘의 뭇별들이 지는 꽃잎 때렸나
이 시는 중국 사천 사람들이 곰보를 놀릴 때 부른 노래다. 이처럼 한 글자씩 차례로 늘어나는 시를 글자로 쌓은 탑이라는 의미에서 보탑시(寶塔詩) 또는 층시(層詩)라고 한다.
2011년 미국 퀸스 카운티의 공사장에서 묻힌 지 100년이 훨씬 지난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잠옷을 입은 흑인 여성이었는데, 특이한 것은 화려한 철제 관 속에 들어 있었다는 점이다.
그 당시 미국의 역사적 상황을 감안할 때 흑인 여성이 그처럼 비싼 관에 묻힌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법의학자가 출동하고서야 그 이유가 밝혀졌다.
그 흑인 여성은 천연두 환자였다. 전염병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시신을 그처럼 비싼 철제 관 속에 꼭꼭 밀봉해놓았던 것이다.
천연두는 20세기에만 3억 명을 사망케 함으로써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사망자를 발생시킨 무서운 전염병이다. 전 세계 인구 중 연간 1천만 명 이상이 천연두에 걸리던 1966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대대적인 백신 접종을 실시한 결과, 1977년 천연두는 소말리아의 한 청년 환자를 마지막으로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1980년 WHO가 천연두의 소멸을 공식 선언한 이후 백신 접종이 종결됐으며, 각국에서 보관하고 있던 천연두 바이러스도 모두 폐기됐다.
그러나 단 두 곳만은 예외였다. 미국의 질병통제예방본부(CDC)와 러시아의 국립 바이러스·생명공학연구센터(VECTOR)는 WHO의 인정 하에 약 800개의 유리관에 천연두 바이러스를 지금도 보관하고 있다.
중국이나 쿠바 등의 국가에서 그 두 곳의 바이러스 폐기를 요구하고 나섰으나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WHO의 의사결정기관인 세계보건의회(WHA)에서도 여러 차례 회의를 가졌으나 번번이 이 바이러스 샘플의 폐기를 연기하곤 했다.
공식적으로 보관돼 있는 천연두 바이러스를 파괴했다가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대처하기 힘들다는 게 그 이유다. 퀸스에서 발견된 시신의 경우처럼 시신에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좀비처럼 다시 등장할 경우 무방비 상태에 빠질 수 있다.
또한 천연두 바이러스를 비밀리에 보관한 곳이 남아 있을 가능성도 있으며, 테러 집단이 실험실에서 몰래 바이러스를 합성할 위험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WHO는 ‘생물학적 테러리스트들이 천연두 바이러스를 합성할 위험이 어느 정도인가’에 관한 평가보고서가 완성되는 2016년까지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WHO는 샘플 폐기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폐기가 결정되더라도 국제법 하에서는 강제력이 없으므로 미국과 러시아가 실제 폐기할지는 미지수다. 한때 지구상 최악의 질병으로 군림했던 천연두 바이러스의 마지막 공식 샘플은 과연 어떤 운명을 맞이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