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하트 오브 스톤>은 감독 '톰하퍼'는 뮤지션이 되고 싶은 싱글맘 '제시 버클리'와 찍은 <와이드 로즈>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열기구 조종사 이야기인 <에어로너츠>를 통해 '에디 레드메인', '펠리시티 존스'와 웰메이드 영화를 만든 바 있는 감독의 넷플릭스 첫 영화다.
작은 영화부터 시작해 연출력을 인정받은 영국 남자인 톰 하퍼 감독은 넷플릭스와 스카이 댄스라는 미국 자본과 함께 '갤 가돗' 주연의 블록버스터를 만들었다. 감독의 색깔은 어디에도 없고 넷플릭스의 전형적인 면을 모아 만든 팝콘 무비가 또 탄생해 버렸다.
원더 우먼 이미지와 <레드 노티스>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갤 가돗의 무적 액션은 전 세계 다양한 곳을 누비며 이번 영화에서도 많은 사람을 살린다. 전작 <레드 노티스>와 차이점이라면 막강한 두 남자 사이의 여성이었던 반면, 이번에는 혼자 주도하여 여러 남성과 조직을 거느리는 진정한 여성 원톱으로 우뚝 섰다는 거다. 첩보 영화는 왜 남성들 천지인가, 여성도 할 수 있음을 각인하며 분량은 증가했지만. 122분 동안 예상할 수 있는 액션을 선보이며 배우들의 이미지를 소비하는 데 그친다.
단조로움을 피해기 위해 인지도와 연기력이 보장된 믿을 수 있는 배우와 떠오르고 있는 배우를 적절히 포진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제이미 도넌'은 멋진 몸의 MI6 대원으로 분해 긴장감과 의문스러움을 더한다. 할리우드로 진출해 얼굴을 비추고 있는 독일 배우 '마치아스 슈와바이어퍼'는 넷플릭스에서 <아미 오브 데드>, <더 스위머스>로 낯익다. <오펜하이머>에도 출연했다. 넷플릭스 영화 <RRR: 라이즈 로어 리볼트>를 통해 차세대 발리우드 여신으로 거듭난 '알리아 바트'가 천재적인 해커로 분했다. 부모의 복수로 시작한 비뚤어진 마음이 서서히 변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관전 포인트다.
잠시 '하트지기'가 된 원더 우먼
영화 <하트 오브 스톤> 스틸컷
차터 팀의 특수 요원 레이첼 스톤(갤 가돗)은 MI6에 위장 중이다. 시스템에 불과하지만 누가 쓰느냐에 따라 전 세계를 날려 버릴 수도 있는 파괴성을 가진 '하트'를 지키기 위해서다. 하트는 세상의 모든 확률을 계산할 수 있고, 비행기를 격추 시킬 수도 있으며, 주식 시장을 폭락시킬 수도 있는 막강한 AI다.
드디어 신입 내근직이었던 레이첼이 현장 요원으로 데뷔하려던 임무 중 하트를 노리는 세력에게 공격받는다. 하트를 잃게 되면 큰 위험에 처하게 되기 때문에 국제 평화 유지 조직 차터팀은 필사적으로 이를 막고자한다. 레이첼우 든든한 조력자 잭(마티아스 슈와바이어퍼)의 도움을 받지만 파커(제이미 도넌)와 해커 케야(알리아 바트)의 계략으로 함정에 빠지고야 만다.
영화는 하트를 중심을 모여든 다양한 세력이 뺏고 빼앗기며 벌어지는 필사의 과정을 펼쳐낸다. 코드 네임이 포커 게임으로 구성되어 있어 이를 안다면 더욱 흥미롭다. 일단 어렵고 복잡한 이야기나 심리를 알기 힘든 인물은 없어 긴 러니타임에 지친 시청자에게 딱이다. 서사와 캐릭터 모두 예상할 수 있어 오로지 액션에 치중한다면 즐길 수 있다. 막강한 사운드와 큰 화면을 갖춘 극장에서 보면 좋을 듯한 킬링타임 영화다. 스토리는 <미션 임파서블>, <007> 시리즈를, 액션은 <에어로너츠>의 열기구 소재 때문인지 하늘에서 펼치는 장면이 많다.
1편에 이어 2편을 만들 여지를 남겨 둔 결말이다. 케야가 합류한 차터 팀이 또 다른 악의 세력에서 하트를 지키려는 임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트 오브 스톤>과 비슷한 결의 영화를 찾는다면 샤를리즈 테론의 <올드 가드>도 추천한다. 이 언니가 갤 가돗 이전에 참 멋지게 액션 뽑아주셨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