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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Dec 22. 2023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 동생하고 싸우더니 화해 함?

DC도 끝나는 건가..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은 5년 전 DC의 부활을 알렸던 <아쿠아맨>의 후속작이다. 하지만 그 이름값이 무색할 만큼 영혼 없는 만듦새로 명성을 갉아먹었다. 물속에 자리한 신비한 아틀란티스 왕국과 해양 생태계,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 수중에서 흩날리는 머릿결과 움직임을 표현한 액션은 전작의 복제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속편이 되어버렸다.      


, 남편, 아빠가 된 아쿠아맨      

아쿠아맨 특유의 능력을 펼쳐내기 보다 그저 악당을 처단하기 위한 흔한 액션이다. 아쿠아맨의 힘과 물고기와 교감 능력, 삼지창술 등은 1편에서 보여준 걸 반복하는 수준이다. 새로운 점이라면 메라(엠버 허드)와 결혼해 2세를 얻었다는 것뿐. 아기 키우기에 바쁘다 못해 지쳐 왕국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 때문에 아틀란티스와 수중 세계는 혼란스러워지고 이틈을 노린 블랙 만타(야히아 압둘 마틴 2세)는 블랙 트라이던트를 손에 넣어 세상을 집어삼키려 든다. 이를 막기 위해 아쿠아맨은 블랜 만타와 손잡았던 이부형제 옴(패트릭 윌슨)을 소환한다.      


확장하지 못하고 완결된 세계관     

물론 DC의 캐릭터가 고뇌에 빠져 암울하고 철학적이기 때문에 아쿠아맨의 활달하고 긍정적인 매력은 그동안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깊이감이 얕은 캐릭터로 치부될 수 있지만 그 또한 아쿠아맨이기에 가능한 부분이 이었다. 또한 제대로 된 해양 판타지물이 기획되지 않아 희소성이 컸던 시리즈였지만 갈 길을 잃어버렸다.     


전편부터 등장한 옴과 블랙 만타가 재등장한다. 사실상 전편의 캐릭터가 모두 등장해 시리즈를 이어간다. 아버지를 잃고 극한 분노와 복수심을 다진 블랙 만타는 강력한 힘을 얻기 위해 지구의 멸망을 초래한다. 그는 사라진 왕국 네크루스의 고대 무기를 얻으며 아쿠아맨과 전 세계를 위협하는 존재로 급부상한다. 악의 기운으로 차오른 캐릭터의 빌드업은 야히아 압둘 마틴 2세의 연기력으로 어느 정도 커버 된다.     


문제는 옴의 캐릭터 붕괴다. 옴은 왕가의 순수 혈통으로 어린 시절부터 왕실교육을 받았던 아틀란티스의 왕이었지만, 형 아쿠아맨을 내몰기 위해 계략을 꾸미다 데저터 왕국에 갇혀 있었다. 영화는 갑자기 아틀란티스의 위기 앞에 아쿠아맨은 옴을 구원투수로 삼았고, 이에 가볍게 응하며 뜬금없는 형제애를 선보이게 된다.     


이는 흡사 MCU의 토르와 로키처럼 보이지만 개연성이 부족해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아웅다웅 싸울 땐 언제고 아재 개그와 티키타카 장단을 맞추며 완벽한 팀플레이를 보여 혼란을 준다. 또한 할리우드의 새 악동으로 떠오른 앰버 허드의 분량 실종도 문제다. 감독 제임스 완도 앰버 허드의 구설수를 의식해 분량을 다소 축소한 듯 보인다. 메라만 등장하면 자연스럽지 못하고 뚝뚝 끊어지는 탓에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부실한 이야기와 매력 잃은 캐릭터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은 성공적인 전편의 명성을 이어가지 못하고 매력을 잃어버린 속편이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재촬영 소식까지 들리며 DCEU(DC Extended Universe)의 아쉬운 완결로 남게 되었다. <쏘우 X> 제작자로 돌아온 제임스 완의 연출력을 믿었지만 MCU의 위기와 함께 DCEU는 이름처럼 확장하지 못한 채 사라지게 되었다.      


그러나 마지막 희망은 있다. 마블을 떠나 DC의 새로운 수장이 된 제임스 건이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는 DCU(DC Universe)로 이름을 변경했다.     


전편부터 제기되었던 빈약한 서사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온난화 이슈를 지적한 점은 의미심장하다. 지구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는 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하기에 아틀란티스뿐만 아닌 모두의 위기임을 상기시킨다.  

    

그밖에 수중, 사막, 정글, 남극 등 지구 곳곳을 누비는 어드벤처 특성과 아쿠아맨의 새 슈트는 확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연말연시 극장에서 가볍게 보기 좋은 방학 특선, 킬링타임 영화로 구색 맞추기에는 괜찮은 선택이다.


사진: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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