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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Aug 05. 2018

<서버비콘>어딘지 수상한 네 이웃의 행적

© 서버비콘 / 조지 클루니


꾸준히 연기와 연출을 겸업하는 배우 출신 감독 '조지 클루니'의 여섯 번째 연출작이자 첫 독립 연출작 <서버비콘>. '코엔 형제'의  80년대 각본과 내놓으라 하는 배우들의 총출동으로 기대를 모았던 영화입니다.





뒤늦게 뚜껑을 열어보니 사실상 가짓수 많은 밥상에 정작 먹을만한 음식은 없는 배고픔. 미처 발화하지 못하고  꺼져버린 성냥 같은 영화였습니다. 1950년대 후반 미국 백인들만 사는  교외 '서버비콘'을 만든 미술적 장치와 미장센은 볼만했지만, 오래 묵힌 각본은 이유가 있다는 명제를 확인하는 수순이었는데요. 영화 속 배경 서버비콘은 과거와 현재에도 유효한 섬뜩한 공간으로 작용합니다.

인생에서 허들을 만나면 치우거나 다른 코스로 옮기면 되는 거야.





영화는 청부살인으로 아내를 죽인 남편 '가드너(맷 데이먼)'의 꼬일 대로 꼬여버린 블랙 코미디와  서버비콘에 이사 온 마이어스 가족이 당하는 폭력을 교차편집으로 보여줍니다. 사실상 두 이야기가 각각의 단편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연관성이 없다는 게 함정인데요. 두 이야기가 따로 놀고 있어 불편함이 가중됩니다.




백인 청정지역에 이사 온 흑인 가족이 당하는 차별과 공포는 청부살인 실패의 이야기를 증폭시키는 '맥거핀'으로 쓰였습니다. 누가 도움이 되고 누가 장애물인지 판단해야 한다는 기회주의적 신념의 가드너(맷 데이먼)는 현 미국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현재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이민족 혐오와 차별에 반대하는 일종의 저항처럼 보이긴 하는데, 뭔가 부족해 보이는 공허함은 뭘까요? 흑인차별에는 반대하나 우리 동네, 우리 이웃이 돼서는 안된다는 님비현상, 포비아(PHOBIA. 혐오증)를 고발하는 듯한 인위적인 표정과 말투, 섬뜩할 정도로 잘 다듬어진 세트와 의상 곳곳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연기의 신들의 총출동! 1인 2역을 보여준 '줄리안 무어'와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는 '맷 데이먼'을 필두로, 짧지만 강렬함을 보여준 '오스카 아이삭', <원더>,<콰이어트 플레이스>를 지나 발군의 성장을 보여주는 '노아 주프'의 순수함과 귀여움이 인상적인 영화입니다.



별점: ★★★☆☆
한 줄 평: 미처 발화되지 못하고 꺼져버린 성냥처럼, 연기만 무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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