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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장cine 수다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생고생을 왜 하냐고?

by 장혜령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은 제78회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의 마스터피스를 이뤘다. 8번째 시리즈이자 시리즈의 각종 떡밥과 관계가 해소되며 정리되는 분위기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의 클리프행어(멈추게 하는 강력한 순간)부터 바로 시작한다. 169분 러닝타임 중 1시간 정도를 전편의 줄거리와 플래시백을 할애해 설명한다. 사건, 상황, 인물도 많다. 이해를 위해서는 미리 관람하는 게 좋다.

에단 헌트(톰 크루즈)와 IMF팀은 더욱 고도화된 엔티티(AI)의 설계에 대책 없이 걸려들고 만다. 여전히 얼굴도 모르는 타인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 인류를 구원해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맞선다. 서로를 믿지 못할 때 3차 대전으로 멸망할지 모를 암울한 미래를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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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공들여 켜켜이 쌓아 온 서사와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인공지능 시대를 향한 두려움과 파괴력을 보여준다. AI가 생활 일부로 진입한 시대에 가까운 미래의 오싹한 결과를 맞을지 모른다는 경각심까지 세운다. 이를 맏을 에단 헌트의 묘수는 ‘아날로그’이다. 모든 일을 사람이 거치지 않으면 되지 않도록 설정했다. AI는 정해진 미래로 인간을 유도하나, 인간의 자율성은 이를 보기 좋게 따돌린다.


어떤 선택을 할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어 흥미진진해진다. 삶은 하나의 선택으로 규정되는 게 아닌, 매일의 선택으로 달라진다. 에단 헌트와 얽혔던 수많은 인연은 때로 악연으로 되돌아오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연인, 동료를 잃으며 선택의 결과에 책임지기 위해 끝까지 노력한다. 실수투성이의 인간 본성을 전적으로 믿을 수 없지만 포기하기에는 이르다는 희망적인 메시지가 관통한다.


최첨단을 막을 묘수는.. 아날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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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영화는 시네마 자체라 할만하다. 깊고 복잡한 서사 속에 캐릭터의 심리전이 관계성을 형성하고 서스펜스를 유발한다. 제6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유주얼 서스펙트>로 각본상을 받은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의 탄탄한 스토리가 지루할 틈 없이 펼쳐진다.


잠수함에서 벌어지는 독창적인 시퀀스는 몸 사라지 않는 열정의 결과다. 2년 반에 걸쳐 만든 잠수함, 2년에 걸친 촬영, 4년 동안 협업한 감독과의 신뢰로 완성했다. 매번 고난도 액션 신기원을 펼치는 톰 크루즈는 2,438m 상공에서 회전하는 비행기에 매달린 채 강풍에 맞서는 맨몸 액션을 선보인다. 비행기의 움직임, 숨쉬기 곤란할 정도의 바람 세기까지 계산해 날개 위로 올라가는 윙 워크를 선보여 감탄과 박수를 부른다


디지털과 CG, AI로 영화 제작이 쉬워진 시대 아날로그 방식은 에단 헌트의 고생길(?)과 비견된다. 영국 도심부터 아프리카, 북극 설원, 깊은 바다 등 시선을 뗄 수 없는 볼거리로 중무장해 스크린을 압도한다. 손맛이 살아있는 액션과 그린 스크린이 아닌 진짜 풍경을 담은 리얼리티가 살아있다. 세계적인 영화 산업 위기, 극장의 존폐가 대두되는 상황 속에서 OTT로는 경험하기 힘든 짜릿한 쾌감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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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미션 임파서블>로 처음 얼굴을 선보인 톰 크루즈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을 통해 30년간 이어진 에단 헌트의 피날레를 완성할 것으로 보인다. 처음 제작과 연기를 동시에 한 의미와 한국을 향한 애정을 담아 12번째 약속도 지켰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파이널이란 말보다는 네버엔딩이란 단어를 써 의미심장함을 더했다. 60대의 나이에도 과거의 실수를 교훈 삼아 다음 영화를 더 잘 만들 싶은 마음이 거듭된다고 말했다. 다만 나이와 시간이란 물리적 한계를 언제까지 뛰어넘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영화 한 편은 한 사람의 노력으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많은 제작진이 모여 아이디어를 논하고 의견을 조율해 나가는 협업의 결과다. 영화를 좋아하던 소년은 예순이 훌쩍 넘어서까지도 관객을 위해 뛰고 구르면서 헌신한다. 영화 속 IMF 팀의 끈끈한 결속만큼 톰 크루즈가 보여준 리더십은 영화 100년 역사에 보존해야 할 가치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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