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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Apr 13. 2019

<공포의 묘지> '스티븐 킹' 모델 하우스에 어서오세요

공포의 묘지, Pet Sematary, 2019, 케빈 콜쉬, 데니스 위드미어


영화 <공포의 묘지>는 원작자 '스티븐 킹'의 《애완동물 공동묘지》를 각색한 영화입니다.  실제 스티븐 킹은 차가 많이 다니는 길가 옆에 산 경험이 있고 고양이를 로드킬 당했으며, 자식 또한 트럭에 치일 뻔한 일을 겪었다고 합니다. 다분히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소재를 착안해 인간 내면의 심리를 파고드는 클래식 공포입니다.



읽어보려고 했지만 다 못읽었던 원작



공포영화의  클리셰를 정석으로 따라가고는 있지만. 캐릭터들의 사연이 궁금해지고 어느 때보다 원작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영화였습니다. 예전처럼 우리 가족이 모이길 바랐다는 아빠의 말처럼, 모이긴 모였지만 어글리 다크한 가족이 완성되는 결말부는 사실 충격이었습니다.


발랄함과 다크함을 오가야 하는 '엘리(주테 로랑스)'의 연기는 볼만함


<공포의 묘지>는 아빠 루이스(제이슨 클락), 엄마 레이첼 (에이미 세이메츠), 그리고 옆집 노인 주드(존 리스고)까지 '죽음'에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들이 슬픔과 죄책감에 못 이겨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저지르고 그 대가를 치르는 영화입니다. 고전적인 공포 분위기를 전반에 깔아 놓으면서도 순간순간 놀라게 하는 효과도 놓치지 않고 있는데요. 그래서 무섭다기보단 괴롭고, 섬뜩하다기보단 깜짝 놀랐습니다.



누구든 사랑하는 반려동물, 가족을 잃었을 때 드는 양가적인 마음은 누구나 해봤을 겁니다. 모든 것을 잃어도 좋으니 다시 돌아와 주었으면 하는 바람. 하지만 사랑하는 딸을 잃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한 비뚤어진 욕망이 가족의 운명을 바꾸게 됩니다.  경계는 무너져서는 안된다고 말한 경고를 무시하고 선을 넘은 사람들 무서운 댁를 치르게 됩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 후에 느끼는 슬픔과 죄책감이 영화의 모티브다


사후세계, 부활, 죽음에 대한 것을 아직 어린 엘리가 알기엔 버겁다, 아니다 이제 알려줘도 될 나이다 갑론을박하는 사이.  의견이 채 좁혀지기도 전에 엘리는 죽음을 경험하고 그곳에서 셀프 지식을 얻게 됩니다.  내 안에서 숲 소리가 나는 무섭고 서늘한 곳이었으며, 사랑스럽고 상냥하던 엘리는  괴기스러운 아이가 되어 돌아옵니다.



영화는 원작의 인기에 힘입어 1989년 리메이크 된 후 30여 년 만에 다시 찾아온 영화기도 합니다. 다만  (원작을 읽어보지 않았지만) 2권 분량의 촘촘한 이야기를 단 101분의 러닝타임으로 만들어야 하는 한계에 부딪힌 것 같아 아쉽습니다. 감독이 둘인 것도 의견 조율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고요.




처치, 처치 곤란


이 가족이 도시에 살다가 굳이 한적한 동네로 이사 온 결정적 이유나 어떻게  큰 부지의 땅을 이 부부가 사게 된 건지, 그리고 북동부 원주민의 내려오는 전설 '웬디고'에 대한 책이 노인 집에 있는 건지, 저주받은 땅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끌어들인 옆집 노인(이미 이 노인은 친절을 넘어 이 가족에게 민폐였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동의도 없이 시작하게 한 불행의 원흉)은 과거 뭐 하는 사람이었을지 등등.


영화를 보는 동안 여러 의문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  관객에게 '그냥 넘어가 주면 안 돼? 깜짝 놀라게 해줬잖아..'라고 딜을 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궁금증은 원작 소설에서 찾아봐야겠습니다.


영화 <공포의 묘지>

영화는 한마디로 '스티븐 킹'이란 브랜드 모델 하우스에 다녀온 기분입니다.  모델하우스 안은 겉만 번지르르하지 안에는 별게 없거든요. 엉성하게 형태만 있고 제대로 된 물건은 없는 그런 곳. 좀 더 캐릭터 설명이 보강되고, 느닷없이 진행되는 일이 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시 한번 느끼는 거지만 공포영화의 법칙, 하지 말라는 건 하지 말고, 가지 말라는 곳은 가지 말며, 열지 말라고 하면 그냥 나눠라. 이런 규칙만 잘 지킨다면 화를 면한다는 사실을 꼭 명심하세요!





평점: ★★

한 줄 평: 어휴.. 처지.. 정말 처치 곤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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