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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Apr 20. 2019

<스탈린이 죽었다!> 영원한 권력은 없다

© 스탈린이 죽었다!, LA MORT DE STALINE, The Death of Stalin, 2017, 아만도 이아누치



<스탈린이 죽었다!>는 1953년 소련, 스탈린이 갑작스럽게 죽으며 혼란스러운 상황을 풍자하는 블랙코미디입니다. 그래픽 노블 《스탈린의 죽음》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요.  피비린내 나는 시대,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되는 상황, 믿지 못하는 권력의 판갈이, 그 무모하고 스릴 넘치는 과정을 유머러스하게  그린 영화입니다.



오늘의 동지, 내일의 적수가 된다


탕탕탕! 33년 간 독재한 스탈린의 서슬 퍼런 숙청 리스트에 오르면 누구도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누구나 이유 없이 강제수용소에  가거나 즉시 처형에 처해지는 공포 속에 살아야 했기 때문이죠. 자다가 일하다가 밥 먹다가 끌려가도 '스탈린 동지 만세!'를 외치며 쥐도 새도 모르게 처형당합니다.



영화는 스탈린 사망 후 이틀 동안의 에피소드를 담은 블랙 코미디다


구소련의 상황이지만, 북한으로 눈을 조금만 돌려본다면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없을 이야기입니다. 정치를 잘 몰라도 괜찮습니다. 우리 일상의 직장, 학교, 가정 등 세계관을 확장시켜보면 고개가 주억거리도록 비슷한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  그래서 인생은 줄 서기, 다시 말해  처세가 중요함을 깨닫기도 했죠.  영화는 다분히 정치적이고 처세적인 드라마틱 한 풍자극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영화 <그때 그사람들>이 생각나기도 했고요.



영화 <스탈린이 죽었다!>


영화 <스탈린이 죽었다!>는  차가운 공산주의 유머와  연극적인 스타일도 가미되어 있습니다.  권좌에  올라왔지만 금세  치고 올라올까 불안한 권력 욕심과 암투가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진지한데 웃기고, 잔인한데 통렬한 느낌. 그야말로 오랜만에 블랙코미디의 정수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장면은  스탈린의 사인을 밝혀줄 명의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의사들은 스탈린 독살 때문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허둥지둥하다 골든아워는 다 지나가고, (어쩌면 살리려는 의지조차 없었을) 내 살기 바빠 이리저리 머리 굴리는 상황이 우스꽝스럽게 펼쳐집니다.




올가 쿠릴렌코가 나오면 장면 자체가 달라진다


스티브 부세미, 제프리 탬버, 사이몬 러셀 빌, 제이슨 아이삭스, 패디 콘시딘  등 탄탄한  배우들과 안드레아 라이즈보로, 올가 쿠릴렌코가 짬짬이 등장해 칙칙함을 보강합니다.  '올가 쿠릴렌코'는 이 죽음의 결정적 원인 제공자겸 피아니스트로 나오는데 우아하고 강단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덧, 19회 전주국제 영화제에서  소개될 당시 <스탈린의 죽음>이었는데 제목을  바꿨습니다.  '스탈인이 죽고 일어나는 상황을 코믹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강조하는 마침표와  종결형이 강렬한 인상을 주긴 합니다. 이 논쟁적인 소재의 영화를 푸틴은  러시아 내 상영 불허 했습니다.





평점: ★★★

한 줄 평: 이래서 내가 모임 중에 화장실을 못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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